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잇몸의 날을 맞아, 대한치주과학회는 심혈관 질환과 치주질환의 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심혈관 질환은 2020년 통계청에서 발표한 한국인의 3대 사망원인 중 하나로, 잇몸질환과 다양한 위험요소를 공유하고 독립적인 연관성도 갖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많은 후향적 연구에서 치주질환에 이환된 환자의 경우 심혈관 질환의 발생율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늘 발표한 최근의 연구 결과, 심혈관 질환의 발생율이 검진을 받지 않은 자에 비해 일반건강검진을 받은 경우 4%, 구강검진까지 받은 경우 10%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구강검진의 의미가 더욱 중요하게 부각되었다. 하지만 실제 보건의료데이터를 살펴보면, 실제 구강검진 수검율은 의과에 비해 매우 낮은 30%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생애 전환기 검진은 그 마저도 2018년도 이후 통계에 반영되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구강검진의 이러한 낮은 수검율은 검진서비스의 필요성에 대한 동기부여의 부족과 불충분한 수가에 기인하는 의료기관의 수동적인 참여를 주 원인으로 생각할 수 있다. 따라서, 구강검진에 파노라마 영상 촬영 항목을 포함시켜, 최근 높아진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출 수 있는 양질의 검진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 할 수 있다. 육안으로만 검진을 하는 경우에 비해, 방사선 촬영을 하는 경우 치아 우식이나 치조골 소실 상태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다. 특히 치과 파노라마 영상을 통해 치아와 잇몸뼈 뿐 아니라 윗턱과 아래턱뼈에 발생하는 악골질환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많은 지식과 자료의 축적으로 경동맥 경화증, 다발성 골수종 및 편도석, 림프절 석회화 등 다양한 전신질환의 탐지도 가능해졌다.
대한치주과학회 김남윤 부회장(홍보위원장)은 “대한민국 성인의 치주질환 유병율을 연령대별로 분석한 다년간의 통계 자료에 의하면, 무엇보다도 40대 이후 치주질환에 이환된 환자 수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대한치주과학회는 2015년부터 생애전환기인 만 40세 구강검진에 파노라마 촬영을 포함할 것을 제안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 문제에 대하여 관련한 많은 기관 및 단체의 공동의 노력이 필요할 때다.”라고 생애전환기 구강 검진에서의 파노라마 촬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2019년도 선행 연구에서는 연 1회 이상의 전문가 세정(스케일링)이 심혈관 질환의 발생율을 14% 감소시킬 수 있음이 보고되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2013년 7월 1일 전악치석제거, 즉 스케일링 연 1회 보험적용이 전격 시행된 이후, 현재 만 19세 이상 성인의 연1회 치석제거 수진률은 불과 20% 선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연1회 스케일링의 필요성을 알리고, 수진률 제고를 위한 지속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더불어, 만 15세 청소년들에 대한 치면세마필요자율이 2010, 2012년 35%이상에 달했음에도 주목하여, 연1회 스케일링 의 급여 혜택을 받는 연령대상을 15세 이상으로 확대 하여 구강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인 청소년들의 잇몸병 예방에도 노력해야 한다. 다만, 15세 청소년들에 대한 치면세마필요자율에 대한 자료가 2013년도 이후에는 없다는 점은 앞으로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이다.
아울러, 치주질환에 이환된 환자의 경우 2-4개월 주기의 지속적인 유지치료가 필요하므로, 적어도 치주질환에 대한 유병률이 급증하는 생애전환기 만 40세 이상에서는 스케일링을 연2회까지 확대 적용하여 외래 다빈도 상병 1위인 치주질환을 예방하고 조기에 치료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할 때다.
대한치주과학회에서는 심혈관 질환, 암, 당뇨, 폐질환을 포괄하는 만성비전염성질환 (NCD, Non-Communicable Diseases)에 치주질환도 포함된다고 생각하며, 적어도 그 예방과 관리를 위해서는 여느 비전염성만성질환들의 예방, 관리 원칙에 준하여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10여년 간 치주질환에 들어간 사회적 비용은 대략 연평균 24%의 속도로 급격하게 증가하였으며, 비슷한 시기에 발표된 내과계 만성질환에 대한 환자수와 진료비 통계를 보면 연간 증가율이 각각 3.0%와 7.7%로 나타나, 치은염 및 치주질환의 증가율이 현격히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치주질환의 예방과 조기치료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의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며, 이는 결과적으로는 사회적 비용을 줄여 국민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앞으로 1차 의료기관의 만성질환 관리사업에 치주질환을 포함시키는 것을 포함하여 검진에 적극적인 가입자의 건강보험료 할인 등 새로운 정책으로 구강검진 수검율을 높이는 문제, 그리고 치주질환 예방을 위한 대국민 홍보 및 교육사업의 확대 등, 국민들의 구강건강 증진 및 전신건강의 증진을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의 국가적인 관심과 지원을 기대한다.
<대한치주과학회 김윤정 공보실행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