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 Angle은 교정치료에 대한 기초를 정립하고 발전시킨 교정학계의 아버지로 불리는 학자이다. 그는 철저히 비발치 치료를 시행했으며 제자들에게도 그렇게 가르쳤다. 그의 제자 중 Tweed라는 학자는 매우 유능했으며 Dr. Angle의 총애를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Tweed는 비발치로 치료한 환자들을 Follow up하는 과정에서 실망스런 결과를 자주 보았고 그 원인을 찾는 과정에서 소구치 발치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Angle의 영향력이 워낙 강하던 시절이라 발치 교정을 한다는 자체로도 Tweed는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Dr. Angle이 세상을 떠난 지 80년이 넘은 현재에도 발치교정과 비발치 교정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흔히 발치와 비발치를 고민하게 되는 경우는 Border-line case 즉, 발치를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애매한 환자를 치료할 때이다. 먼저 발치치료를 시행한 경우다.
상기 환자는 상악 좌측의 덧니를 치료하기 위해 교정병원에 내원했다. 오른쪽은 교합이 양호하여 상악 좌측에서만 제1소구치(송곳니 바로 뒤 치아)를 발치하여 치료하기로 했다.
발치된 공간으로 견치를 견인한 후 나머지 치아들도 배열하고 남은 공간은 위, 아래 치아 중앙선이 맞도록 유도하면서 마무리 했다. 물론 좌측의 어금니들도 잘 물리도록 유도하였다.
치료 전, 후의 구내사진 비교이다. 덧니를 해소하였으며 위, 아래 치아 중앙선이 잘 맞도록 유도했다. 좌, 우측 어금니 교합관계를 자세히 보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른쪽은 Class I molar key(정상적인 구치관계)이고 좌측은 Full Class II key(어금니들이 치아 하나씩 만큼 앞으로 밀려와서 물리는 관계)이다.
하지만 이는 임상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 즉 심미적으로나 기능적으로(저작 효율 등) 큰 차이가 없다는 말이다. 반면 소구치(작은 어금니) 하나를 소실했다는 것은 확실한 사실이다.
치료 전, 후 측모 방사선 사진에서 측모의 변화는 거의 없다. 즉 덧니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앞니 (특히 위 앞니)의 전후방적 이동이 거의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음으로 비발치 치료를 시행한 경우다.
첫 번째 경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방향만 반대이다) 좌측 교합은 양호하지만 상악 우측 송곳니가 덧니로 나고 있다. 위에서 본 방법대로 송곳니 후방의 소구치를 발거하고 치료할 수도 있지만 비발치로 진행하기로 했다. 이유는 다음 사진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
Angle 시대 이후 점차 발치 교정이 일반화 되다가 최근 들어 다시 비발치 교정이 많이 시행되는 이유는 바로 교정용 Mini-implant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비발치로 덧니를 해소하거나 입술돌출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공간 확보라는 작업이 필요하다. 즉 덧니를 배열할 공간, 앞니를 뒤로 당길 공간이 필요한 것이다.
교정용 Mini-implant가 발달하기 전까지 이런 작업은 Headgear나 가철식 장치 등 환자의 협조를 요하는 방법으로 진행했었다. 이때 그 효과가 미비하였으며, 실패하는 경우도 많았다(발치치료를 선호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교정용 Mini-implnt가 발달하면서 이런 작업이 매우 용이해졌으며 성공률도 많이 증가하였다. 이에 따라 발치 치료에 대한 접근이 매우 신중해지고 있는 추세다.
상악 우측의 어금니들을 뒤로 당기면서 동시에 송곳니를 배열하였다. 치아 절반 정도 II급 (앞쪽)으로 물리던 작은 어금니들이 오히려 치아 1/4 정도 III급(뒤쪽)으로 물리는 것을 볼 수 있다.
화살표로 표시된 교정용 Mini-implant를 기준으로 관찰했을 때 어금니들이 후방으로 이동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덧니가 해소되었으며 위, 아래 치아 중앙선이 잘 맞는 것을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치료 전, 후 측모 방사선 사진에서 안모의 변화는 거의 관찰되지 않는다. 이는 덧니 배열 과정에서 앞니들이 앞으로 거의 밀리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덧니 해소에 필요한 공간이 어금니의 후방이동에 의해 얻어졌음을 말해준다.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발치와 비발치에 대한 논쟁은 현대 교정학계에서도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발치치료와 비발치 치료 모두 각각의 장, 단점이 있으며 어느 방법이 좋다고 판단하기엔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한 가지 방법이 유리한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금니를 뒤로 밀어야 하는데 후방에 뼈 공간이 부족한 경우에는 (CT나 Panorama 등을 이용해 확인 가능합니다) 어쩔 수 없이 발치 교정을 진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환자분에게 가장 유리한 치료 방법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발치치료와 비발치 치료의 적응증 및 장, 단점을 이해하고 각각의 방법으로 치료를 진행할 수 있는 지식 및 경험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글: 윤순동
보건복지부장관인정 교정전문의
미국치과교정학회(AAO) 인터네셔널 멤버
세계치과교정의사연맹(WFO) Fellow
대한설측교정학회 회원
Damon User group 정회원
조선대학교 치과병원 교정과 인턴, 레지던트
연세대학교 대학원 치의학박사과정 (교정학 전공)
전) 연세우일치과병원 교정과 과장
현) 가지런e 교정치과 네트워크 원장(천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