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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가

2013년, 임플란트에 관한 두 가지 풍경

사당역 부근 그리고 '메가젠 심포지엄'

■ 장면1

오가는 사람들로 붐비는 지하철 사당역 입구. 역사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에게 열심히 뭔가를 나눠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손으로 뿐만 아니라 입으로도 계속 무슨 말인가를 중얼거렸는데, 가까이 가서 들으니 “임플란트 88만원~” “임플란트 88만원~”을 낮은 목소리로 반복하고 있었다.

그가 행인들에게 건네는 건 작은 포장의 물티슈였다. 그 곁면에도 역시 큰 글씨로 치과명과 전화번호 그리고 ‘임플란트 88만원’이란 문구가 적혀 있었고, 그는 묘하게도 물티슈를 내미는 동시에 “임플란트 88만원~”을 주문처럼 외었으므로 이 광경은 흡사 그를 물티슈 포장지에 적은 기도문으로 행인들을 축도하는 목자처럼 보이게 했다.

누군가가 그의 축도에 응답하듯 ‘임플란트를 많이 하면 더 깎아주느냐’고 물었다. 목자는 이런 질문에는 익숙하다는 듯 이미 에스컬레이터에 몸을 싣고 내려가기를 시작한 ‘길 잃은 양’의 뒤통수를 향해 서슴없이 계시를 던졌다.

“전화해 보세요. 의사 선생님이 친절히 상담해주실 거예요.”

 

■ 장면2:

행사장은 아침부터 참가자들로 붐볐다. 600여석의 강연장은 금방 사람들로 가득해졌고, 좁지 않은 로비에도 전시된 장비와 재료들을 구경하려는 사람들이 넘쳐났다. 지난 26일, 한적하고 전망 좋은 워커힐 W호텔에서 열린 'MegaGen Symposium in Seoul 2013'의 풍경이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원데이 임플란트 라이브’ 였다. 이 회사의 대표인 박광범 원장이 직접 카메라 앞에 선 이날 강연은 오늘날의 한국 임플란트 기술을 가늠케 하는 뚜렷한 사례가 됐다. 대형 모니터 안에 수술복 차림으로 나타난 박 원장은 캐드캠과 3D 프린트를 이용해 미리 만들어 둔 서지컬 가이드와 어버트먼트 그리고 임시 보철물을 보여주는 것으로 수술을 시작했다.
우선 시술부위인 22번에 서지컬 가이드를 끼우고, 가이드에 맞춰 2.5→2.8→3.3mm 순으로 드릴링을 한
다음 AnyRidge 3.5mm를 가이드가 지시한 선까지 렌치를 이용해 천천히 식립한다. 가이드의 그린색과 일치하도록 Hex의 방향을 조정한 다음 가이드를 제거하고, 초기고정값인 ISQ Value를 측정해 수치가 70을 넘는지를 확인한 후 Mega Oss로 골량을 보강한다. 그 다음 어버트먼트를 고정하고, 미리 만들어둔 임시 보철물을 장착하면 끝이다.
열심히 설명하면서 진행했지만 전치부 임플란트 시술에 걸린 시간은 정확히 16분 35초. 박 원장이 마스크를 벗어 이마의 땀을 훔치자 곧 이어 우렁찬 박수소리가 장내를 가득 메웠다.

 

 

내 곁에 남는 건 결국 내 문제

 

2013년의 대한민국에 교차된 임플란트의 두 얼굴이다. 하나는 길거리에서 삐끼처럼 환자를 구걸하는 임플란트이고, 다른 하나는 열심히 공부하고 익히는 임플란트이다. 전자는 밥벌이로서의 임플란트이고, 후자는 임상으로서의 임플란트이다.
전자는 경쟁으로서의 임플란트이고, 후자는 본분으로서의 임플란트이다. 이 이율배반의 두 얼굴을 어떻게 하면 하나로 합치시킬 수 있을까?

개원가의 고민은 이율배반의 정도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데에 있다. 기껏 좋은 술식을 배워서는 삐끼까지 동원해 싸구려 흥정을 벌여야 하는 현실에 가슴이 답답해진다. 또 치과의료의 격을 떨어뜨리는 그런 저급한 상업행위를 만류할 마땅한 방법조차 없다는 데에 속이 상한다.
이런 현상에 대해 그러나 수도권의 신도시에서 임플란트 위주의 진료를 이어가고 있는 A치과의 B원장은 이런 얘기를 들려줬다.

“주위에 치과가 많이 늘고 가격이 싸진 것도 사실이지만, 난 주변 치과들을 경쟁상대로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그저 내 환자들을 상대로 내 진료를 계속할 뿐이죠. 시세에 맞게 임플란트 수가를 내리긴 했지만, 그만큼 환자 수도 늘어나 진료수익은 상향일로입니다. 당연히 아침에 치과에 나오는 게 즐겁죠.^^”

치과계니 치과의료니 해도 결국은 내 곁엔 내 문제만 남는다. 그 ‘내 문제’를 푸는 방식은 각자의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왕이면 긍정적으로 문제를 볼 것’을 B원장은 권했다. ‘어떤 문제이건 긍정적인 방향에서 해법을 찾는 것이 부정적인 생각 속에 자신을 가두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으로 이득이 된다는 사실’을 그는 새삼 일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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