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Kindness(친절함, 자상함) : What Women want(2000)

작금의 현실은 치과는 환자에게 친절해야 하고 서비스 정신이 투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니 더 나아가 강요 되는 듯한 느낌까지 든다. 그래서 친절(親切)의 의미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았더니 ‘태도가 정겹고 자상하고 성의가 있음’을 뜻하고, 한자로는 친할친, 끊을절 즉 ‘친하게 끊는다’는 뜻이다. 다시 말하면 상대의 요구에 정확하고 성의있게 대응하는 것이며, 더 이상 해줄 수 없는 부분에는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거절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사전의 의미 그대로 무조건 환자에게 친절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무조건적인 친절보다는 환자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 치과 직원들에게도 친절만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환자 및 보호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입장을 바꿔 생각하고, 이 부분을 해결해 줄 수 있도록 시스템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아이에게 친절한다는 뜻은 한마디로 Tell-Show-Do이다. 낯선 장소, 낯선 사람, 낯선 환경인 곳에 아이가 처음 간다면 또는 몇 번 갔어도 두려워하거나 무서워한다면 치과 진료진이 해야 할 일은 많이 말해주고 보여주고 설명해주고 이야기하면서 진료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예를 들어 우리가 미국에 있는 치과병원에서 일주일 정도 연수를 받는 동안 그쪽 직원 중에 한명이 여기는 어디고 저기는 어디고 일일이 안내를 해주고 필요한 것 있으시면 언제든지 저에게 연락주세요? 라고 친절하게 이야기 해주면 무척 고맙고 반갑고 훨씬 수월할 것이다.

소아치과에서 서비스라고 하면 소아 및 보호자를 대하는 태도와 진료를 제공하는 정도를 말할 수 있다. 근자에는 치과에서 서비스란 명목으로 커피 자판기를 뛰어 넘어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주차장 확보를 뛰어 넘어 발레 파킹으로 까지 확장되는 것을 간혹 볼 수 있다. 서비스의 본질이 호도되는 좋은 예들이라 생각된다. 서비스의 핵심은 소아 및 보호자와 접촉하는 부분에서 결정된다. 치과의사를 포함하여 치과에 근무하는 모든 사람들은 감정 노동 종사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정의하는 소아치과 진료할 때 서비스의 개념은 ‘서럽고 비위가 거슬려도 스마일’, ‘서운하고 비통해도 스마일’이다. 예를 들 수 있는 사례들이 너무 많지만 지면관계상 생략한다. 치과 종사자들이 서비스 하면 좋은 치과로 사람들에게 인식될 것이고 서비스 하지 않으면 나쁜 치과로 금방 소문 날 것이다.

서럽고

비위가 거슬려도

스마일 또 스마일

서운하고

비통하여도

스마일 또 스마일

소아치과 진료를 하다보면 소아 및 보호자와 치과의사가 서로 관계를 맺는 삼각관계로 이루어진다. 애정관계에서 삼각관계는 갈등을 항상 유발하겠지만 소아치과에서 삼각관계는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갈등이 야기될 수 도 그렇지 않을 수 도 있다. 어떤 삼각관계이든 간에 세 주체가 각자 서로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원하는 것을 들어줄 수 있다면 모든 게 만사형통이겠지요. 소아를 진료할 때 어떠한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절대 잊지 말자. 스마일 또 스마일.

왓 위민 원트라는 영화에서 멜깁슨은 여성처럼 생각해 보기 위해 다리 털도 깍고 화장도 해보다가 욕실에서 넘어지면서 감전이 된 이후부터, 정말 여자의 속마음을 읽을 수 있는 신비한 능력을 갖게 된다. 멜깁슨의 초능력은 딸과의 관계도 개선되어 부드럽고 이해심이 많은 아빠로 변화되고 그가 겪었든 갈등들이 모두 해결되어 행복을 만끽하게 된다. 만약 치과의사가 멜깁슨처럼 치과에 내원하는 소아 및 보호자의 속마음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어떻게 될까? 어느 개그우먼의 유행어 ‘참 쉽죠~잉’란 말이 떠오른다.

