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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셋 낳고 이빨 멀쩡한 여자 없다?

[이승훈의 재미있는 입속여행]-⑧

얼마 전 한 독자로 부터 메일을 받았다. 사랑니와 관련된 기사 중에 '임신 중에 사랑니 발치는 번거러울 수 있으니 미리 뽑는 것으로 임신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라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렇다면 임신 중에는 아예 치과 치료가 불가능한 것인지 또 임산부는 어떻게 구강관리를 해야 하는지에 관한 질문을 담고 있었다. 좋은 질문을 해주신 독자 분께 감사를 드리고 오늘은 임신 중 구강 관리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우리 속담에 '애 셋 낳고 이빨 멀쩡한 여자 없다.'라는 말이 있다.  임신이라는 것은 산모의 몸 입장에서는 여태까지 단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일대 사건이다. 몸의 항상성을 이루고 있는 혈압, 체온, 호르몬 등에 크고 작은 변화가 일어나고 자신 외에 또 하나의 생명을 위해서도 많은 부분을 할애해야만 한다. 하지만 임산부의 영양 자체를 태아에게 직접 빼앗기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관리만 잘 해 준다면 출산 후 건강한 구강 상태를 유지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임신성 치은염

잇몸이 증식되는 모양으로 붓는 것이 특징이다. 임신 말기에 완화되기 시작해서 출산 후 소실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임신 중 호르몬의 변화가 원인이지만 관리 소홀 역시 중요한 원인이다.

 

위 사진은 임산부에게 가장 흔한 임신성 치은염의 사진이다. 임신으로 인한 호르몬의 변화가 잇몸을 자극해서 붓게 만드는 것이 원인이지만 그 보다 더 큰 병의 원인도 있다. 바로 환자의 관리 소홀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몸을 씻거나 이를 닦는 이유는 외출을 준비하기 위해서이다. 연휴나 주말에 하루 종일 집안에서 쉴 때도 평소처럼 이를 닦는 경우는 드물다.

 

임산부는 바깥 외출을 삼가하고 집안에서만 시간을 보내는 것이 대부분일테고 또 몸이 무거워져서 평소보다 게을러진 것 역시 한몫하다 보면 상대적으로 구강 관리가 잘 안되는 경우가 많다. 임신성 치은염은 호르몬의 변화와 관리 소홀에 의한 두가지 요인이 만나서 발생하는 증상이다. 따라서 임산부의 관리에 따라 상당 부분 예방이 가능하다.  혹시 발병 됐다 하더라도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임신성 치은염은 임신 9개월에 들어서면 소실되기 시작해서 출산 후에는 자연스럽게 없어지는 것이 보통이고 잇몸 뼈에는 후유증이 남지 않는다.

 

 

운동 선수들 뿐 아니라 임산부에게도 필요하다. 아기의 태명을 집어넣은 마우스 가드를 선물한다면 산모와 아기 모두에게 기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출산 후에 이가 흔들리는 증상에 대해서는 치과의사들 간에도 의견이 분분하다. 관리가 되지 않은 잇몸병이 출산 시에 과도한 힘에 의해 심화된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출산 호르몬인 옥시토신이 몸 전체의 근육에 영향을 미치는데 출산시의 고통으로 이를 악문다면 변화된 치주 인대가 외력을 버티지 못하고 치아 동요가 생긴다는 연구 논문도 있다.

 

두 가지 주장 모두 출산 시에 과도한 힘이 가해진다는 점에서는 일치함을 생각하면 출산 시에는 마우스 가드를 사용해서 이가 흔들리는 것을 예방하는 것이 좋겠다.

 

임신 전에 충치 치료를 미리 해두는 것이 좋은 이유는 임신 중에는 치과 진료가 어려워서도 있지만 아기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충치의 원인 균 중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S.mutans(Streptococcus mutans)의 경우 출생 직후에는 구강 내에 존재하지 않는다. 주로 어린 시절 부모에게서 또는 연인 간의 스킨 쉽을 통해서 감염되는 경우가 많은데 S.mutans에 감염되지 않은 사람은 이를 전혀 닦지 않아도 좀 처럼 이가 썩지 않는다

 

S.mutans의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보호자가 아기의 손이나 입술에는 뽀뽀를 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엄마의 입 안에 진행 중인 충치가 있다면 S.mutans의 양 역시 많기 때문에 감염 역시 빠르게 이뤄진다출산 후에는 산후 조리에 신경 쓰기 바빠서 치과 치료를 받을 여유가 없는 것이 보통이니 산모 뿐 아니라 아기를 위해서라도 임신 전에 미리 충치 치료를 받도록 하자.

 

임신부의 치과 주의사항

 

1. 가능하면 임신 전에 매복치 발치, 충치 치료 등의 치과 진료를 마쳐두는 것이 좋다.

 

2. 치과 진료 전에 임신 또는 모유 수유 중 일 때는 반드시 미리 얘기하자. 사전에 산부인과 담당의와 치과 치료 가능 여부를 상담하고 치과를 방문하면 더욱 좋다.

 

3. 치과 진료에 가장 안전한 시기는 4~6개월이다. 그 전에는 유산의 위험성 이후에는 조산의 위험성이 있다.

 

4. 치과의 방사선 조사나 각종 약물은 태아에 영향이 미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5. 약이나 영양 보조제 등이 필요할 때는 산부인과 선생님과 상의하자. 급하게 진통제가 필요할 때는 복합 진통제가 아닌 타이레놀을 복용하는 것이 비교적 안전하다.

 

6. 아기가 중요한 것 이상으로 산모의 몸 역시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것엄마가 행복해야 아기 역시 행복하다.


 

글: 이승훈

필자 이승훈은 단국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이수백치과 원장으로 근무 중이다.

대한치과의사문인회 회원으로 진료와 더불어

개성이 강한 작품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