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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완 칼럼

남성불임의 가장 흔한 원인은…

[조성완의 고개숙인 남자]- <24>

 

이혼하는 부부가 나날이 늘어 조금 과장한다면 결혼소식보다 이혼소식이 더 많이 들리지 않나 의심할 정도다. 겉으로 보기에는 너무나 화목해 보였는데 갑자기 이혼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면 일종의 배신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과거에는 둘 사이에 아기가 있으면 그나마 이혼을 재고하는 중요한 요인처럼 생각했는데, 여성들의 경제자립도도 높고, 남편들이 아이를 맡더라도 육아가 과거보다는 조금 수월해졌는지, 이혼의 큰 장애가 되지 않는가 보다. 부부 사랑의 결실인 아이가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게 되는 것이 가슴 아프지만, 이혼이 늘어가는 것은 막을 수가 없는가 보다.

 

반면에 아이를 너무나 갖고 싶은데 생기지 않아 고민하는 부부들도 전체부부의 15%정도나 된다. 아이가 없다고 반드시 불행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두 사람이 간절히 원하는데 안 생기면 그 만큼 속상한 일도 흔치 않다. 자기가 사랑하는 배우자나 자기 자신을 닮은 생명이 생겨나 성장한다는 사실은 자식을 키우는 사람들에겐 당연한 일이나 심지어 귀찮은 일처럼 쉽게 느낄지 몰라도, 안 되는 부부에겐 간절한 희망사항이기 때문이다. 물론 사회가 성숙해져서 반드시 내 뱃속에서 키운 아기가 아니더라도 입양을 통해 소중한 인연을 만든다면 입양아 수출국이라는 오명도 벗을 수 있겠지만, 내 아기를 먼저 찾는 본성을 부인할 수 없으니 불임을 해결하는 의사들이 필요한 것도 당연하다.

 

남편의 문제로 불임인 부부가 많다는 것이 최근 많이 알려져 임신이 안 된다고 아내들만 고생하는 풍토가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남편들은 소극적이다. 막상 부인의 눈물이나 협박에 못 이겨 정액검사를 받고, 정자의 수나 운동성, 모양에 이상이 있다고 듣게 되면, 자신의 자존심이 무너졌다고 생각하기도 하는데, 막상 구체적인 원인을 알고 보면, 후회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남성불임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손꼽히는 정계정맥류도 남자로서 하자가 있어서가 아니라 단지 고환의 정맥이 부풀어 고환의 기능을 방해하는 하나의 병일뿐이다. 보통 왼쪽 음낭에 고환 위쪽에 혈관덩어리가 부풀어 호두껍질처럼 울룩불룩한 표면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정도에 따라 만지거나 힘을 줘야 알 수 있기도 하지만, 심해지면 평상시에도 쉽게 보이며, 고환의 기능을 방해하여 정자의 수나 움직임이 조금씩 떨어져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불임이 되기도 하며, 가벼운 통증이나 고환의 위축이 생기기도 한다. 10대 후반부터 언제든 발견될 수 있어 빨리 수술치료로 원인을 해결할수록 피해가 적지만, 늦게 발견되어 고환손상이 심해지면 수술 후에도 다시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음낭의 이상이 발견되거나 임신에 문제 있어 원인을 찾던 분에게서 정계정맥류가 확인되면, 적절한 수술치료를 받아 더 큰 피해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자신에게 문제가 있을까 의심하면서도 검사받기를 피하거나, 문제의 원인을 알고도 외면하다가 일을 키우는 것은 성인남자다운 행동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당당하게 맞서 헤쳐 나가려는 각오만 있다면, 해결의 열쇠는 너무나 가까이 있는 지도 모른다.

 

글: 조성완

이윤수조성완 비뇨기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