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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가

'투 트렉 GAMEX'는 흥행에도 성공했을까?

학술 부문의 '명성' 여전했지만, 전시회 차별화가 남은 과제


코로나 팬데믹의 와중에 열린 GAMEX 2021은 흥행에 성공했을까? 지난해 오프라인으로 계획했던 행사가 갑자기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실망한 회원들의 기다림이 길었던 탓인지 2년만의 오프라인 행사엔 사전등록 인원만 4468명이었을 정도로 호응이 컸다. 조직위가 대회 마지막 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힌 최종 참가 인원은 현장 3200명에 온라인 1500명으로 총 4700여명. 이는 코로나 이전의 GAMEX와도 큰 차이가 없는 숫자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오프라인 행사를 포기한 작년 대회 당시의 일일 확진자 수는 91명이었지만, 올 대회 당일 확진자 수는 3,273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었다.


아무튼 조직위는 일찌감치 온오프라인 투 트렉으로 코로나에 대비했고, 이점이 회원들에게 좋은 선택지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4차 대유행 속에서도 GAMEX는 특히 학술 부문에서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었다. SIDEX도 그렇지만 GAMEX 학술의 가장 큰 특징은 개원가의 임상에 직접적으로 연결시킬 주제들을 들고 나온다는 점이다. 이번 역시 많은 유익한 연제들이 참가자들의 사랑을 받았는데, F&I임플란트연구회, 선진임플란트연구회, SKCD연구회, BDPG연구회 등 4개의 임플란트연구회가 소속 연자들을 내세워 각자의 유니크한 임상 노하우를 전달한 'Research Session'은 특히 흥미로웠다.    
임상과별 강연도 참가자들의 인기를 모았다. 이번 대회에선 엔도, 보철, 교정, 임플란트, 구강악안면외과, 치주, 소아치과, 교합에 경영강연까지 참가자들을 맞았는데, '왜 내가 엔도하면 아플까', '환자도, 나도 행복한 국소의치 장착법', '성장잠재력의 도움을 받는 자연추구 바이오교정', '수평골 흡수 대처법' 등 제목부터가 감각적이어서 들을 강연을 고르는 입장에선 외면하기가 무척 힘들었을 듯 보인다. 

 


일요일 오후, 왁자지끌한 전시장을 빠져 나와 건너 편의 한 강의실 문을 열어 보고서 깜짝 놀랐다. 거기엔 적당히 거리를 유지한 의자들을 가득 메운 청중들이 연자와 하나가 된 듯 강의에 몰입하고 있었다. 마치 건너 편 전시장의 소란과는 무관하다는 듯한 모습이어서 아름답게 보이기까지 했다. 강의명은 조리라 교수의 '환자도 행복하고 나도 행복한 국소의치 장착의 노하우' 였다.  
조직위는 이번 대회의 45개 강연 중 연자의 사전동의를 얻은 18개 강연에 대해 홈페이지에서 '다시보기'를 제공하고 있다. 

 

기자재전시회 역시 크고 작은 부스들로 아기자기하게 참가자들을 맞았다. 전체 552부스 규모. 오스템, 네오바이오텍, 덴티스, 메가젠 등 임플란트 업체들이 전시장을 크게 차지했고, 중소 기자재 업체들이 주변을 감싸 안은 구조였다. GAMEX는 지난해 오프라인 행사가 취소되면서 참가 업체들의 부스비를 100% 환불했는데, 이같은 상생정책이 이번 대회 부스 완판으로 이어졌다고 조직위는 보고 있다.    

전시장은 크게 북적인다는 느낌은 없었지만, 꾸준히 고르게 참관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평소 궁금했던 디지털 제품들을 둘러보고, 이벤트 매장에서 무리지어 물건을 고르는 모습들이 쉽게 눈에 띄였다. 일부 업체들은 '학술 부문의 투 트랙이 참가자 수를 줄이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불평하기도 했지만, 조직위로선 현장 참가자들에게 전시장에서 쓸 수 있는 3만원 상품권과 백화점 상품권 2만원권에 주차비를 지원하는 등 나름 인원 동원에 신경을 많이 쓴 결과였다.  
따라서 이번 행사는 공간구성과 방역 그리고 흥행에서 점수가 깎일만한 요소는 발견하기가 어려웠다. 다만 GAMEX만의 특징을 전시 부문에선 살리기가 어려웠다는 점이 아쉬웠는데, 그러다 보니 소비자 입장에선 '가도 그만 안 가도 그만인 전시회'로 분류될 수 있는 데다 일부 권역 행사와도 일정이 겹치면서 엑티비티가 떨어졌을 가능성은 있다.  

 


어떤 전시회든 스토리를 입혀야 힘을 얻는다. 세계 치과기자재 시장에서의 IDS의 지위와 국내 치과계에서의 SIDEX의 입지를 보면 이는 확연해진다. 2년에 한번 열리는 IDS는 전 세계 치과기자재, 특히 신제품의 집결지이다. 글로벌 치재업체들은 대부분 IDS 일정에 맞춰 신제품을 런칭한다. 왜냐하면 이들에겐 IDS야말로 세계로 나가기 위해선 반드시 거쳐야 하는 뚜렷한 관문이기 때문이다. SIDEX 역시 국가대표 이미지를 굳힌 지 오래다. 좀 더 건강한 행사로 발전할 여지는 남아 있지만, 전시회 자체에서 대표성을 의심받은 적은 한번도 없다. 따라서 치재협과의 오랜 갈등에도 불구하고 대기 부스들이 줄을 서고, 소비자들도 이곳에선 마음 먹고 장바구니를 집어든다. 


GAMEX는 무엇으로 소비자들을 유인할 것인가? 이런 고민이 없다면 10년이 가도 그냥 그저 그런.., 일정 부분에선 무척 이기적일 수밖에 없는 많은 지부 전시회 중 하나로 남을 뿐이다. 때문에 지금쯤엔 장기적인 목표를 세워 GAMEX에 스토리를 입혀 나가는 브랜딩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며, 이것이야말로 참가업체 하나에 일희일비하는 현재의 전시 프레임을 타개할 유일한 해법일지 모른다. 
내년 대회인 GAMEX 2022는 9월 17~1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