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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가

'즐기기 위해서도 치의학은 필요하다'

익스트림스포츠엔 '마우스가드'가 필수

주말이면 거의 매주 크고 작은 행사들로 북적이는 서울대 치과병원 8층 강당을 지난 토요일(6일)엔 대한스포츠치의학회가 차지했다. ‘점심은 꼭 챙겨 드시라’는 배려에서인지 시작은 약간 애매한 오후 2시.

이날 열린 스포츠치의학회 제 11차 종합학술대회의 주테마는 ‘스포츠치의학의 New 패러다임’ 이었다. 여기서의 뉴 패러다임이란 ‘치과의사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사용자인 스포츠인의 입장에서 스포츠치의학을 다시 보자’는 의미이다. 따라서 이날 연자들은 거의 스포츠 관련 전문가들이었다.

참가자들이 그다지 많아 보이진 않았지만, 강연장을 숨죽이듯 차지하고 앉아 6개나 되는 연제들을 차례로 소화해 내는 열성에는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간혹 로비에서 오랜만에 만난 회포를 푸느라 열심히 담화중인 분들도 발견할 수 있었지만 대체로 이날 행사는 학구적으로 진행됐다.

그랬다. 분명히 학구적이었다. 치과의사가 ‘태권도 경기 규칙의 변화와 장비’나 ‘국가대표 유도지도자의 리더십과 선수관리’ 같은 주제에 30분씩이나 집중한다는 건 학구적이지 않고선 불가능한 일이다.

흥미로운 강연도 없지 않았다. ‘스포츠치의학의 적용 가능성과 한계’, ‘소아청소년의 외상성 치아손상’ 같은 주제들은 평소 스포츠치의학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개원의들에게도 솔깃한 내용이다. 하지만 이날의 전체적인 프레임으론 ‘지나치게 전문성을 지향하지 않았나’ 하는 느낌을 떨쳐버리기가 어려웠다.

 

필요가 곧 수요로 이어지는 블루오션

 

새로 익히는 모든 것들이 그렇듯, 우선은 흥미로워야 가까워질 수도 있다. 이렇게 볼 때 열 살을 넘긴 대한스포츠치의학회가 여전히 외연을 키우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국민들에게도 치과의사들에게도 흥미를 제공하지 못한 스스로의 탓이 크다.

일단 개원의들이 이 분야에 매력을 느껴야 학회도 덩달아 활동력을 키울 수 있겠지만, 현재는 오히려 학회가 회원들을 끌고 가는 형국이고, 이렇게 돼서는 성장은 고사하고 점점 소극적 회원 수만 늘어날 뿐이다. 요는 회원과 학회간의 실효적 연관인데, 가령 스포츠치의학이 할 만한 임상의 한 분야로 자리 잡는다면 학회엔 오지 말래도 회원들이 넘쳐날 것이다.

소비자인 국민들의 입장에서도 스포츠치의학은 ‘너무 멀리 있어 나와는 상관없는’ 별개의 것으로 취급되고 있다. 실제로는 마우스가드가 가장 필요한 인라인 스케이트나 산악자전거를 주말마다 즐기면서도 말이다. 

이처럼 스포츠치의학이 스포츠, 그것도 엘리트 스포츠를 겨냥하는 한 단기간에 외연을 키우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엘리트 스포츠 가운데 마우스가드를 필요로 하는 종목 자체가 한정 돼 있을 뿐 아니라 선수층도 두텁지 않아 지역별 거점 치과병원 한둘이면 충분히 커버가 가능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범위가 생활스포츠나 레저 쪽으로 넓어지면 얘기는 달라진다. 가령 우리나라의 등록 축구선수가 3만이라면 비등록 축구인구는 106만에 달한다. 엘리트 야구인구가 9천 정도라면 동호인 야구인구는 10만명에 가깝다. 인라인을 즐기는 인구는 줄잡아 200만이고, 싸이클 인구도 100만은 족히 넘는다.

이들에게 스포츠치의학의 중요성을 알린다는 건 개원가에 과외의 일거리를 만들어주는 것과 같은 효과를 미친다.   

 

문제는 착용을 독려하는 사회적 공감대

 

다행히 강동완 회장의 뒤를 이어 대한스포츠치의학회를 맡게 된 이한주 회장도 레저 쪽으로 학회의 역할을 넓혀가는 데에 긍정적이다. 팀 닥터에 치과의사가 포함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드는 작업에 현재 치중하고는 있지만, 레저와 생활스포츠 분야는 스포츠치의학으로선 남겨진 신대륙에 비견할 만 하다는 것이다.  

문제는 레저 스포츠 쪽을 어떻게 파고드느냐는 것인데, 이 부분은 ‘스피드를 즐기는 레저나 접촉성 스포츠에는 반드시 마우스가드를 착용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만 형성이 되면 그때부턴 의외로 쉬울 수도 있다.

왜냐하면 경기력에까지 알파를 더하는 맞춤형 마우스가드와 조악한 기성제품은 어떤 방식에서든 비교가 불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우스가드는 필요하다는 인식이 곧 수요로 연결되는, 치과계에 남은 거의 유일한 블루오션일지도 모른다. 

개원가는 거기까지 가는 작업을 스포츠치의학회가 앞장서서 맡아주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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