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인지 사대(事大)인지 북핵(北核)이 불러온 합병증으로 온 나라가 뒤숭숭하다.원인제공자인 김정은은 기고만장하니 더 기가 막힌다. 7월 8일 발표를 하자마자 흥분하여 베이징으로 달려간 초선의원 여섯을, 한말의 을사 5적에 빗대어 사드 6적이라는 원색적인 막말로 욕하는데, 그들을 지지하는 여론도 만만치는 않다. 전문직 대의원총회에서도 초선 대의원의 처녀 발언은 흥분과 긴장으로 조금씩 더듬거린다.두 나라 정상이 만나도 풀기 벅찬 문제를 두고, 젊은 의원들과 중국의 고만고만한 관리·학자의 토론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더구나 거기서 들었다는 ‘북·중 혈맹 복원 설’은, 설령 사실이라도 발설해서는 안 될 외교적 결례이니, 초선의원들이 흥분하여 국익에 도움이 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다만 일부에서 “신동근 의원은 치과의사 출신에 국회 문화관광체육위 소속으로 외교안보에 문외한”이라는 폄하는 지나치다. “반기문 총장은 외교관 출신으로 대통령 깜이 아니다.”라는 지적만큼이나 뜬금없다. 최종학력 상고 졸업이 대통령을, 가방장사가 당 대표를, 사회학과 학사가 총리를 하는 판인데, 고 학력자에게 ‘문외한’이라는 비난은 어이가 없다.어쩐지 편협한 ‘그들만의 리그’ 냄새가 난다.
城山浦에서는교장도 바다를 보고지서장도 바다를 본다부엌으로 들어온 바다가아내랑 나갔는데냉큼 돌아오지 않는다다락문을 열고 먹을 것을찾다가도손이 풍덩 바다에 빠진다성산포에서는 한 마리의 소도 빼놓지 않고바다를 본다한 마리의 들쥐가구멍을 빠져나와 다시구멍으로 들어가기 전에잠깐 바다를 본다평생 보고만 사는 내 주제를성산포에서는 바다가 나를 더 많이 본다[바다]가끔씩 바다를 보러 바다로 갑니다.인천 월미도도 영종도도 가긴 하지만 거긴 진짜 바다 같지 않습니다.속초엘 가면 성난 바다를 만날 수 있습니다.속을 뒤집어 허연 뱃가죽을 드러내는 바다,화를 삭이듯 낮게 으르렁 대는 바다,물보라를 내쳐 구경꾼들에게 심술을 부리는 바다.성산포의 바다는 거기에 비하면무척이나 얌전합니다. '원래 바다는 이러했노라' 설교라도 하듯미동도 없이 깊고 푸른 물비늘만 반짝입니다 한참을 그렇게 서 있으면 나조차 쪽빛에 물이 듭니다눈과 두 손과 그리고 마침내 가슴 가득 푸른빛을 채우고 나면그대로 내가 바다가 되고바다가 내가 됩니다.이생진 시인의 '바다를 본다'는 그런 물아일체의 경지를 제대로 보여줍니다.성산포에선 모두가 바다이고, 바다는 곧 그들 모두입니다. 교장 선생도, 지서장도, 풀 뜯는 소도,
이글을 ‘미국의 건국’으로 시작한 것은, 식민지에서 스스로 일어선 유일한 독립국이요, 최초의 자유민주공화국이기 때문이다. 독립선언서 채택 일을 국경일로(7월 4일: Independence Day)’ 삼은 것처럼, 대한민국도 기미 독립선언문 선포 일을 3·1절로 기념한다. 그러나 당시 우리의 국내현실에서는 미국처럼 바로 독립하지 못하고, 일제에 대한 간디 식 ‘비폭력·무저항 운동’밖에 할 수 없었다.악몽의 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인류에 말할 수 없는 슬픔을 준 전쟁의 참화를 막으려는 집단안전보장체제, 국제연합(UN)이 발족한다(1945. 