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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가

'통합 WeDEX'는 내년에도 계속될 수 있을까?

장단점 공존.. '결국 콘텐츠가 열쇠'

 

서남권 6개 지부와 치협이 공동으로 치룬 ‘WeDEX 2015’가 지난 23일부터 사흘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전남지부가 주관한 이번 대회에는 조직위 발표에 따르면 모두 5,900여명이 참가했다.  등록인원만 23일(금) 321명, 24일(토) 2,757명, 25일(일) 1,439명으로 총 4,517명이고, 여기에 전시관계자와 해외 참가자 그리고 진행 스탭들을 포함하면 5,900명이 약간 넘는 수준이라는 것. 대회 조직위는 6개 지부의 등록률이 회원 수 대비 평균 77%에 이를 정도로 호응이 컸다고 밝혔다.

WeDEX의 경우 지부별 등록률이 왜 중요하냐 하면 대전에서 열리든 광주에서 열린든 어느 한쪽은 행사 참석을 위해 짧지 않은 거리를 이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충청북도 충주에 적을 둔 치과의사가 WeDEX 2015에 참가하려 마음 먹었다면 그는 아침 일찍 집을 나서 3시간 반동안 장장 290여 킬로를 부지런히 달려가야 한다. 기차를 이용하려면 복잡한 환승과정을 거쳐야 하고, 고속버스는 승용차 보다도 편도 30분이 더 걸린다. 결국 왕복하는 데에만 최소 7시간이 걸리므로 눈이 번쩍 뜨일 뭔가가 있지 않고선 행사에 참가할 엄두조차 내기 어렵다는 얘기가 된다.

행사가 대전에서 열릴 경우엔 반대로 전남 회원들이 큰 불편을 겪는다. 상대적으로야 사정이 낫겠지만, 그렇다고 명색이 6개지부 공동 주최인데 대전에서만 행사를 열 수는 없는 일이다. WeDEX의 고민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행사 마지막날인 25일 오후에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차기 대회를 주관할 충북지부는 ‘WeDEX를 계속 이어갈지에 대해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서남권 6개지부가 함께 가는 게 좋긴 하지만, ‘뭉치는데 따른 불편도 적지 않다’는 경험적 자각에서 나온 망설임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WeDEX가 해체되면 다시 2014년 이전의 충청권 CDC와 호남권 HODEX로 돌아가게 된다.

 

 

그럼 왜 이런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두 권역이 공동 행사를 치루려는 것일까?

첫째, 시장을 키워 많은 기자재 업체들을 WeDEX에 유치하려면 통합은 필수이다. 매년 열리는 권역별 기자재전시회 가운데 CDC와 HODEX는 시장의 크기에서 늘 약세였다.

영남권의 YESDEX가 치과의사 고객 5,300여명을 기반으로 한 행사라면, CDC와 HODEX는 각각 2,100명과 2,400명 수준이어서 둘을 합쳐야 겨우 비슷한 규모에 도달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GAMEX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경기지부의 4,800여명에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 구미가 당길 수밖에 없다. 

하지만 두번의 실험에서 주최측은 모든 게 계산대로만 되지는 않는다는 걸 배웠을지도 모른다. ‘두달치 치과기자재 사주기’ 캠페인까지 벌여 가며 치협과 함께 부스 유치에 나섰지만, 당초 목표인 400부스에 못미치는 343부스 규모로 전시회를 치렀다.

둘째, 대회 규모가 곧 흥행을 위한 좋은 마케팅 수단이 되기도 한다. 큰 행사에 사람이 꼬이고, 사람이 꼬여야 ‘규모의 경제’도 가능하다. 이런 점에서라면 WeDEX 2015는 확실히 CDC나 HODEX보다 유리한 입장에서 행사에 필요한 이벤트들을 소화해 낼 수 있었다. 24일 저녁에 열린 기념식 축하공연엔 단원 수 150여명의 대형 광주연합합창단이 출연해 참석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조직위는 치협과 서남권 6개 치과의사회가 함께 하는 국제학술대회임을 내세워 지자체의 협조도 적극적으로 이끌어냈다. 덕분에 중국, 인도, 몽골, 필리핀, 말레이시아에서 온 외국 참가자들은 물론 원거리 국내 참가자와 가족들까지 주최측의 주선으로 담양, 강진, 영암, 나주 등을 둘러보며 남도의 멋과 맛에 쉽고 편하게 빠져들 수 있었다.

셋째, 행사를 함께 하면서 6개지부는 서로 이해하고 협력할 수 있는 부문이 과거보다 훨씬 크고 깊어졌다, 이걸 포기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 지부장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그래서 WeDEX가 앞으로도 계~속 되기를 그들은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다. 박진호 전남지부장은 ‘6개지부 사무국장들이 계모임을 만들었다’고 자랑하기 까지 했다.

 

 

치협 종합학술대회 공동 개최의 효과는 어떻게 나타날까. 이번 행사를 주관한 전남지부는 여기에도 높은 점수를 매겼다.

우선 지부와 중앙회가 한가지 프로젝트를 두고 장기간 기능적으로 대화를 나눈 경험 자체가 이전엔 없었다는 거였다. 하지만 WeDEX를 준비하면서 박진호 회장은 중앙회의 관련 임원들과 수시로 통화를 하고 자료를 주고 받았다. 그런 가운데 중앙회의 회무지향점과 현안 그리고 회무시스템까지를 파악할 수 있었다는 것. 이런 경험은 독립성이 강한 지부 회무를 ‘전체 중의 하나’로 편입시키는데 좋은 영향을 미치게 한다.

박진호 회장은 전시업체 유치에도 치협의 역할이 컸다고 밝혔다. 이 부분은 상당히 현실적인 얘기가 되겠지만, 주최측으로선 가장 기대고 싶은 부분이기도 할 것이다.  

 

그렇게 3일간의 WeDEX는 끝이 났다. 김대중컨벤션센터 1층 전시홀과 2층 강의장을 바삐 오르내리든 치과가족들의 분주했던 모습들을 흐린 기억으로 남긴 채 행사는 올 해의 일정을 모두 마쳤다. 이제 관심은 ‘내년은 어떻게 될까?’에 쏠리고 있다. 과연 WeDEX는 내년에도 치과가족들 앞에 크고 환하게 다가설 수 있을까?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선 먼저 이번 행사를 있는 그대로 평가할 수 있어야 하리라 본다.

그 평가와는 별도로 이번 대회를 준비한 전남지부와 조직위원회의 정성어린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