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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완 칼럼

급한 화장실 때문에 고속버스 못 탄다면?

[조성완의 고개숙인 남자]-⑪

 

저는 고속버스로 못 가요.”

단체 여행을 할 때면 저마다 자기 사정을 이야기하지만, 여행경비나 여유 좌석 문제로 열차보다 고속버스나 전세버스를 이용하곤 한다. 그런데 버스라면 죽어도 안타겠다고 버티는 사람들이 있다. 이유를 물어도 잘 말하지 않는 사람들 중에는 소변보는 문제 때문인 경우가 많다. 소변이 유난히 자주 마렵거나, 마렵다는 느낌이 들면 갑자기 급해지는 증상을 가진 과민성 방광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시원하게 퍼붓는 소나기 소리나 수돗물이 졸졸거리는 소리를 들으면 왠지 소변이 마렵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중요한 시험이나 연극발표를 앞두고 수시로 소변이 마려워 화장실을 들락날락 한다. 공포영화에서 엑스트라는 귀신이나 저승사자 앞에서 자신도 모르게 소변을 싸고 만다. 이 모두 방광이 얼마나 주변 환경에 예민하고 뇌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가를 보여주는 흔한 증거들이다. 그런데 이런 반응이 도가 지나쳐 힘든 사람들이 바로 과민성 방광으로 고생하는 이들이다.

 

여성은 방광 자체의 문제가 많은데 비해, 남성은 전립선 질환에 의한 이차변화로 나타나는 증상인 경우가 많은 과민성 방광의 증상은 매우 다양하다.

남녀를 불문하고 성인들은 보통 하루에 48회 정도 소변을 본다. 어려서 엄마한테 배뇨습관을 배우면서, 조금 강박적으로 배워 자주 보는 편이라면 좀 더 자주 볼 수도 있지만, 보통 하루 812회 이상 소변을 자주 보면 빈뇨라고 하는데, 과민성 방광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그밖에도 밤에도 소변이 마려워 1~2번 이상 깨어나 소변을 보거나(야간뇨), 소변이 마려우면 급해서 참기 힘들어 하는(급박뇨) 증상 중 한 두 가지만 있어도 과민성 방광의 가능성이 있다.

일단 소변이 잦고 급하다보니 어디를 가도 화장실 위치를 봐 둬야 안심한다든가, 아니면 미리 소변을 봐 버리지 않으면 매우 불안해 지기도 하고, 장거리 여행은 기차를 타든가 아니면 아예 포기해 버리곤 한다. 밤에 3번 이상 잠을 깨면 숙면이 힘들어 다음날 피곤해 일하는데 지장을 받거나 앉기만 하면 꾸벅꾸벅 졸아 놀림감이 되기도 한다. 야간뇨가 심한 분들은 저녁식사 후부터는 가능한 물이나 음료수, 물 많은 과일 등을 섭취하지 말아야 소변양도 줄고 깨는 횟수도 줄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주 적은 양이라 잘 나오지도 않으면서 자주 깬다면, 역시 방광의 기능장애로 보아야 한다.

 

내가 정말 과민성 방광 환자인지, 환자라면 얼마나 심한지를 쉽게 확인하는 방법이 있다. 집에서 쉬는 날, 아침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소변 본 시간과 양을 일기로 적는 배뇨일지를 며칠 적어보면 정확히 알 수 있다. 몇 시에 얼마만큼의 소변을 보았는지 눈금 적힌 컵으로 매번 재서 잘 적어 주시면, 의사들은 하루 전체 소변량, 배뇨시간 간격, 한번 보는 소변량 등을 정리해서 그 사람의 방광기능도 알 수 있고 신장의 기능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물론 수분 섭취량까지 적는다면 더욱 정확하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우니 소변 본 시간과 양만이라도 2~3일 잘 적어보시기 바란다.

 

그렇다면 과민성 방광의 치료방법은 무엇인가?

우선 방광의 느낌만으로 화장실을 자꾸 들락거리지 말고 시간에 맞추어 소변을 보는 습관을 시도한다. 무턱대고 참으라는 것은 아니고 조금씩 시간간격을 늘려가면서 방광에 무리가 되지 않게 참아 가는 방법으로 전문의의 지도가 필요하다.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적절한 약을 복용하는 방법으로 보통 자기 전에 한 알씩 먹는 약들이 효과적인데, 환자의 정도에 맞춰 사용 약제나 적절한 용량이 조금씩 달라 경험 있는 주치의의 세심한 지도가 필요하다.

 

글: 조성완

이윤수조성완 비뇨기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