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8월 15일 해방을 맞아 조선의 치과계는 환희 속에서 당면 문제에 대응하느라 분주했습니다. 치과계 최초의 종합지로 1946년 5월 1일에 발간된 『朝鮮齒界』 창간호에는 당시 치과계 구성원들이 어떤 생각을 하였고 무엇을 위해 노력했는지 생생하게 나타나 있습니다. 그 내용을 연재하면서 70년 전 선배들과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당시의 맞춤법이 지금과 적잖이 다르지만 원문 그대로 두었습니다. <정리: 조영수>
■ 해방 전후의 적십자병원 치과 <적십자병원 치과 노희서>
해방 전후의 本院 치과를 간단히 소개하려 합니다. 1944년에 본인이 취임하였으며 本치과에 조선인이 근무키는 이것이 처음인가 봅니다.
당시 서울종합병원 치과 중 조선인 의사의 有在 활동을 볼 수 없는 곳은 적십자병원 치과 뿐이었읍니다. 이 때 나는 몇가지 장래 일을 생각하고 本치과에서 일하기 주저치 않으며 間或은 本意 안인 복종을 한 때도 잇었습니다.
당시 本科에는 치과의사 2人(日男), 조수(日女) 1人, 합 3人인데 과장(志田)이란 자는 사무장 무슨 長을 겸하야 實上 병원을 총지휘하는 인물로 치과와는 별 관계 없는듯이 환자 한 명도 진료치 않고 助手란 女子난 도로혀 妨害之人物이었습니다.
본인이 들어가기 전에는 1人(日人)이 그 많은 환자를 어떻게 취급했는지 모르나 내가 취임해서도 평균 3시간 동안에 각 20여명 式(외과․ 보철도 포함) 보았습니다.
다시 말하면 환자를 동정하야 點心 못 먹는 때가 많았고 電燈 下에서 기공하는 일이 예사였으며 의사로서 무성의한 것은 않이었스나 환자의 不滿感을 면치 못할 때도 있은 듯합니다.
그리고 내가 처음 들어와서 더욱 놀랜 것은 설비 不完全이었습니다. 椅子 3臺 중 2臺는 전연 不動이요, 「유닡」하나는 불어졌고 다른 「유닡」 2個도 시원치 않았습니다. 또 치료 기계 똑똑한 것 하나도 없고 그마나 부족하니 내가 불편한 것보다 환자에게 더 미안하얐습니다.
全 日人이 전쟁에만 눈이 빨개져서 一에도 전쟁, 二에도 전쟁, 三에도 전쟁 하고 「적십자」의 美名을 내걸고 안으로난 전쟁 충당 軍 간호부 양성 등, 그리고 밤낮으로 어린애 作亂같은 防空 演習에 온갖 시간을 空費하니 병원 내용은 실로 寒心해갈 뿐이었습니다.
나는 日人(과장)에게 數次 불평을 말했스나 小기계 하나 修繕 補充치 못 하드니 8월 15일 조선이 해방하고 통쾌하게도 일본은 패망하였습니다.
조선해방만세! 독립만세! 천지를 진동!
그러나 우리 조선 직원은 원내에서 큰 세력이던 日人들의 최후 발악을 염려하야 전원이 晝夜로 경계하야 가며 하로도 휴진함이 없이 최선을 다 하야 왔습니다.
끝으로 부끄러운 紹介이지만 本科 내용(설비) 같은 것을 볼여고 오시는 분이 동포 여러분만 안이라 美軍人도 많이 無時로 오는 것입니다. 그때마다 내나 院長이 열심히 辨明도 하지만 그네들도 전쟁에만 汲汲하든 日人이 경영튼 병원이라는 것을 알고 동정을 표합니다. 그러나 부끄러움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생각컨대 서울시내에 埋葬 상태의 훌륭한 의료기구가 許多하련만은! 무슨 이유로 더러운 창고 속에 혹은 2층 한 구석에 쌓아놓고 녹슬게 하는 자 혹은 善用치 못하는 자가 있을까요? 만일 없다면 별문제이지만 한번 생각해 볼 여기는 없을른지요. 의사, 商人을 막론하고 말이외다.
本院 치과 장래에 대한 포부를 말할까 하지만 只今은 구체적 발표를 피하는 바이며 우선 환자 본위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결심이외다.
이상 本치과를 소개하야 선배 여러분의 애호와 지도를 바라는 바입니다.
■ 치과의사의 眞 사명과 그 범위 <경성의전 병원 치과 정용국>
吾等 치과의사의 사명과 그 범위가 于今것 결정되야 잇지 안은 것이 안이지만 우리 조선이 세계 大勢에 있어서 해방된 此際라 따라서 齒科醫의 사명과 그 범위를 좀더 劃時期的으로 참신한 맛이 잇도록 하기 위하야
一. 치아와 주변조직, 구강점막, 顎骨 등의 질환 及 구강내외의 출현하는 續發症을 진료할 것.