10. 24.). 일차대전 후 국제연맹 실패의 경험이 좋은 반면교사였다. 전(前)문에 기본적 인권, 인간의 존엄 및 가치, 남녀 및 대소 각국의 평등권에 대한 신념을 확인하고, 관용의 실천과 선량한 이웃으로서 평화공존과, 국제평화와 안전을 강조한다. 제1조 목적은, “모든 사람의 인권 및 기본적 자유에 대한 존중을 촉진하고 장려함에 있어 국제협력을 달성한다.”로 재확인 한다. 미국 독립선언과 프랑스 대혁명의 기본정신을 계승하고 실현하기 위한 국제적 공조를 덧붙였다. 현대국가가 가야할 명확한 방향이요 지침이다. 북한은 19
오늘은 그림 한장 그리겠습니다.별로 제주가 없으니 큰 종이는 아니고되도록이면 조그만 종이가 좋겠습니다.또한 되도록이면 오랜 세월을 견디어 낼 수 있는 그런 질기고 단단한 종이면 더욱 좋겠습니다. 아뭏든 아무도 발 딛지 아니한 눈밭처럼그렇게 깨끗한 종이라야 하는 것은 물론입니다.종이가 마련되면 물감을 풀어서 그리기 시작합니다.별로 제주가 없으니 볼만한 게 될 것이란 기대 밖의 일입니다.다만 두 눈을 그릴 때 밝음의 빛깔로 그리기귀를 그릴 때 맑음의 빛깔로 그리기입을 그릴 때 올바름의 빛깔로 그리기코를 그릴 때 떳떳함의 빛깔로 그리기그렇게 힘 쓸 따름입니다.그림이 다 되면 어디에다 내걸거나 그렇게 하지는 않습니다.오직 내 마음 한 귀퉁이에 걸어둡니다.[마음]날씨가 갑자기 추워졌습니다. 서둘러 겨울옷을 꺼내 옷장을 채웠습니다.계절에 빠르게 적응하는 성격이 못 돼늘 옷차림이 끝무리를 따랐었거든요.하지만 이번엔 좀 앞서보려 합니다.'니케'나 '북면' 같은 유명 브랜드는 아니지만자크를 올려 입으면 꽤나 따뜻한 방한점퍼를 특별히 한번 더 살폈습니다.다행히 아직은 튼실허니 입을만 했습니다.옷정리를 마치고 나니 한결 마음이 놓이는군요.이젠 찬바람이 불어도 걱정 없습니다.점퍼
세계 절대다수의 국가가(147/ 206) 고대 로마에서 시작된 ‘공화’라는 이름을 사용해서 혼란스럽다. 공화제(共和: Republic)는 주권이 국민에게 있고, 국민이 선출한 대표가 국민의 권리와 이익을 위하여 통치하므로, 법치주의(法治: Rule of Law)가 통치의(권력행사) 핵심이다. 반대로 군주제(君主: Monarchy)의 주권자는 혈통으로 세습된 개인으로서, 국가권력의 발동과 행사가 군주 1인의 의사에 따라 이루어지므로, 군주제와 공화제는 서로 상대적 개념이다.링컨의 게티스버그 연설에 등장하는 인민(People)은 민주주의 용어인데, 코민테른(1919)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완전한 ‘국가의 철폐’를 목표로 설정한 이래, 자유국가의 공민(公民)과 구별되는 공산주의 전용어가 되어버렸다.고대 그리스 아테네의 민주주의는 민중과 지배의 합성어(demos + kratos = democracy)다. 왕정이나 귀족 정을 물리쳐서 대중의 권리를 지키고, 이해관계의 충돌과 강한 자의 횡포가 빈번한 인간사회에서, 자유의 제한을 최소로 하면서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는 최선의 정치제도다. 다만 여성·노예·외국인이 배제된 소수 남자만의 도시국가에서나 가능한