◉ Clinical Management

4. Mental Acuity(사고력, 지적인 예민함) : We Were Soldiers(2002)

진료실에서 아이들과의 하루하루가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전쟁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군인에게 최신 무기도 필요하지만 전략도 꼭 필수적이다. 치과임상에서 전략이라고 하면 환자의 입안을 보고 환자(보호자)의 말을 들은 후 생각하여 신속하고 명확하게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것 이라 할 수 있다. 최상의 치료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소아치과의 기본을 잘 알고 기본에 충실하려는 노력도 해야 할 것이다. 기본의 정의란 ‘선배들이 개발한 가장 효율적인 형식이나 형태를 익히는 것’이라고 한다. 특히 소아치과에서 치료 계획을 세울때는 치과의사는 망원경과 현미경을 동시에 사용해야 한다. 즉 유치의 탈락 시점까지 내다 볼 수 있는 망원경적 시야와 수복치료, 치수치료 및 발치를 현명하게 선택할 수 있는 현미경적 시야를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 그리고 치료 계획은 Keep it Simple & Short, Keep it Simple & Stupid해야 한다.

위 워 솔저스에서 무어 중령 역할을 맡은 멜깁슨은 죽음의 협곡으로 불리우는 베트남 전쟁터로 출발하기 전에 무척 감동적인 연설을 한다. ‘우리가 전투에 투입되면 내가 맨 먼저 적진을 밟을 거고 맨 마지막에 적진에서 나올 거며 단 한명도 내 뒤에 남겨두지 않겠다.’ 단어 하나하나에 자신의 부하를 사랑하는 마음이 오롯이 녹아 있다. 충치로 인하여 고생 하는 아이들을 위하여 치과의사도 무어 중령과 똑같은 심정으로 진료해야 할 것이다.

5. Manual Dexterity(손재주, 좋은 솜씨) : Lethal Weapon Series(87,89,92,98)

방송 프로그램인 ‘생활의 달인’에 나오는 달인들의 실력을 보면 그들의 노력과 열정에 저절로 경의를 표하게 된다. 치과계에서도 자칭 타칭 명의들은 정말 쉽고 빠르게 치료하는 것 같다. 그러나 막상 따라 할려고 하면 잘 안되거나 오래 걸리고 심지어 ‘난 안돼’라고 좌절까지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Dexterity의 사전적인 정의는 손을 빠르고 능숙하게 움직이는 능력이다. 다시 말하면 테크닉(기술)이 뛰어난 경우를 말한다. 기술은 ‘훈련’이라는 고단한 작업을 통해서 몸에 익히는 것이다. 그냥 어디서 갑자기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닐 것이다.

‘피아노 치는 대통령’이라는 영화에서 배우 안성기는 피아노 연주 장면을 위하여 ‘Love is a many splendored thing'이라는 곡을 4개월 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연습을 했다. 배웅 안성기는 도레미 정도 칠 줄 아는 완전 초보의 피아노 실력이었지만, 그냥 악보에 그려진 거기만 열심히 쳐서 훌륭한 연주를 하였고, 그 결과 영화의 현실감을 더 살렸다고 한다. ’연습이 완벽함을 만든다‘라는 진리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요즘 개원가는 미국 서부영화 ’OK 목장의 결투‘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이 영화에서는 치과의사 출신이면서 미국 서부에서 가장 빠른 총잡이인 닥 할리데이(Dr. 'Doc' Holliday)와 전설적인 보안관인 와이어트 어프(Wyatt Earp)라는 실존 인물의 이야기 그려진다. 닥 할리데이가 눈 깜작할 사이에 총을 뺄 수 있는 것처럼 임상에서도 치과의사도 신속하고 정확한 치료를 제공하여야 살아남는 시대이다. 예를 들면 환자가 아무런 통증을 느끼지 않도록 치과의사가 아주 천천히 마취액 주입하는것, 발치를 무서워하는 아이에게 순식간에 발치를 하는 것, SS크라운을 3분안에 끝내는 것들을 들 수 있다. 만약 이러한 테크닉이 치과의사의 몸에 자연스레 베어든다면 그것이 바로 O.K. 목장의 결투에 갖고 나갈 Lethal Weapon(치명적인 무기)일 것이다.

약력
조선대학교 치과대학 졸업
조선대학교 치과병원 소아치과 수련
조선대학교 치과대학 겸임교수
미래아동치과 원장
대한소아치과학회 광주, 전남 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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