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디트로이트의 2년제 지역대학(Community College)에 들렸다. 구강위생과를 비롯하여 20개과 중 CSI(Crime Scene Investigator; 범죄현장 조사)과가 신기했는데, 이제는 미드를 통해 잘 알려져 있다. 지역주민은 학비가 없고, 4년제 대학에 진학하면 취득 학점을 그대로 인정한다. 1988년 방학 중에 대학 문창과가 시민을 위한 강좌를 열었다. 글쓰기에 문외한인 아내가 친구 따라 등록하더니, 기승전결에 주제가 뚜렷한 콩트 세편을 써내고, 홍보이사로서 대전광역시 약사회지를 창간하여 3년을 꾸려갔다. ‘외갓집 풍경’은 필자의 ‘할아버님 댁’과 짝을 이루어, 서정 태선희의 그림으로 꽃단장한 뒤 대전문학관 ‘명사 시화전’에 걸렸다가, 이제는 우리 거실로 돌아왔다. 치인문학 윤양하 원장의 주선으로 멜로디까지 얻었다(CD).이제 상설강좌로 자리 잡은 문창과 강의는, 노후 시민들에게는 생의 의미를 다시 부여하고 사회통합에도 기여하는, ‘제2의 문맹퇴치 운동’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걸출한 이야기꾼(Story Teller) 황석영 씨의 말실수(?)가 잦다. “오늘날 한국문학이 이 꼴이 된 것은 문예창작과 때문(2015. 9).” 이라
H 일보 칼럼 ‘메아리’에 의하면, 다큐멘터리 ‘공범자들’에서 MBC 해직 PD 최승호 감독은 ‘주범’ MB에게 “김재철 MBC 사장을 낙하산으로 보내 공영방송을 망쳤다”고 돌 직구(?)를 날린다. MB의 당연한 대답“그 사람한테 물어보세요.”에 헛웃음이 나온단다. 관객 감상평에는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얘기가 많고, MBC 대주주인 방문진 회의록에 노조원 기자·PD의 업무배제를 ‘작당’하는 공범자들의 추악한 민낯이 드러났단다. 팩트를 곧잘 잊어버리는 국민이니까 잠깐 경과를 되돌아보자. 먼저 앵커·해외특파원·지역방송국사장 등의 경력이 하나도 없는 ‘카메라출동’ 기자출신의 48세 노조위원장 최문순씨가, 파업주도와 해직을 거쳐, 느닷없이 매출 1조5천억 직원 3,400의 대기업 MBC 사장이 되는 큰 사건이 있었다.다음으로 3년 임기가 끝난 2008년 8월에, 출범 초기의 MB정부를 위협한 ‘광우병쇠고기 촛불난동’을 MBC가 유도하였다. 많은 국민이 집단최면에 속았는데, 주연 중 한분인 수의사 박상표씨가 년 전에 자살한 사정은 잘 모르겠으나, MBC 신뢰도를 치명적으로 망친 것은 바로 ‘거짓’ 선동방송이었다. 셋째, 영화는 감독놀음이요 완성도는 편집이
영화를 인터넷으로 받아보게 되면서 한글 자막(caption) 서비스가 많아진 것은 좋은데, 배급사와 제휴하지 않은(불법?) 경우, 포복절도할 불량 번역이 따라붙는다.아직 따끈따끈한 액션영화 ‘Baby Driver’를 보자 (세 문장 중에 마지막이 자막).“Are you IN, Baby? - 너 일 함께 할 거야? - 너 안에 있니?” “PULL over there. - 차 저기에 세워. - 저쪽에 땡겨.” “I’ll take the BILL. - 계산은 내가할게. - 내가 이 법안을 처리할게.” “Who FIRED first? - 누가 먼저 쏘았어? - 누가 먼저 해고(解雇)했어?” “Criminal on the LOOSE. - 범인은 도주 중 – 범인이 느슨해.”믿기 힘들다면 위디스크에서 직접 다운받아 보시라. 인공두뇌(AI)가 번역이나 기사를 쓴다면 가끔 벌어질 법한, 실력부족이 낳은 소통불량 해프닝이다. 이와 같은 소통 부재는 인간 사이에도 흔하다. 국민당이 일으킨 물의(?)를 두고 더불어 당 추미애 대표가 ‘머리 자르기’라는 실언을 해서 물의가 있었다. 추의 발언은 의미 없는 갓난아기 옹알이나 논리·문법에 맞지 않는 학령 전(學齡前) 아동의 ‘아무
