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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강위생용품 A to Z

[이승훈의 재미있는 입속여행]-⑩

새 학기를 맞은 학생이 새로운 마음으로 공부하기 위해 학용품과 참고서를 구입하듯 구강 관리를 새롭게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면 구강 위생 용품에 관심이 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자신과 수준이 맞지 않는 참고서로 인해 공부할 의욕이 꺾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구강 상태와 맞지 않는 용품은 자칫 구강 위생 상태를 더 나쁘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오늘은 여러 구강 위생 용품의 장단점과 적절한 쓰임에 대해 알아보자.

 

 

먼저 알아볼 것은 절대로 사용해서는 안 되는 이쑤시개이다. 삼겹살이나 오징어 같이 이 사이에 뭔가가 잘 끼이는 음식을 먹은 직후에는 누구나 이것을 꺼내고 싶어지는데 이때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것이 이쑤시개이다.

쑤시개가 잇몸에 나쁘다는 것은 알지만 까짓것 괜찮겠지 하는 마음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이쑤시개의 사용은 생각 보다 훨씬 잇몸 건강에 파괴적이다. 왼쪽의 사진처럼 계속해서 이쑤시개를 사용하면 자극을 받은 잇몸은 퇴축되고 음식물이 더 잘 끼는 구조로 바뀌어간다.

 

그럼 계속해서 이쑤시개질을 하고 싶어지고 나중에는 잘 빠지지도 않으니까 홧김에 더 세게하고 그러다 보면 결국 잇몸뼈까지 퇴축되어 버린다. 음식물이 더욱 잘 끼는 구조와 이쑤시개 사용 강도와 빈도가 높아지는 것의 악순환은 결국 치아의 상실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잇몸 건강이 나빠지면 음식물이 많이 끼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이때 이쑤시개를 사용하는 것은 치아를 상실하는 속도를 높이는 결과를 초래한다.

 

 

식후에 음식물이 많이 꼈을때는 잇솔질과 치실로 해결해야 한다. 위의 사진은 올바른 치실 사용의 방법을 나타낸 것이다. 잇솔질을 마친 후 잇솔질 과정에서 제거가 어려운 치아 사이의 치태와 음식물 잔사를 치실을 이용해서 제거하는 것이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치아 사이에 치실을 끼운 후 절대로 치실을 앞뒤로 움직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치실은 반드시 한쪽 치면에 부착한 후 윗방향으로 운동하면서 치태를 제거해야한다. 치실을 끼운 상태에서 앞뒤로 움직이는 것은 이쑤시개를 쓰는 것과 마찬가지로 잇몸에 파괴적인 자극을 주게 된다. 치실은 굵기와 왁스 함유 여부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으니까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선택하기 바란다.

 

 

치실 사용이 어려운 분들을 돕기 위해 치실 고리, 치간 칫솔 등의 사용이 편한 도구도 있다. 치실 고리는 손가락이 아니라 기구를 이용해서 치실을 잡는 다는 점 말고는 치실 이용과 큰 차이가 없다.

 

치간 칫솔 사용 시 주의할 점은 치아마다 벌어진 틈새의 크기가 다르기 때문에  각각의 틈새에 맞는 크기의 치간 칫솔을 사용해야만 한다는 점이다. 잘 안 들어가는 공간에 억지로 밀어 넣는 행동 역시 치아 사이 공간을 넓혀서 결국 음식물이 더 많이 끼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동 칫솔은 내부의 칫솔이 좌우 운동, 상하 운동, 회전 운동 등의 운동을 할 수 있도록 고안된 기구이다. 처음 전동 칫솔이 개발된 것은 노약자나 중증 환자 같이 양손이 부자유로운 이를 위한 것이었지만 최근에는 전동 칫솔이 일반 칫솔 보다 치태 제거에 더 효율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여럿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전동 칫솔 사용 시에는 몇 가지 꼭 지켜야 하는 점이 있다. 우선 적절한 강도를 유지 해야 한다. 전동 칫솔은 환자 개개인에 맞춤으로 만든 것이 아닌 만큼 자신에게 맞지 않은 강한 세기로 사용한다면 치경부 마모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다음으로 전동 칫솔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일반 칫솔로 효과적으로 닦는 방법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하루 4회의 칫솔질을 모두 전동 칫솔로 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전동 칫솔은 보조적인 구강위생용품에 불과할 뿐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일부 몰지각한 영업 사원들이 '전동 칫솔을 사용하면 스켈링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식으로 상품을 설명한 탓에 전동 칫솔만 사용하면 모든 구강 관리가 마무리 된 것처럼 착각하고 있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전동 칫솔은 약간 성능이 뛰어난 칫솔일 뿐이기에 전동 칫솔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구강 검진과 스켈링 등의 전문가 관리는 꾸준히 실행되어야만 한다.

 

 

워터픽은 우리말로 하면 물 사출기인데 강한 수압으로 물을 분사해서 치간 사이의 음식물 잔사와 치태를 제거하고 잇몸에 적절한 자극을 주어서 탄력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워터픽의 사용은 주로 하루 4번 잇솔질을 시행한 후 그 중간 중간에 시행하기를 권유하고 있다.

 

워터픽을 사용할 때는 반드시 적절한 수압을 이용해야한다. 스케일링 할 때만큼이나 강한 힘을 가한다던지 잇솔질로 제거해야할 커다란 음식물 잔사를 제거한다던지 하는 설계 의도와는 다른 방식으로 사용한다면 워터픽 역시 오히려 구강 건강에 해롭게 작용할 수 있다.

 

워터픽은 잇솔질, 치실까지 완전히 다 끝낸 후에 그래도 뭔가 하고 싶을 때 시행하는 덤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대체로 워터픽을 사용하는 사람의 구강 건강은 좋은 것이 보통이다. 이것은 워터픽이 뛰어난 예방 효과가 있다기보다는 틈틈이 워터픽까지 쓸 정도로 구강관리에 충실하기 때문에 건강한 구강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는 편이 적절하겠다.

 

마지막으로 다른 용품과는 성격이 조금 다르지만 많은 광고를 하고 있는 잇몸병 약에 대해 알아보겠다. 잇몸병 약은 치과에서 치료를 받은 후 더 좋은 효과를 내도록 보조하는 역할임에도 과도한 광고 때문에 해당 약만 복용해도 잇몸이 건강해지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이들이 많다.

 

잇몸병은 염증 부위와 치석을 제거하지 않고는 근본적인 치료가 불가능하다. 물론 잇몸병 약을 복용하는 것으로 일시적인 증상 완화를 보이는 경우도 존재하기는 한다. 하지만 단순한 동통 완화를 완치로 착각하는 것은 치료시기를 노치는 원인이 된다.

 

즉 자가진단을 통해 잇몸병 약을 복용하는 것은 자칫 병을 크게 키워서 치아를 상실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치과의사와 상담 후에 약을 복용하기 바란다.

 

이 밖에 구강양치용액 등 언급하지 않은 품도 있지만 다른 구강위생용품 역시 본래 치과치료에서 보조적인 역할을 하도록 고안된 것이므로 너무 과신하지 않고 적절하게만 사용되면 구강 위생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는 큰 차이가 없을 듯하다.

 

 

     글: 이승훈

필자 이승훈은 단국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이수백치과 원장으로 근무 중이다.

대한치과의사문인회 회원으로 진료와 더불어

개성이 강한 작품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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