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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

“치과병원 공개건강강좌에선 어떤 일이 벌어지나?”

연대치대병원을 통해 본 ‘일반인 강좌의 모든 것’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무료건강강좌 프로그램은 주변에 널려있고, 너무 당연하게 여겨지지만 정작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익숙하지만 실은 막연한 존재(?)였던 병원 공개강좌의 모든 것을 연세대학교치과대학병원 공개건강강좌를 통해 엿보았다.

 

교정이 이런 거였어?” 기존 인식 확 바꿔

지난 529() 연대치대병원 7층 대강당은 일찌감치 사람들로 붐볐다. 전날부터 비가 세차게 오는 궂은 날씨임에도 미리 준비한 점심 도시락이 금세 동이 났다. 180석 규모의 대강당이 시간이 되기도 전에 다 들어찼고, 미리 자리 잡은 청중의 무언의 재촉 속에 첫 번째 강사인 교정과 이기준 교수가 스타트를 끊었다.

 

교정치료-언제, 어떻게, 라는 주제로 마련된 첫 강의에서는 보수가 아닌 예방치료로서 교정 치료에 대해 설명됐다. 사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던 칫솔질 등의 문제로 알고 있던 것이 실은 교합 문제일 수도 있다는 것, 그리고 교합이 바르지 못할 경우 우식, 잇몸질환, 치아상실 등 전체적인 구강건강에도 서서히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이 알기 쉽게 제공됐다.

 

교정 치료 전후 사진은 바로 교정의 위력을 보여주는 훌륭한 교재였다. 몰라볼 정도로 정돈된 사진 속 환자의 모습에 청중들은 절로 감탄사를 발했다. 드라마틱한 효과에 정말 같은 사람이냐고 놀라워하는 소리가 들렸다.

 

? 라는 설명에 이어 언제, 어떻게 로 강의는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교정 시기는 유년기에서 노년기까지 전 시기에 가능하다는 유용한 정보였다. 각 시기별 치료 전략과 목표, 가능한 옵션 등이 다 다르다는 점을 메뉴판에 비유하는 등 교정 치료의 기회가 어느 때에든지 가능하다는 점을 효과적으로 일깨워주기도 했다.

 

무엇보다 사랑니를 활용하거나, 모자라고 안 맞는 치아들을 으쌰으쌰옮기고, 모으는 재배치 작업을 통해 아주 심각한 환자도 마치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변모시키는 교정의 마술에 청중들은 시종 몰입하는 모습이었다. “신기하죠?” “(이구동성으로)

 

 

 

가볍게 범람하던 양악수술이 진지모드로

쉴 틈도 없이 양악수술의 이해라는 주제의 강의가 이어졌다. 구강악안면외과 정영수 교수는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구강악안면외과라는 용어의 뜻을 알기 쉽게 설명하면서 강의를 풀어나갔다. 양악수술이 핫이슈인 만큼 무엇보다 우리 얼굴을 구성하고 있는 뼈에 이해가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치아를 움직이기(교정하기) 힘든, (기초, 바닥)의 문제(기형)를 다루는 것이 바로 양악수술이라고 정의한 뒤, 일반인들이 얼굴과 턱, 뼈 구성을 이해하기 쉽도록 적절한 그림 슬라이드를 배치했다.

 

이번 강의는 특히 기존에 범람해 있는 양악수술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도모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양악수술은 어느 날 갑자기 특정 성형외과병원에서 비롯된 수술이 아니며, 오래전부터 있어왔던 수술임을 알려준 것. 1849년부터 유래돼 지금의 악교정 수술은 1970년부터 시작돼 온 수술이라는 점이 설명됐다.

 

나아가 일반인들이 혼동하는 것과는 달리 악교정(양악) 수술은 안면윤곽술과 다르며, 두 수술 다 과학적인 분석 과정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정 교수가 그 반대의 예로 입이 좀 나왔네요. 집어넣읍시다.’, ‘, 옆 광대가 튀어나왔네요. 수술합시다라고 유머스럽게 대사를 치자 좌중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런 식으로 했다간 더 튀어 나오거나, 덜 들어갔거나, 신경이 다치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한 정 교수는 3차원 모형 수술 등 꼼꼼하고 과학적인 분석과 진단 과정을 슬라이드로 직접 보여 주면서 왜 치과전문의와 일반외과 수술이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는지, 전문성을 설득력 있게 설명했다. 아울러 치과교정의와의 협진이 필요한 수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준비된 청중, 준비된 질문 쇄도의료진과 쌍방향 소통 큰 효과

일반인 속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포함됐다. 그야말로 일반 시민들 뿐만 아니라 같은 의료원 의사들도 점심시간을 이용해 가운을 입은 채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한 내분비내과 여의사는 자신의 두 딸이 교정과 양악 둘 다 필요할 것 같아 일부러 시간을 냈다. 치의학을 공부 중인 듯한 한 남학생도 참석해 질의응답 시간에 전문적인 질문을 하기도 했다.

