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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가

검색어 광고에서 '~전문'은 사라지지만

포털엔 여전히 온갖 변칙들이 난무하고…

대형포털 네이버의 검색창에 '임플란트전문치과'라고 쳐보자. 결과값이 어떻게 나타날까.
전에는 파워링크, 비즈사이트 등에 수를 셀 수 없이 많은 치과 이름들이 줄줄이 펼쳐졌지만 이제는 그런 구태를 보기 어렵다. 검색된 사이트는 ‘오스템 임플란트’ ‘에스락 임플란트’ 등 재료 및 기기 전문 생산업체들과 임플란트 전문 기공소가 전부이다. 네이버가 보건복지부 지정 전문병원 이외 병원들의 키워드 광고에 대해 지난 16일부터 게재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 거대 포털이 공익적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내린 결정은 아니다. 대한전문병원협의회의 끈질긴 요청에 따른 것인데, 협의회 측은 '올바르지 않은 의료정보에 광고비가 쓰이고, 이는 결국 의료비 상승으로 이어져 환자들을 힘들게 한다'며, '인터넷 상에서 국민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가 사실인양 제공되는 건 문제'라고 주장해왔다. '환자의 주머니를 털어 부정직한 광고를 내고, 이 광고가 다시 환자를 부르는 악순환'을 지적한 것이다.

네이버는 이 부분에서 일단 보건복지부의 전문병원 광고관련 가이드라인 및 유권해석을 따르기로 했다. 그러므로 이를 위반하는 비지정 의료기관의 광고는 앞으로도 게재하지 않을 방침이다. '전문병원' 또는 '전문' 키워드로 검색했을 때 결과값에 '전문병원'이나 '전문' 명칭은 노출되지 않지만, 의료기관의 명칭과 소개가 나타나는 검색광고가 모두 여기에 해당한다.

 

뉴스 카테고리는 ‘유디치과’가 독점

 

하지만 이번 조치만으로 포털이 변칙 의료광고에서 깨끗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네이버의 이 정책은 키워드 검색광고에만 적용될 뿐 나머지 지식in이나 블로그, 카페, 웹문서, 지도, 전문정보, 동영상 등에는 여전히 '임플란트 전문' 치과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카테고리는 정보를 가장한 마케팅의 수단으로 가장 쉽게 활용되는, 거의 '믿거나 말거나' 수준의 광고성 콘텐츠까지 담고 있어 사용자들로부터 그동안 사이트 검색광고보다 심한 원성을 들어왔었다. 이를 그냥 방치한 채 검색어 광고에서만 '전문'자를 몰아낸다고 달라지는 게 있을까?

문제는 또 있다. 현재의 구조로는 공공재라 할 수 있는 인터넷상의 포털을 특정 집단이 독점하는 행태조차 가능하다. 가령 '치과'라는 검색어를 쳐 넣었을 때 뉴스 카테고리에 노출되는 기사 건수를 살펴보자. 20일 아침 9시를 기준으로 '치과'라는 단어로 네이버의 뉴스를 검색하자 초기 창에 나타난 5개 기사 중 3개가 유디치과 기사였다.

‘뉴스 더보기’를 눌러 10개씩 10번, 총 100개의 기사를 분석했더니 그 가운데 21개가 유디치과 관련 기사였다. 특정 기간 동안 네이버에 노출된 ‘치과’ 기사 중 무려 21%를 유디치과의 홍보성 기사가 점유한 것이다. 이 정도면 독점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유디치과’라는 직접 검색어로 검색을 해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는다. 5월 들어서만 유디치과 기사는 모두 28회나 네이버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검색어 ‘대한치과의사협회’의 경우 직접 기사는 별로 없고, 이름만 들어간 간접 노출까지 합쳐 겨우 23회를 기록했을 뿐이다.
과연 2만2천 회원의 대한치과의사협회가 유디치과 보다 뉴스 가치에서 뒤져서 일까?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아마 한사람도 없을 것이다. 심지어 유디까지도...

그럼 뭘까?

 

포털 정보 소비자들 좀 더 예민해져야

 

분명한 진전이긴 하지만, 이런 불합리한 시스템을 그냥 두고 ‘임플란트 전문’을 사이트 검색에서 몰아낸다고 당장 뭐가 달라질 것이라 기대했다면 그건 오산이다. 변칙의 다양한 술수들은 그걸 막으면 우회해서 표 나지 않게 같은 효과를 만들어내는 비상한 능력을 발휘한다.
그것마저 틀어막아 깨끗한 인터넷 환경을 가꾸기 위해선 포털의 정보 소비자들이 좀 더 예민해지는 수밖에 없다. 검색어 하나, 기사 하나, 지식in의 문답 하나 하나에서 정오를 식별해내는 혜안을 기르는 일 말이다.
세상에서 가장 나쁜 것이 믿을 수밖에 없는 공적 툴을 이용해 사람들을 속이는 짓이다. 이런 변칙은 피해 당사자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신뢰지수를 떨어뜨리는 반사회적 행위로 지탄받아 마땅하다.

그리고, 그런 속임수들이 치과계를 상대로 포털에 난무하지 않도록 누군가가 나서야 한다면 그건 아마 치협의 몫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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