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시위가 인명 피해 없이 이어진 끝에, 헌정질서 안에서 탄핵이 의결되었다.전문 시위 꾼이나 불순세력이 선동하여, 민의를 왜곡 이용하고 격렬한 몸싸움으로 끌어가지 못하도록, 성숙한 시민의식이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한 덕분이다. 그 이유 중 첫째는 문제를 제기하고 이끈 주체가, 무슨 연대가 아니라 시민 특히 젊은이가 보고 즐기는 미디어와 SNS 였다는 점이다. 둘째 Jtbc가 태블릿 PC를 발견(?) 보도하자 같잖은 자들의 슈퍼 갑 질에 시민이 격분한 것이 사태의 본질이요, 뿔난 민심에 염장 지르는 무슨 주사·비아그라 등 ‘스캔들’을 계속 방송하여 촛불의 화력에 부채질을 한 것도 미디어다.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가 고산지대 여행에 거의 필수품이라는 사실을 모른다면 그 사람은 간첩이다. 근엄한 패널이 심야까지 이런 수준의 토론을 방송했으니, 외국 언론의 눈에 어떻게 비쳤을까?셋째, 종심(縱深)이라는 군사용어가 있다. 전투단위마다 병력과 장비의 이동 전개에 필요한 최소한의 폭(幅)을 말하며, 종심이 짧으면 후퇴해서 전열을 재정비한다. 시위대에는 언제 터질지 모를 휘발성이 있어, 경찰도 이에 대비한 여유 공간이 필요한데, 법원은 시위 허가 때마다 청와대까지 거리
특정 음식이나 식당을 소개하는 언론사 기자들이나 각종 포털 등에 글을 올리는 식도락 블로거의 활동 영역은 대개 서울이나 기껏해야 수도권에 국한된 경우가 많습니다. 말로는 지방화 시대라 부르짖지만, 정작 입속으로 들어가는 먹거리는 아직도 중앙에 머물러 있음은 슬픈 일이지요.솔직히 말해서, 요즘은 울릉도만 제외한다면 아무리 먼 제주도나 남해안 일대도 당일 먹거리 여행이 가능할 정도입니다. 사람들은 시도해 보지도 않고 지레 여러 사정을 들어 포기를 합니다. 이런 분들에게는 작고한 정주영 회장이 입에 담고 살았다는 "임자~! 하기는 해봤어?"라는 충고를 해주고 싶은 심정 뿐입니다.30년은 족히 넘었을 듯한데, 여행지를 정하고 그 다음에 주변의 맛있는 집을 찾아보는 것이 일반적인 여행이라면, 저는 맛집을 먼저 정하고 부른 배를 소화시키기 위해 주변 경승지를 돌아보았습니다. 후에 알았지만, 오로지 그 식당에 가보기 위해 여행을 계획하라는 ‘미쉐린 쓰리스타’ 레스토랑의 기준을 몸소 실천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다만, 하루에 네다섯 끼니를 소화해야 하는 살인적(?)인 일정만 다를 뿐이었지요.이런 여행을 하다보면 불로소득도 만만치 않습니다. 막히지 않는 샛길이나 드라이빙의 참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정말 좋겠네.' 애 어른이 따로 없다.인기 탤런트도 3개월만 TV에 결석하면 광고 섭외가 잘린다. 그 흔한 오디션 프로그램 방청석은 카메라 한 번 받으려고 ‘오버’하는 관객들의 감격한 (조금 부자연스러운) 표정이 출연진 뺨친다. 심사위원이나 평가단의 멘트 또한 과장과 감정과잉이 다반사요, 우후죽순처럼 늘어난 종편방송에 토크쇼가 쏟아져 나와, 방송인이라는 신종 직업도 생겼다.