 

청중들은 단순히 전문가의 얘기를 수동적으로 듣는 수준이 아니었다. 강의 전에 미리 자신이 평소에 궁금했던 점들을 정리해 왔고, 그 내용도 다양하고 까다로웠다. 서울 거주 중인 한 50대 주부는 평소 치아에 관심이 많아서 왔다. 지식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진료과정 중에도 나 자신이 지식을 올바르게 알고 있어야 믿고 맡길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라고 참석 동기를 밝혔다.

 

 

잇단 질문에 전문가답고, 솔직한 대답이 막힘없이 주어지자 참가자 만족도도 좋았다. 경기도 김포에서 온 28세 한 주부는 3세 된 딸을 위해 알아두려고 강좌에 왔다가 오히려 자신에게 더 많이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다소 반색했다. 특히 교정이 심미적인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평생 구강건강과 연관된다는 알게 됐다고 하며 강의로 인해 검진을 받아볼 의향이 생겼다는 희소식을 전했다.

 

나아가 엄마인 자신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딸에게도 구강관리에 대한 정보가 대물림될 것이라며 이번 공개강좌가 얼마나 중요하고 유익한 영향을 주었는지를 강조했다. 치과병원에 재직 중인 한 사원은 치과병원에 5년째 재직하고 있지만 이번에 강좌를 듣고야 비로소 치과를 이해하게 됐다. 대단히 쉽고 유익한 강의라며 자신 있게 자신의 경험을 참가들에게 들려주기도 했다.

 

일반인들에게 어려운 내용을 쉽게 전달해야 하는 전문가들의 입장은 어떨까? 이기준 교수는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강의 자료를 따로 만들어야하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엔 워낙 많은 정보들이 온라인상 넘쳐나 오프라인 강의에 얼마나 올까 했는데 많이 와 주셔서 다행이다. 감사하다는 뜻을 전했다.

 

일반인 대상 첫 공개강좌였던 정영수 교수는 강의에 숙련돼 있어 큰 어려움은 없었다며 평상시 환자 대하듯이 말하고 설명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무엇보다 일반인들이 제대로 알고 제대로 치료 받았으면 하는 바람을 전하면서 이런 강좌를 통해 도움을 줄 수 있어 보람되다고 덧붙였다.

 

 

예정 시간을 훌쩍 초과하고서야 강의를 마친 후에도 참가자들 일부는 남아서 정영수 교수에게 궁금한 점을 질문했다.

 

일반인 강좌에서 이뤄지는 '소통의 양상을 참고할 수 있도록 이번 공개강좌 질의응답 내용을 요약 정리했다.


 

<교정>

Q. 돌출입도 교정으로 치료가 되나.

A. 양악, 교정 둘 다 가능하다. 양악은 상대적으로 시간 빠르다는 장점이 있지만, 추가 교정이 필요하다.

 

Q. (교정 대신) 사랑니를 옮겨 심는 방법과 매복치아 관리법을 알려 달라.

A. 옮기는 것보다 뽑아서 다시 심는 것은 빠르지만 엄연히 수술이기 때문에 일말의 위험 있다. 매복치의 경우 아프지 않아도 방치하면 배열을 엉망으로 만들기 때문에 배치를 제대로 해줘야 한다.

 

Q.  중년 이후에 앞니가 자꾸 앞으로 나오는 현상을 평소에 이를 잘 닦아서 예방할 순 없나. (꼭 교정이 필요하나)

A. 이를 잘 닦아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

 

Q. 부정교합이지만 겉으로는 멀쩡하다. 교정치료 후 오히려 비대칭처럼 보일 수 있나.

A. 그럴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교정과 관계없이 관절 문제가 있는 경우 그럴 수 있다. 살이 빠져도 그렇게 보일 수 있다.

 

 

<양악수술>

Q. 무식한 의사는 금물이라고 하셨는데, 비전문가인 일반인들은 판단이 힘들다. 방법을 알려 달라. 그리고 성형외과와 진료영역이 비슷해 보인다.

A. 구강악안면외과를 전공한 의사를 찾아가는게 제일 좋다. 성형외과와 중복된다고? 쌍거풀 수술은 원래 안과에서 하던 수술이었다. 코 수술도 원래 이비인후과에서 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둘 다 성형외과에서 한다. 양악수술도 마찬가지다. 진료영역 겹쳐서도 안 되고, 겹칠 이유도 없다.

