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들은 사춘기가 되면 자신의 외모나 성기에 관심을 갖게 되는데, 흉허물 없는 친구들끼리 자기 물건의 크기와 기능을 자랑하듯 얘기하다 보면, 자신보다 월등한 명기를 가진 친구가 있어 친구들 사이에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대부분 고만고만한 모양과 기능에 서로를 위로하기도 한다.
그런데 사춘기가 지나면서 자신의 성경험에 대한 자랑과 콤플렉스를 고민할 무렵, 그 중에 꼭 한 명이 어디선가 배웠다며 성기에 ‘바세린’이나 ‘파라핀’과 같은 물질을 촛농처럼 녹여서 주사를 놓아 주곤 했다. 호기심도 많고, 친구와 함께라면 불구덩이에라도 뛰어들려던 시절이니, 고추의 주사쯤은 의리로 참을 수도 있었고, 앞으로 ‘대물’이 되리라는 밝은 미래를 꿈꾸며 너도 나도 줄을 서서 맞기도 했다.
그런데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서 이성을 사귀어 성관계를 하려 할 때 여자친구가 모양의 흉측함에 너무 놀라기도 하고, 너무 큰 성기가 들어가면서 심한 통증을 느껴 성기를 다시 원상복귀 하기 전에는 옆에 오지 말라는 원망을 듣기도 한다.
게다가 주사 맞은 물질이 제자리를 벗어나 위아래로 번지고, 피부 조직의 정상적인 구조를 완전히 망가뜨리면서 몇 년, 또는 몇 십 년이 지난 후라도 염증이 생겨 피부가 순식간에 녹아버리는 피부괴사가 생기곤 하다보니, ‘내가 왜 그랬을까?’ 하는 후회가 되고, 좋다고 주사해 준 친구가 거의 ’웬수‘가 되어 버리기 십상이다. 함께 주사 맞은 친구들 중 한 두 명이 문제가 생겨 수술을 받게 되면, 같이 주사 맞은 나머지 친구들도 그 끔찍한 모습에 서둘러 치료를 원해 단체로 병원을 찾는 일도 많다.
환자는 의사에게 모든 처치를 맡기지만, 의사도 신이 아닌지라 환자의 상태에 따라 심각한 고민을 하기도 한다. 치즈덩어리처럼 엉겨버린 이물질과 조직을 분리할 수가 없어 같이 떼어내다 보면, 미세한 신경이나 중요한 혈관들까지 망가질 수밖에 없고, 일반적인 포경수술처럼 모양을 잘 만든다고 해도, 실제 바닥조직의 혈액순환에서 차이가 커 상처회복의 진행은 크게 차이가 난다.
엉겨버린 조직의 범위가 너무 커서 이물질을 제거하고 정상 피부가 모자라면, 다른 부위에서 피부를 떼어내 이식수술까지 받기도 하는데, 이때에도 역시 바닥조직의 영양공급이 나빠 수술 성공률이 떨어지고 회복기간도 길어지게 될 수도 있다. 오랜 기간의 경험과 술기로 정상조직의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술이나 담배처럼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요인은 회복기간 중에 철저히 배재하다 보면 대부분 시일이 지나면서 정상적인 모양을 찾게 된다.
어린시절 누구나 실수할 수 있지만, 어른이 되어 이를 바로잡으려면 어느 정도의 용기와 결단력이 필요하다. 남들에게 늘 보이는 얼굴은 조금만 이상해도 못 견디는데, 혼자만 알고있는 성기의 문제는 평생 콤플렉스로 안고 살아야 하는 문제인양 포기하는 분들이 있다.
그래도 늦었다고 걱정할 때가 가장 빠를 수 있다. 차일피일 미루다가 큰일로 만들지 마시고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란다.
글: 조성완
이윤수조성완 비뇨기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