二. 치아, 구개, 악골을 중심으로 하는 一切의 보철처치를 행할 것.
三. 치아질환(齒性)으로 인하야 발생하는 각 臟器 조직의 齒性 질환을 합리적으로 처치할 일.
泗. 口腔 內外의 출현하는 非齒性의 질환을 조기에 발견할 事.
五. 신체의 보건, 顔面美, 저작 언어 기능의 중대관계가 잇는 구강내외의 치성질환과 비치성의 기형질환, 치성 畸形에 대하야 수술을 실시하야 優美한 보철장치 등을 시행할 事.
이상에 말슴한 5개 조항 중에 1,2에 대하야는 吾等이 평소 임상에서 시행하야 오는 것이라 再論할 필요도 업지만 3,4,5항에 있어서는 오등 치과의로써 능히 할 수 있는 것이요 또한 당연한 영역이나 실제에 행치 안는 경우가 잇지 안은가 합니다.
즉, 치성의 열, 변비, 두통 등과 如한 질병에 대하여는 치과의가 스스로 요법을 시행하여야만 하겟고 其外에 치성질환이라 할지라도 其 증상이 급진하야 치과의 단독으로는 진료키 不能할 時어는 보통의와 협력하야 진료하기에 노력합시다. 그리고 치성이거나 비치성이거나를 勿論하고 조기 진단을 할 필요가 잇습니다.
즉 微小한 점막하 출혈점을 보고 <지부스>, 급성백혈병 중증, <인풀엔사> 등 인가를 알어야 하겟고 顔面의 <헤루베스> <부스테른>에 의하여 패혈증을 推定하고 치은의 鬱血을 보고 순환장애 高度의 정신적 피로가 잇는 것을 洞察하고 혹은 口脣 靑色 輪狀線의 발생을 보고 당뇨병 O縮質의 潛伏을 발견하고 포말이 만은 다량의 唾液으로서 정신질환이나 당뇨병의 성립을 진단하야 자각증상을 모르는 환자이거나 아즉 진단을 아지 못하는 의사에게 예고를 하게 되면 치과전문가인 가치도 잇꼬 또한 환자나 의사에게 존경도 밧고 또한 과학자의 一人으로써의 직무도 되것슴니다.
그와 반대로 單只 충치의 수, 발치의l 적응증, 금관의 적응증, 치은의 변화나 탐색하야 진찰하는데 끈치고 다른 영역 질환과의 관계를 분석 해석하야 환자 기타 일반대중과 의사로 하여금 납득케 할만 한 능력이 업다면 치과의사는 보건위생 상에 잇어서 그 직책을 다하지 못하고 다만 과학적 一技術員에 지나지 못 한다고 하겠습니다.
이상과 갓치 하오면 치과의의 진료범위도 자연 결정되고 또한 치과영역이 좀 더 확대되어 과거 일본에 있어서 치과의에 대한 주사 문제라든지 투약 문제라든지 수술 문제와 갓흔 불합리한 법적 제제는 자연 소멸되고 일반으로부터의 재래인식이 변환될 줄로 암니다. 如斯히 하려면 치과임상가의 부단의 교양과 學力, 智識, 경험 연구가 필요함니다. 여사한 역량을 가지면 의사로 전환할 필요도 없고 치과의사와 보통의와 合同이 불필요하며 타과의 영역을 침범할 杞憂도 업습니다.
뿐만 아니라 치과에 대한 불합리한 법적 제한이 없슬 것이고 또한 타과의 영역을 침범하야도 좃타하도라도 우리 치과의는 의과 자체의 권위와 치과의 의학으로써의 독자적 進取性을 위하야 타과의 영역을 넘겨다보지 안흘 줄로 生覺합니다.
정리 : 조영수<전 대한치과의사학회 회장>
■ '朝鮮齒界'는 해방된 조국의 첫 치과전문지로 1946년 5월에 탄생했습니다. 발행인은 황영기, 편집장은 최효봉 그리고 발행처는 조선치계사로 되어 있습니다. 표지까지 110쪽 정도의 분량이지만, 이 안에는 해방을 맞은 한국 치과계의 박동이 느껴지는 글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각 지역치과의사회 소식은 물론 치과의무행정에 대한 소감 그리고 당시의 임상과 치과기재상공에 관한 이야기까지.. 덴틴은 광복 70년을 맞아 이 소중한 사료들을 연재의 형식으로 독자여러분께 소개합니다. 치과계 각 분야가 70연 전의 초심을 회복하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번 연재를 기획하고 직접 정리까지 맡아주신 조영수 선생께 감사의 인사 전합니다. <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