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홀로 떨어진 ‘섬’과 같은 존재이다. 그 사람이라는 각기 다른 섬을 이어주는 건 다름 아닌 ‘말’이라는 교각이다. 말 덕분에 우리는 외롭지 않다. 멀리 떨어진 섬과 어울리며 함께 살아갈 수 있다. 말이라는 교각의 재료를 들라면, 주저하지 않고 ‘진심’이라 말하겠다. 그렇다. 말에는 진심이 들어 차 있어야 한다.
상대가 구사하는 단어 하나하나를 허투루 넘기지 않고 진심으로 듣는 자세, 상대의 이야기를 가슴으로 가져와 해석하는 진지한 방식, 말 한마디를 하더라도 진정성을 녹여내는 태도야말로 이 책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골자라 하겠다. 치과라는 울타리에서 작은 사회를 만들고 운영하면서 많은 사연이 생겨난다. 그 사연들을 글로 남기기엔 어려움이 많지만, 그럼에도 세상에 태어난 문장들이다. 함께하는 마음으로 읽어봐 주시기를 기대한다.
이 책은 최근 수년간 치학신문에 게재했던 글들을 중심으로 엮었다. 시간과 공간의 틀에 얽매이고, 기획자의 재촉에 쫓겨 급히 쓴 글들도 있다. 명문도, 거칠기 짝이 없는 글도 있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들 모두가 평소에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낸 글들이란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생활 현장에서 찾아낸 치과의사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대로 묵히기는 아쉬웠다. 다행히 기회가 닿아 수필선집 1권 '살아가는 이야기'를 한정판으로 펴내게 됐다.
활자화된 책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언젠가 2권이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하며, 아직은 까마득한 길 한가운데에 선 39명의 치과의사 필자들을 소개드린다.
<살아가는 이야기 / 치과의사 39인 공저 / 뱅크북 간 / 152×223, 306면 / 값 15,000원>
■ 수필집 '살아가는 이야기' 차례
강기현 : 수욜 만남
강익제 : 페이닥터에 관한 생각
고성준 : SNS도 알아야 활용한다
구본석 ; 독일여행 이야기
권기홍 : 나의 가족들
김동석 : 빈틈
김병준 : 아버지의 칠순
김봉옥 ; 스페인 여행
김상환 : 자랑스러운 치과의사
김영주 : 동문회를 다녀와서
김용호 ; 추운데 오바들 잘 입고 다니고…
김재영 ; 색소폰 배우기
김평일 : 銀退와 金退, 정신차려 보니 隱退
김현성 : 피아노치과 원장, 김현성입니다
류성용 : 나의 마라톤 풀코스 입문기
문상원 : 어떻게 치과를 할 것인가
박병기 ; 月과 月이 모이면 왜 朋이 될까
박용호 ; 나의 진로 탄생기, 1973년
백상현 : 우리는 양심치과입니까
송재경 : 본질의 오해와 훼손
심경목 : 사랑니 발치와 경영
양혜령 : 치아건강과 지금의 나
염지훈 : 쇼팽
유선태 : 끈적한 잎사귀를 사랑하며
이승룡 : 요즘 환자 부모와 치과의료인
이영만 : 어머니의 호박
이재호 : 깨달음
이흥우 ; 우리동네 Y원장
임창준 ; 임플란트 소회
장미경 : 삶을 담은 편지의 무게
정규범 : 응급실 생생후기
정유란 ; 미니멀리스트로서의 삶
조서진 : 디지털 디톡스
조재오 : 짬밥의 추억
최병기 : 동창회의 의미
하상윤 : 비움의 강력한 힘
허용수 : 서정이 이모
황영필 : 한 여름밤의 단상
황종민 : 양악수술로 바라본 정보화시대의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