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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무·정책

12인은 버티고, 제도권은 정관 타령만.. 

박태근 협회장 "45일간의 표류.. 혼자서 너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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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근 협회장이 궁여지책을 내놨다. 소위 31대 임원들(정확히는 사퇴서를 제출하지 않고 버티는 12명의 임원들)을 향한 3가지 제안이 그것이다. 
첫째, 31대 임원들이 전원 사퇴할 경우 이들중 12명을 임원으로 재선임하며, 당연히 임총에 불신임안을 제출치 않는다. 둘째, 사퇴서 미제출 임원 중 조건없이 6명이 사퇴서를 제출할 경우 나머지 미제출 임원들을 그대로 재선임하고, 사퇴서를 제출한 임원 중에서도 6명을 32대 임원으로 선임한다. 셋째, 재임용을 조건으로 6~8명이 사퇴서 제출을 제의하면 6명 이상일 경우 선별 혹은 전원 수용을 고려할 수 있으며, 이미 사퇴서를 제출한 임원 중에서도 6명 정도를 재선임 하겠다.
박 협회장은 여기에 불신임안 처리에 따른 경우의 수까지 제시했다. 즉 불신임안이 임총을 통과할 경우 사퇴서 제출자 중 6명 + 부회장 5명 +신임 이사 16명으로 집행부를 구성해 회무동력을 극대화할 수 있으나, 총회에서 부결되면 사퇴서 미제출자 12명(부회장 3, 이사 9) + 사퇴서 제출자 중 4명 + 신임 임원(부회장 2, 이사 9)으로 이사회를 구성하게 돼 회무동력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오죽 했으면 이런 제안을 시한(3일)까지 못박아 내놓게 됐을지 측은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박태근 협회장은 개인 박태근이 아니다. 치과의사들이 직선으로 뽑은 3만 치과의사의 대표이다. 이 회원의 대표가 당선된지 한달 보름이 지나도록 집행부조차 구성하지 못해 어깃장으로 맞서는 전임 임원들에게 사퇴를 구걸하고 있는 것이다. 
박 협회장이 노력을 않은 것도 아니다. 사퇴 거부 12명을 거의 전부 찾아가 만났고, 진심도 전달했다. 그러나 돌아온 반응은 두가지로 갈렸다. '마음 같아선 당장이라도 사퇴하고 싶지만, 동문회의 입장이 걸려 있어 내 생각만 할 순 없는 처지'라는 쪽과 '도무지 말이 통하지 않는 절벽'이 각각 절반씩이었다. 심지어 어떤 이는 협회장을 치과에 2시간이나 기다리게 해놓고선 나중에 그걸 자랑삼아 떠벌리기까지 했다고 한다. 

더욱 암울한 건 제도권 인사들의 애매한 태도이다. 지부장들도 의장단도 하나같이 정관만 따지고 있다. 정관에 막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후보와 공약을 회원들이 왜 선택했는지에 대해선 전혀 고려가 없다. 
팀웍이 회무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지난 세번의 집행부를 통해 치과계는 뼈저리게 느껴왔다. 최남섭 집행부의 혼란도, 김철수 집행부의 혼선도, 이상훈 전 회장의 사퇴도 결국은 회무철학이 같지 않은 연합집행부의 분열이 문제였다. 그 불화를 수습하겠다고 기껏 새로 뽑은 협회장을 제도권이 힘을 모아 다시 그 구렁텅이로 밀어 넣는 형국이다.
정관의 자구를 따지기에 앞서 처음부터 31대 임원들을 설득하고 압박하는 역할을 치과계 리더들이 맡아줬으면 어땠을까? 회원의 뜻을 빌어 이들이 불명예를 안지 않고 자리를 물릴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고, 이를 통해 협회장에게도 양보를 끌어내는 중재의 역할이 꼭 필요한 시기였으므로, 그걸 맡아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점이 가장 안타까운 부분이다.

 

지난달 31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껏 수척해진 박태근 협회장은 '혼자서 헤쳐 내기가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보이지 않는 손을 느꼈다'고 말할 땐 잠시 고개를 돌려 복받치는 감정을 추스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연민은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 '보이지 않는 손'과 맞설 때는 더욱 그래선 안된다는 것이 경험자들의 전언이다. '지켜야 할 가치를 위해서라면 소송조차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며, 소송이 무서워 그걸 포기하는 순간 더 큰 고난이 달려든다'는 것이었다. 
이제 대의원총회가 그걸 깨닫게 해 줄 차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