인간의 기본적인 욕망 앞에서는 이념이고 사상 따위는 별로 중요하지 않아 보입니다.특히나 식욕과 성욕 문제에서는 좌우를 가리질 않는데, 성추문의 경우에서는 각자의 이념적 스탠스나 학력,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다 똑같은 '벌거벗은 원숭이'가 되곤 합니다.먹는 문제에서도 좌우는 다른 듯 같고, 같은 듯 다릅니다.기독교에서 언급하는 일곱 가지 대죄(Seven)에서 먹는 것과 관련된 것을 굳이 꼽으라면 '폭식(Gluttony)'와 '탐욕(Greed)'입니다.그런데 탐욕과 폭식은 곧 '미식' 혹은 '탐식'의 또 다른 표현이 아닐까 합니다만, 이는 성경의 현대적 해석에 해당되므로 제 주제를 넘게 됩니다. 어쨌든 현대에서는 '미식행위‘가 더 이상은 죄악은 아니며 또, 맛있는 걸 먹는 문제 앞에서는 '이념' 같은 골칫덩어리가 장애가 되어서는 안 될 겁니다.헌데, 네이버와 같은 포털에서 뭔 식당이나 음식 스토리를 찾다보면 몇 가지 재미있는 점을 보게 됩니다.음식 블로그의 경우, 글을 길고 맛깔나게 쓰는 사람들은 대개 진보적인 성향을 보입니다. 게다가 상당한 음식 관련 내공이 있습니다. 그러나 게시판 우측이나 좌측에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는 문구나 그림을 올려놓아 글쓴이의 성향을
개전 41 일 만에 독일에 항복한 프랑스는(1940. 6. 22) 국토의 2/3를 점령당하고, 남부에 세운 페땡의 비시정부는 대체로 히틀러에 협조한다. 이에 반대한 국방차관 드골은 런던으로 망명, ‘자유 프랑스 운동’을 전개한다. 연합군이 아프리카에 상륙하자(1942. 11) 나치는 프랑스 전역을 점령하지만, 국민의 선택이라는 선출과정을 거치지 않은 드골은, 전쟁 중이나 전후 처리를 위한 연합국 정상회담에 참여할 수 없었다. 그나마 연합국의 배려로 드골 휘하의 르끌레르 사단이 파리 해방의 선봉을 맡아(1944. 8. 25) 최소한의 체면치레를 하고, 이어서 드골은 임시정부 대통령에 취임, 프랑스는 UN 의 창립 회원국이 된다.국회의원 선거로(1945. 10: 여성 첫 투표권) 새 헌법에 의한 제4공화국이 수립되자, ‘강력한 의회·약한 행정부’에 반대한 드골은 사임하지만, 10여 년 뒤 알제리 위기 때 다시 돌아와, 강력한 대통령제의 제5공화국을 수립하여 오늘에 이른다. 드골의 예를 든 이유는 임시정부 김구 주석의 경우와 비교되는 까닭이다. 국민정서와는 달리 연합국의 시선으로 볼 때, 임정은 해외에서 독립운동을 하던 (국민의 선출을 거치지 않은) 애국지사 단
긴 능선이 하늘을 받치고 있다그 아래 하나 둘 나타났다 사라지는무거운 불빛한 곳 트일 데 없는 막막한 어둠하루를 후미진 산골을 돌아본들넝마처럼 해진 삶은 더욱 황량하고휴게소에서 내려 뜨거운 국수국물을 마신다무엇을 할 수 있는가끓임없이 뉘우치고만 있을 것인가타락의 대열 한귀퉁이에서파멸의 행진 그 한귀퉁이에서대폿집에서 찻집에서 시골길에서 길은 어둠 속을 향해 뻗쳐 있고다시 버스는 힘을 다해 달리는데긴 능선이 하늘을 받치고 있는 그 허공 속에서 문득말없이 사는 이들의 숨죽인 울음소리를 듣는다[길]추석 연휴, 어릴 적 다니던 국민학교엘 갔습니다.운동장은 기억속에서 보다 훨씬 좁았고, 크게만 느껴졌던 2층 교사도 을씨년스레 키가 줄어 있었습니다.운동장 한옆 줄지어 선 플라타너스 몸통엔 상처처럼 아이들의 이름이 남아 있었습니다.재학이, 정흠이, 병욱이, 연희, 태석이..이름의 주인들은 새로 난 신작로를 따라 오래전 이곳을 떠났습니다.동네까지 찻길이 이어지고, 버스가 다니면서부터아이들은 떠나는 연습을 시작했습니다.처음엔 면소재지 5일장을 드나들더니 읍내 구경을 다니다가 종내는 길 끝 아득히 이어진 대처로 나갔습니다.돌아오지 못할 길인줄 알면서도아무렇지 않은듯 그렇게 손