평양에서 파견한 공비(共匪)나 다름없는 성주 특공대 10여 명이 검문소를 설치하고, 사드기지로 가는 군용 트럭과 대한민국 경찰을 막고 있다고 한다. 이들을 체포 구금 등 즉시처리하지 않고 방관하는 것은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라는 대통령 선서에 배치되는 직무유기요, 국민과의 ‘계약’ 위반이다. 제 3자의 눈으로 보면 남·북한 정부가 ‘공조(共助)’하여 사드배치를 막는 꼴이니, 스스로 이런 추태를 보이면서 시진핑과 푸틴에게 북한 제재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는 부탁은, 소가 웃을 코미디 아닌가? 이런 부탁의 진정성은 김정은조차도 믿지 않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까놓고 “사드야 썩 물러가라!”고 외칠 것을 또 하나의 대안, 즉 플랜 비(Plan B)로서 제안한다. 군에서 전략적으로 가장 꺼리는 것이 전선(戰線)의 돌출부(Saliant)다. 측방 보호와 보급선 확보가 모두 악몽이다. 옆구리가 시리면 사기(士氣)도 떨어지지만, 적군은 그 밑 부분을 관통하여 포위·고립·섬멸한다. 알루샨열도·일본·오키나와·필리핀을 잇는 선에서 불쑥 튀어나온 한반도는 바로 방어하기 까다로운 돌출부다.일찍이 스탈린과 마오쩌둥의 영토적 야심을 저지하려는 에치슨 라인(195
대한민국 정통성의 부정이 곧 종북은 아니다. 김일성 침략은 3년 남짓한 남북 간 격전을 가져와, 엄청난 사상자와 재산피해로 감정의 골이 깊을 대로 깊어졌다.한편으로 5백만이 남하하고 소수가 월북하여 좌우가 선명하게 구분된 덕분에 안정을 되찾은 측면도 있다. 그러나 피난민과 반공포로 석방 등 간첩이 섞여들 기회도 많아, 휴전 후에도 억울하게 체포·고문·처형된 국민이 꽤 있었다. 소련 해체 이후 비밀 해제로 6·25의 진상과 문화대혁명의 처참한 실상이 드러나자, ‘전환시대의 논리’ 저자인 리영희씨는 회한의 눈물을 흘렸다는데, 5·9 대선이 한창일 무렵 문재인 후보(당시)는 여전히 이 책을 추천하였다.기막힐 노릇이지만, 세상에는 별별 일도 별별 사람도 참으로 많다. 그래서 정치성향을 구분하는 기준을 ‘종북’이 아니라, 대륙주의자냐 해양주의자냐로 바꿔보는 것이 어떨까? 대한민국 장래를 위해서는 과거처럼 대륙(중국)을 껴안아야 한다는 주장과, 반만년 역사에 처음으로 정신적·물질적으로 최고의 발전을 가져다준 해양주의로 가자는 주장, 이 두 가지 주장을 두고 “잣대 또는 의제”로 삼자는 말이다. 김정은의 침략야욕과 핵미사일 불장난을 억제하려고, 이역만리에서 인계철선 역
횡단보도는 검은 아스팔트와 흰 페인트가 차례로 이어지는 얼룩무늬라서, 영국인들은 Zebra-crossing이라고 부른다. 무언의 ‘약속’에 따라 운전자는 보행자가 지날 때까지 참고 기다린다. 단 아무 데서나 무단 횡단하면 절대로 봐주지 않는다.“약속위반이니 목숨을 걸고(at your own rlsk) 건너라!”는 식이다. 더블린의 필수순례코스인 기네스 맥주공장. 7층 스카이라운지에서 구수한 흑맥주 한 파인트를 받아, 시내를 둘러보며 마시는 것은 멋진 경험이다. 몇 블록에 걸친 공장 부지를 년 45파운드에 ‘9천 년 간’ 임대계약 했다고 한다(1759). 1층 바닥에 있는 작은 유리창으로 계약서가 보인다. 튜더왕조가 엘리자베스 1세로 끝나자, 스코틀랜드 왕 제임스 6세가 편지를 보낸다. 옛날 헨리 8세가, “후손이 없으면 왕위를 물려주겠네.”라고 ‘약속’했다는 주장이다. 결국 그는 잉글랜드의 제임스 1세로 즉위하여 스튜어트왕조의 시조가 된다.처칠 수상의 할아버지는 스페인 계승전쟁(1702~1714) 때 큰 공을 세워 말보로 공작 서품을 받은 존 처칠의 7대 손이다. 그때 하사받은 광활한 영지(領地)에 매긴 세금이, 지금도 변함없이 1년에 10파운드라던가. 하
오락이라고는 영화 관람이 거의 전부였던 5, 60년대에, 중고생과 군경(軍警)은 입장료가 반액이었다. 국가가 소멸될 위기에서 신명을 바쳐 대한민국을 구해낸 제복의 젊은이들에게는 짧은 휴가를 보낼 곳도 별로 없었으니, 마음 같아서는 무료입장이라도 시켜주고 싶었으리라. 학생은 왜 깎아주었을까? 우선 좋은 영화 관람은 수업의 연장이다. 관객이 적은 시간대에 단체입장을 유도하는 극장의 전략도 있다.그러나 한편으로는, “아직 배우는 단계에 있는 어리고 미숙한 학생은, 열심히 영화를 만든 제작자·감독의 깊은 뜻을 절반도 이해하지 못한다. 따라서 아이들에게 어른의 요금을 받기는 좀 미안하다.”, 그런 의미도 있지 않을까? 문재인씨는(당시)작년 12월 원전의 공포를 그린 재난영화 ‘판도라’를 관람하고, ‘탈 원전 정책’에 대한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영화사 측은 당시 관람요금의 최소한 절반은 돌려주어야 한다. 개봉 당시도 그랬지만 다시 봐도, 원자력 발전소를 없애자는 판단은 영 이해할 수가 없으니까. 서두에 “이 영화는 전부 허구(虛構)”라는 멘트가 나오고, 엔딩 크레딧 부분에는 판도라의 신화를 빌려, “한 가지, 희망은 남아 있다.”라고 말하지 않는
