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3 (금)

  • 구름많음동두천 25.0℃
  • 흐림강릉 25.1℃
  • 서울 26.0℃
  • 구름많음대전 27.1℃
  • 맑음대구 28.7℃
  • 구름조금울산 27.1℃
  • 구름조금광주 28.4℃
  • 맑음부산 28.0℃
  • 구름조금고창 26.0℃
  • 맑음제주 28.3℃
  • 구름많음강화 25.8℃
  • 구름많음보은 24.9℃
  • 구름조금금산 25.7℃
  • 맑음강진군 26.5℃
  • 맑음경주시 26.7℃
  • 맑음거제 26.0℃
기상청 제공

오세광 칼럼

중국에서 찾은 사소한 즐거움들

[오세광의 중국통신]- ②

 

많은 한국 치과의사들이 곳곳에 숨은 장벽과 함정들로 인해 중국 진출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나의 경우엔 다행히 이미 면허도 받았고, 취업비자도 받았다. 따라서 비자없이 언제든지 출입국을 할 수 있다, 중국 국민처럼. 필요하다면 이런 부분에서 다른 분들께 도움을 드릴 수도 있을 것이다.
중국은, 그간 많은 한국 치과의사들이 진출을 시도했지만 대부분 실패했다고 듣고 있다. 분명한 것은 '한국에서 잘 안되니까 중국에나 나가볼까' 하는 심정으로 문을 두드렸다면 더 얘기해 볼 것도 없다. 초기에는 어땠는지 모르지만, 이젠 이곳 분위기도 많이 달라졌다. 제대로 된 실력을 갖추고도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쪽의 꽉 막힌 덴탈마인드가 방해가 되기도 하는데, 여기는 아직 ‘치석이 많은 것이 치아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지도층 인사가 있을 정도로 우리와는 덴탈마인드에서 차이가 크다. 또 아직 치위생사 제도가 없어 보조인력을 구하기가 어렵고, 때문에 본의 아니게 진료가 왜곡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국가적인 구강위생 캠페인과 교육이 따라야 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것은 우리가 어쩌지 못하는 부분이고, 그래서 치과의료의 잠재수요는 많지만 실질 수요는 아직 활성화되지 못한 상태라는 것이 솔직한 표현일 것 같다.

 

감염방지와는 또 다른 덴탈마인드

 

일반의 덴탈마인드와는 무관하게, 한국의 감염방지에 관해서라면 정말 할 말이 없다. 제도만으로 보자면 이곳 중국은 천재 정치인들이 만들어 놓은 제도 같아 보인다. 거의 세계 최고 수준이다.
언젠가 캄보디아에서 본 감염방지가 생각난다. 물론 기구는 낡았다, 못 사니까. 그래도 깨끗했고 안심할 수 있었고, 그걸 보고 난 울고 말았다. 한국의 처지가, 그리고 내 처지가 하도 한심해서…. 세계 5대 빈국보다도 못한 감염방지, 이것이 한국의 실정이다. 심하게 얘기하면 필리핀보다도, 아프리카보다도 못하다. 한국 치과의사들 밖에 나가서 이 부분에서 잘난 척 하면 큰일 난다.
전에 임플란트 강연 때문에 베트남엘 간 적이 있었다. 하노이 동다 시립방원인가 그랬는데, 감염방지에 필요한 물건들을 준비해 두고도 우리가 요구하기 전에는 내어주질 않았다. 종이수건, 물비누, 장갑 등등….
만약 말하지 않았다면 '한국 사람들은 임플란트를 하면서 감염방지도 않는다'고 속으로 욕했을 것이다. 당시는 우리나라 국립병원에도 그런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을 때이다.    
물론 첨단의 의료장비나 재료 같은 건 없다, 이들 나라엔. 그러나 기본이, 기초가 되어있다. 치과대학에서 학생들이 진료한 후엔 교수가 쓰레기통을 뒤진다. 진료에 사용한 일회용품의 소모가 적절했는지, 부족하지는 않았는지 확인하려고. 우리는? 당시 학생이 진료할 때 장갑을 착용했다고 욕하는 교수가 있었다. 핀잔을 주는 경우는 다반사였고. 지금 생각하면 우리는 참 우물 안 개구리였지 않나 싶다.