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인터넷공간은 전문의 여부를 막론하고 보험 비 급여인 필러나 보톡스 같은 ‘시술(施術)’ 광고로 도배를 했는데, 맨 윗줄에 올리면 대박이지만 광고료 내고나면 수입은 반타작이요, 광고를 내리면 그 순간 클리닉은 적막강산이라고 한다. 남자는 거실에서 정치 담화 화면에, 주부는 안방에서 막장드라마에, 입을 반쯤 벌리고 시선 고정이다. 학생은 길을 걸을 때도 버스·지하철에서도 스마트폰에 머리를 박고 있다. 자율적인 사고(思考)를 잃고 단세포적으로 미디어에만 반응하는 꼭두각시, 아니 ‘좀비의 세상’이다. 고학력·언론매체·인터넷을 통하여 모르는 게 좋았을 일까지 몽땅 까발려지고, 대량생산·공급과잉으로 안락과 풍요에 너무 안일해진 일상, 4차
세계 2백여 나라 중에 진정한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몇이나 될까? 현실적으로 국민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선진국으로부터, 수괴의 자의(首魁恣意)에 따라 고모부를 고사포로 박살내는 북한에 이르기까지, 천차만별이다. 그리고 국가 등급을 가늠하는 항목은 법치(法治)와 정치 민주화 정도·인권의 보장·사회안전망과 보건-복지 수준·양성(兩性) 평등도·부패지수 등 끝이 없는데, 궁극적인 기준은 인간으로서 ‘생명의 존엄성’을 최우선으로 삼느냐 여부에 있다.그런 점에서 이념에 ‘몰빵’한 공산주의는 물론, 극단적인 우경화의 나치, 그리고 공리주의의 극치인 신자유주의마저 모두가 낙제다. 중국 탕산대지진(1976)을 돌아보자. 정부는 지진 자체를 21시간 후에야 보도하고, 자력회복을 외치며 외국원조를 거부했으며, 공식 사망기록 24만 2천명(비공식 70만)도 국가기밀로 보도 통제하고 외국인 출입을 10년간 금했다. 공산당의 위신과 무오류성을 지키려고 쉬쉬 덮어서 인명손실을 키웠다.2005년 중국정부는 “자연재해 사망자 수는 더 이상 국가기밀이 아니다.”라고 선포한다. 비로소 인명의 존엄성에 눈을 뜬 것이다. 쓰촨성 지진 때에는(2008; 69,000 명 사망) 학교 건물이 맥없
자본주의의 실용성을 깨달은 등소평은, 공산당이 정권을 움켜쥔 채 서구식 경제운용으로 힘을 기르되, 미국과 맞설 수 있을 때까지는 참고 기다리라는(韜光養晦; Hide Bide) 유지(遺志)와 함께 후계자들을 줄줄이 점찍어 두었다고 했다. 중화학공업 육성을 위해 고 박태준 포철회장에게 도움을 청할 때, 국력이 막강해진 뒤에도 절대로 한국을 “배신하지 않겠다.”는 약속으로 이 말을 했다고 한다. 혹시 점지해둔 인물은 후진타오로 끝나고, 새로 시작한 막가파 지도자 1호가 시진핑인가?인구 13억에 50여 다민족으로 구성된 광대한 대륙 국가를 모순투성이인 공산주의 이념으로 이끌어가기 위해서, ‘마오의 신격화’는 필수적인 선택이었다. 죽기 전 마지막 10년간 ‘문화대혁명’이라는 망국적인 대 재앙을 일으킨 마오지만, 공산당 일당독재에 그의 신성(神性)유지가 필요했기에, 등소평은“공은 6이요, 과는 4”라는 기상천외한 해석을 내 세워 반대 세력을 잠재웠다. 그리고 유명한 ‘흑묘백묘(黑猫白猫)’ 논리로, 막후에서 경제성장을 지휘하였다.이러한 실용주의는 백여 년 전 청조의 중체서용(中體西用), 조선말 동도서기(東道西器) 이론과 다를 바 없지만, 이를 관철시킨 것은 등의 카리