 

Q. 수술 후 수술자국 없애는 기술이 있다고 들었다. 사후 치아기증에 대해서도 알고 싶다.

A. 수술자국은 광고를 보신 것 같다. 흉터를 완벽하게 없앨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양악수술은 모든 흉이 입안에 나게 된다. 광대축소술은 머리카락 라인이라 잘 보이지 않는다. 6개월 지나면 옅어진다. 아예 없어지는 흉터는 없다.

 

사후 시신기증해도 치아는 기증 힘들다. 자기치아도 이식이 힘든 경우가 많다. 사람마다 면역체계가 다 다르기 때문에 장기 기증이 까다롭다. 각막은 항원항체 반응 가장 적어 이식이 가장 잘 되는 것이다. 치아가 보기엔 단순해도 뿌리 안쪽에는 다 살아있는 조직으로 돼 있다.

 

Q. 치아로 인한 소화 문제(위장병)는 어떻게 보시나.

A. 소화의 첫 단계는 치아다. 첫 단계에서 제대로 안되면 당연히 위에도 문제가 생긴다. 복합적이라 단정하기 힘들고, 과학적으로 입증이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굉장히 연관이 많은 것으로 알고 계시면 된다.

 

Q. 양악수술 후 교정은 언제 하는 게 좋은가. 그리고 치아 문제가 많아지는 것은 우유 섭취 등 생활습관과 관련이 있나.

A. 수술 방법이나 범위에 따라 다르지만 한 달 뒤 교정 치료 대체로 가능하다. 수술 초기에 교정을 하면 무리가 갈 수 있다. 요즘 아이들이 치아가 삐뚤다기보다 어머니들이 하도 관심이 많아져서 그런 것이다. 병원도 가기 쉬워졌고. 특별히 더 많이 생긴 것은 아니다.

 

Q. 양악수술의 위험성과 부작용을 자세히 설명해 달라.

A. 굉장히 위험한 수술이다. 사진자료가 너무 적나라하고 끔찍해서 일부러 안 띄웠다. (준비해 온 모형으로 설명) 누가 하든 위험은 항상 있다. 내과, 마취과 전문의와 협진하는, 경험과 시설, 인력 갖춘 병원 갈 것을 당부 드린다. 후유증에는 감각마비가 있을 수 있는데 수술 부위 상 큰 감각신경을 눌리지 않고 수술 할 수는 없다. 수술 환자 중 10% 정도는 멍멍한 정도의 감각 이상이 발생한다. 보통 수술 후 1년 정도 지켜보는데, 6개월 뒤에 그러한 감각적인 부분은 많이 완화되고, 6개월이 지나 감각마비가 남아더라도 대부분 다 적응된다고 얘기한다.

 

Q. 감각이 안 돌아오면 어떻게 하나

A. 느낌이 불편한 것 밖에 없다.(청중 웃음) 운동마비가 아니기 때문에 느낌 외에는 사는 데 아무 지장이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수술 전 환자에게 감각마비 증상을 미리 설명하는 것이다. 설명 없이 증세를 겪을 경우 불편에 더 예민해지기 때문이다.

 

Q. 이십대 후반인데 턱에서 딱딱 소리가 난다. 아래턱이 어긋나고 많이 불편하다. 이럴 경우 이기준, 정영수 교수님 두 분 중 누구한테 먼저 가야 하나.

A. 옆으로 한 번 돌아보실래요? 좀 더 자세히 제대로 봐야겠지만, 아주 심한 것 같지 않으니 이기준 선생님부터 먼저 만나보시라. 그리고 턱에서 소리 나는 것은 구강내과로 가야한다.

 

Q. 수술한 연예인들이 모두 다 양악수술을 받을 필요가 있었다고 보시나.

A. 연예인 수술은 대부분 병원 홍보가 많다. 하지만 그 중에선 실제 필요한 사람도 있었다. 수술 직후에 동글동글하다가도 6개월이나 1년가량 지나 뼈가 자리 잡은 뒤 큰 변화가 없는 연예인의 경우 사실 하나마나하다. 연예인들의 경우 결과에 상관없이 수술 자체에 굉장한 만족과 의미를 두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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