 

우연히 알게 된 TV box 라는 보물

 

화제를 바꿔, 이곳에서 살아가는 얘기를 잠시 해볼까 한다. 이곳 중국에서도 여느 외국생활과 다를 바 없겠지만, 주위 교민들을 보면 대부분 여가시간에 한국 드라마를 즐겨본다.
한국에 있는 어떤 친구들은 내가 드라마를 즐겨 본다고 하면 의외라는 표정을 짓기도 하지만, 소일거리가 적은 이곳에선 한국 드라마는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 되곤 한다. 때문에 ‘어떻게 드라마를 볼 것인가’에 대한 관심도 많은 편이다.
일단 가장 쉬운 방법이 인터넷을 이용하여 컴퓨터나 스마트패드로 보는 것이다. 실시간으로 보려면 따로 비용을 더 들여야 하고, 아니면 그냥 ‘드라마 다시 보기’를 지원하는 사이트에서 볼 수도 있다.
내 경우, 처음에는 중국에 10년 넘게 살고 있는 아들 녀석이 텔레비전에 데스크 탑 컴퓨터를 연결하여 볼 수 있도록 해 주었다. 그러나 젊은 한국 직원들은 주로 아이패드나 갤럭시 탭으로 드라마를 보곤 했는데, 이런 과정에서 우연히 TV box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이것은 텔레비전이나 모니터에 연결해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용어만 생소할 뿐 우리의 스마트 폰에서 전화기능을 뺀 즉, 스마트패드의 기능을 큰 화면인 텔레비전이나 모니터로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이 TV box는 한국에선 생소하고 판매하는 곳도 없지만, 그간 사용해보니 여러모로 편리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용하는 방법은 플레이스토어에서 안드로이드 어플을 다운 받아서 사용하거나 인터넷에 들어가 웹사이트를 활용하면 된다.
스마트 폰이나 스마트패드와 사용법이 같고, USB 키보드나 마우스를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는데, 이런 용도로 무선으로 작동하는 에어 플라이 마우스(Air fly Mouse)나, 미니 터치 패드(Mini Touch Pad Keyboard)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런 것들 역시 국내 시장에서는 생소하다.

 

성능도 가격대도 크기도 다양

 

TV box는 Apple 사에서 처음 출시하여 Apple TV로 판매되다가 나중에 Google 사에서 Google TV로 출시한 제품에 시장을 빼앗겼다고 한다. 과거 비디오테이프에서 소니와 파나소닉을 연상시키는 장면이다.
이 TV box는 지금 여러 가지 용어로 불리고 있는데, 워낙 다양하여 이것이 그것인지 구별하기조차 힘들 정도다. Android TV box 또는 Dongle, Mini PC, Smart TV box(dongle), TV stick, IPTV 등등….
국내에서는 ‘다음’에서 다음 TV로 출시했으나 시장에서는 별로인 것 같았고, LG에서 고급사양으로 출시했다고 하는데, 해외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는 말을 듣고 왔다. 앞으로 한국 시장에서는 이들 제품이 어떻게 발전할지 모르겠지만 상대적으로 PC와 인터넷, 스마트 폰 시장이 열악한 해외에서는 이런 것들이 상당한 시장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이것들은 이곳 중국에서 20$ 대에서부터 200$ 대까지 다양한 사양으로 판매되고 있는데, 가장 흔한 것이 무선 인터넷에 HDMI 포트와 연결할 수 있는 기종이다. 크기도 USB 메모리 크기에서 유무선공유기 크기까지 다양하고, 유선 인터넷이나 VGA 모니터를 연결하려면 이런 사양의 제품을 따로 골라야 한다.

성능도 최신 제품은 갤럭시 탭이나 아이패드 신형에 탑재되는 쿼드코어 CPU와 GPU가 탑재되어 있다. 일반적으로는 듀얼코어 CPU와 에쿼드코어 GPU를 탑재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제품은 특히 그래픽이 일반 PC보다 우수하여 기본적으로 3G, Full HD 이상을 지원한다.
이런 이유로 시장에서 Media Player가 사라져가고 있다. 이런 기능을 기본적으로 TV box가 갖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나는 이런 것들을 이용하여 이곳 중국에서도 편하게 한국 드라마를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