옛날 아이들이 배가 아프다고 하면 ‘엄마 손은 약손’ 하면서 배를 문질러 주면 아픈 배가 감쪽같이 나은듯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을 것이다. 엄마 손에서 나오는 자기장 때문에 낫는다고 하지만 그보다 가장 사랑하고 믿을 수 있는 엄마의 정성이 들여 있는 손길이 심리적 안정감을 줌으로 해서 복통이 가셔질 수도 있는 것이다. 이때, 엄마 손의 치료 효과는 의학에서 말하는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 같은 것이다. 실제로는 치료에 아무런 도움이 되는 약이 아닌데도 환자가 도움이 될 것 이라고 믿고 복용함으로서 실제로 증상이 호전되는 현상을 ‘기대효과’ 혹은 플라시보(위약) 효과라고 한다. 플라시보 효과는 아주 흥미롭고 매우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이지만 실제로 진료 현장에서 그 효과는 플리시보를 받은 환자가 진짜 약을 투여한 환자보다 더 좋은 결과를 보이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성경에서도 환자가 예수의 옷자락을 스친 것만으로 병이 치유되었다는 대목이 있다. 신앙요법에 의한 치유사례가 소개되기도 하지만 의학적으로 입증된 바는 없고 아마 플라시보 효과 때문에 일시적으로 치유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인간의 마음, 생각이나 기대감으로 인해 생화학적 실제가 변
사드인지 사대(事大)인지 북핵(北核)이 불러온 합병증으로 온 나라가 뒤숭숭하다.원인제공자인 김정은은 기고만장하니 더 기가 막힌다. 7월 8일 발표를 하자마자 흥분하여 베이징으로 달려간 초선의원 여섯을, 한말의 을사 5적에 빗대어 사드 6적이라는 원색적인 막말로 욕하는데, 그들을 지지하는 여론도 만만치는 않다. 전문직 대의원총회에서도 초선 대의원의 처녀 발언은 흥분과 긴장으로 조금씩 더듬거린다.두 나라 정상이 만나도 풀기 벅찬 문제를 두고, 젊은 의원들과 중국의 고만고만한 관리·학자의 토론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더구나 거기서 들었다는 ‘북·중 혈맹 복원 설’은, 설령 사실이라도 발설해서는 안 될 외교적 결례이니, 초선의원들이 흥분하여 국익에 도움이 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다만 일부에서 “신동근 의원은 치과의사 출신에 국회 문화관광체육위 소속으로 외교안보에 문외한”이라는 폄하는 지나치다. “반기문 총장은 외교관 출신으로 대통령 깜이 아니다.”라는 지적만큼이나 뜬금없다. 최종학력 상고 졸업이 대통령을, 가방장사가 당 대표를, 사회학과 학사가 총리를 하는 판인데, 고 학력자에게 ‘문외한’이라는 비난은 어이가 없다.어쩐지 편협한 ‘그들만의 리그’ 냄새가 난다.