자유민주주의공화국은 21세기 인류가 수용할 수 있는 최선의 국가체제다. 북한도 문패에 ‘민주공화국’을 써넣은 것을 보라. 본래 그 동네에서는 금기어(禁忌)인지 차마 못 붙였는지 모르겠으나, ‘자유’라는 말은 빠졌다. 본업이 테러인 IS 조차 ‘국가’를 표방하니 국가 숫자가 2백이 넘는데, 그 중에 국민이 “내 나라는 진정한 ‘자유민주주의공화국’이요.”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나라가 몇이나 될까? 증류수처럼 깨끗하고 공평한 사회는 만들지도, 그 안에서 살지도 못 한다.그러므로 정치나 국가체제는 합의된 계약서 ‘헌법’의 한계 내에서,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운용되고, 드물게는 힘들고 복잡한 합의 과정을 거쳐 ‘개헌’을 한다.고로 당이 헌법 ‘위에’ 군림하는 공산체제나, 헌법 ‘해석’을 두고 장난치는 나라는, 언제든 헌법을 깔아뭉갤 수 있어 민주공화국이라는 이름에 자격 미달이다. 제3의 적(敵)은 통칭‘근본주의(fundamentalism)’국가들로, 국민에게는 증류수 같은 순수함을 강요하고, 지배층은 장막 뒤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즐긴다. 자유민주주의공화체제는 한 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우므로, 위에 말한 적(敵)들이 그 탈을 쓰고 발호한다. 이해하기 쉽도록
근래 메밀이 다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예로부터 구황작물인데다 전쟁 때 원조식량이었던 밀가루 등에 밀려 천대까지 받던 메밀이 왜 다시 뜨고 있을까요? 대다수 강원도 스타일 막국수나 메밀전병은 솔직히 말해서 그리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전병은 무슨 맛으로 먹는지 잘 모르겠고, 막국수 역시 달거나, 시거나, 맵거나 아니면 깨에 김 가루 듬뿍, 더하여 MSG의 향연입니다.그러나 같은 메밀로 만드는 평양냉면은 최근 남성들의 우월성을 나타내는 지표가 될 정도로 마니아가 많아졌습니다. 여성들이나 냉면에 문외한인 친구들에게 전문가인 척 하는 자세로 설명하려는 남자들의 행위를 속칭 '면스플레인'이라고 하던가요? 아마도 신규 영어단어로 등록된 맨스플레인(mansplain)을 차용한 것이겠죠(최근 등재된 단어 중에 제일 웃겼던 것은 쩍벌남을 뜻하는 manspreading인데, 뒤져보니 그에 조응하는 단어가 shebaggiing입디다. 옆자리에 가방을 두어 타인의 접근을 차단하려는 여자이죠).여하튼, 냉면이 뜨니 순도가 높은 막국수도 덩달아 떴고, 고급 물 막국수와 냉면과의 차이가 거의 없다보니, 100프로 순메밀 막국수를 우러러 보는 현상까지 생긴 것이지요.인천의 ‘부평막국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