존 포드의 명화 “나의 계곡은 푸르렀다(How Green Was my Valley, 1941.”는 격변의 20세기 초 남부 웨일스 탄광촌이 배경이다. 가파른 경사를 따라 돌로 지은 6-8 채쯤의 그림 같은 연립주택을 Terrace라고 부른다. 단독주택은 Detached House, 두 집을 잇대어 지으면 Double Detached다. 대부분 영국인들이 이런 집에서 산다. 대도시에서 이따금 ‘고층 주상복합’이 눈에 띠는데, 막 이민 온 노동자 등 극빈자를 위하여 지방정부가 지은 ‘값싼 임대아파트’로, 플랫(Flat)이라고 불린다.저 건물에 화재라도 나면 어쩌나 싶더니, 얼마 전에 24층 그렌펠 타워 대형 참사보도를 보았다. 영화 ‘나의 계곡’에서 모건 집안 여섯 부자는 모두 광부인데, 막내(Richard Llewellyn의 자전소설) 만은 광부를 면하라고, 온 가족이 합심하여 학교에 보낸다. 일찍이 잉글랜드의 에드와드 1세가 정복하고(1282), 헨리 8세가 완전 합병한, 웨일스의 석탄은 영국 산업혁명을 떠받쳐준 동력이었다. 켈트의 나라 아일랜드는 5세기에 성 패트릭에 의해 카톨릭 화 했으나, 잉글랜드 헨리 2세가 침략하여 대군주로서 원격통치를 한다(117
현재의 달라 가치를 7, 80년대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GNP가 3-5천불을 넘어갈 때 식료품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식재료의 질(육류 비율)에도 변화가 온다고 한다.다시 소득이 한 단계 더 올라가면 비만과 혈압에 신경을 쓰고, 양보다 질, 특히 맛을 즐기는 식도락 수준으로 올라선다. 한국인의 평균수명이 가파르게 높아지면서 고령인구시대를 맞이하였다. 백세시대를 바라보며 이제는 암은 물론이요, 고혈압·당뇨병 같은 ‘침묵의 살인자’, 즉 성인병을 두려워한다. 그리하여 TV 채널은 소위 ‘먹방(먹을거리 방송)’이 점령하고, 신문·잡지는 건강식품 심층취재가 대세다.신종 직업 ‘방송인’의 지위에 셰프(요리사)가 대거 진출한지 오래요, 내과·가정의학과의사는 물론, 영양사와 약사 한의사가 패널을 장악하여 인기인(Celebrity)이 되었다. “과연 전문직업인이 맞아?” 할 만큼 피차에 아슬아슬하게 비전공 영역을 넘나들면서, 구수한 입담을 풀어낸다. 평균수명 30 안팎이던 4백여 년 전 의학백과전서인 ‘동의보감’이, 음식과 환경이 변하고 고령화된 현대인의 암이나 성인병에, 만능해결사로 인용되는 현상도 또 하나의 ‘불가사의’다. 몸에 좋다면 남아나는 것이 없는 나라에 현
신흥초등 4학년(1952) 우리 반에는 청소당번 외에도 또 하나의 일거리가 있었다.학교 뒤에 흐르는 대동 천을 따라 메뚜기와 개구리를 잡으러 다녔다. 여름 방학에도 돌아가며 선생님 댁 오리를 먹여 살린 노동력 착취(?)였는데, 사실 나눠주시는 알사탕보다 사냥(?) 자체가 즐거운 놀이였다. 물자가 귀한 전쟁 중에 달걀보다 큰 오리 알과 고기는 꽤 잘 팔려, 교사의 박봉에 오리 사육은 짭짤한 부업이었으리라.건강보험이 확대된 1980년대 중반에 각 구마다 조합이 있었다. 이사장은 은퇴한 여당국회의원 선거참모요, 의사 다섯쯤이 무보수 이사였다. 전산화가 이루어지기 전이니까 예산의 30%가 인건비요, 월례회 겸 점심식사는 흔히 오리 로스구이였다.느끼함을 잡으려고 겨자와 부추절임을 곁들여도 별로 당기지 않지만, 경비절약을 위한 선택이니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때만 해도 오리고기 값이 착했으니까. 금수저도 아니요 인상도 별로인 닉슨 대통령은, 외교에 집중하여 취임 다음해부터 핑퐁외교로 군불을 때더니, 드디어 베이징으로 날아가 꽉 막혀있던 중·미관계(Sino-American Relation: 1972)를 풀었다. 마오가 대접한 페킹덕은 명나라 주원장 때부터 명성이 높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