城山浦에서는교장도 바다를 보고지서장도 바다를 본다부엌으로 들어온 바다가아내랑 나갔는데냉큼 돌아오지 않는다다락문을 열고 먹을 것을찾다가도손이 풍덩 바다에 빠진다성산포에서는 한 마리의 소도 빼놓지 않고바다를 본다한 마리의 들쥐가구멍을 빠져나와 다시구멍으로 들어가기 전에잠깐 바다를 본다평생 보고만 사는 내 주제를성산포에서는 바다가 나를 더 많이 본다[바다]가끔씩 바다를 보러 바다로 갑니다.인천 월미도도 영종도도 가긴 하지만 거긴 진짜 바다 같지 않습니다.속초엘 가면 성난 바다를 만날 수 있습니다.속을 뒤집어 허연 뱃가죽을 드러내는 바다,화를 삭이듯 낮게 으르렁 대는 바다,물보라를 내쳐 구경꾼들에게 심술을 부리는 바다.성산포의 바다는 거기에 비하면무척이나 얌전합니다. '원래 바다는 이러했노라' 설교라도 하듯미동도 없이 깊고 푸른 물비늘만 반짝입니다 한참을 그렇게 서 있으면 나조차 쪽빛에 물이 듭니다눈과 두 손과 그리고 마침내 가슴 가득 푸른빛을 채우고 나면그대로 내가 바다가 되고바다가 내가 됩니다.이생진 시인의 '바다를 본다'는 그런 물아일체의 경지를 제대로 보여줍니다.성산포에선 모두가 바다이고, 바다는 곧 그들 모두입니다. 교장 선생도, 지서장도, 풀 뜯는 소도,
이글을 ‘미국의 건국’으로 시작한 것은, 식민지에서 스스로 일어선 유일한 독립국이요, 최초의 자유민주공화국이기 때문이다. 독립선언서 채택 일을 국경일로(7월 4일: Independence Day)’ 삼은 것처럼, 대한민국도 기미 독립선언문 선포 일을 3·1절로 기념한다. 그러나 당시 우리의 국내현실에서는 미국처럼 바로 독립하지 못하고, 일제에 대한 간디 식 ‘비폭력·무저항 운동’밖에 할 수 없었다.악몽의 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인류에 말할 수 없는 슬픔을 준 전쟁의 참화를 막으려는 집단안전보장체제, 국제연합(UN)이 발족한다(1945. 10. 24.). 일차대전 후 국제연맹 실패의 경험이 좋은 반면교사였다. 전(前)문에 기본적 인권, 인간의 존엄 및 가치, 남녀 및 대소 각국의 평등권에 대한 신념을 확인하고, 관용의 실천과 선량한 이웃으로서 평화공존과, 국제평화와 안전을 강조한다. 제1조 목적은, “모든 사람의 인권 및 기본적 자유에 대한 존중을 촉진하고 장려함에 있어 국제협력을 달성한다.”로 재확인 한다. 미국 독립선언과 프랑스 대혁명의 기본정신을 계승하고 실현하기 위한 국제적 공조를 덧붙였다. 현대국가가 가야할 명확한 방향이요 지침이다. 북한은 19
오늘은 그림 한장 그리겠습니다.별로 제주가 없으니 큰 종이는 아니고되도록이면 조그만 종이가 좋겠습니다.또한 되도록이면 오랜 세월을 견디어 낼 수 있는 그런 질기고 단단한 종이면 더욱 좋겠습니다. 아뭏든 아무도 발 딛지 아니한 눈밭처럼그렇게 깨끗한 종이라야 하는 것은 물론입니다.종이가 마련되면 물감을 풀어서 그리기 시작합니다.별로 제주가 없으니 볼만한 게 될 것이란 기대 밖의 일입니다.다만 두 눈을 그릴 때 밝음의 빛깔로 그리기귀를 그릴 때 맑음의 빛깔로 그리기입을 그릴 때 올바름의 빛깔로 그리기코를 그릴 때 떳떳함의 빛깔로 그리기그렇게 힘 쓸 따름입니다.그림이 다 되면 어디에다 내걸거나 그렇게 하지는 않습니다.오직 내 마음 한 귀퉁이에 걸어둡니다.[마음]날씨가 갑자기 추워졌습니다. 서둘러 겨울옷을 꺼내 옷장을 채웠습니다.계절에 빠르게 적응하는 성격이 못 돼늘 옷차림이 끝무리를 따랐었거든요.하지만 이번엔 좀 앞서보려 합니다.'니케'나 '북면' 같은 유명 브랜드는 아니지만자크를 올려 입으면 꽤나 따뜻한 방한점퍼를 특별히 한번 더 살폈습니다.다행히 아직은 튼실허니 입을만 했습니다.옷정리를 마치고 나니 한결 마음이 놓이는군요.이젠 찬바람이 불어도 걱정 없습니다.점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