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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중 칼럼

사드와 북핵과 중국 1 : 병신 육적(丙申 六賊)

[임철중의 거꾸로 보는 세상] - <126>



   사드인지 사대(事大)인지 북핵(北核)이 불러온 합병증으로 온 나라가 뒤숭숭하다.

원인제공자인 김정은은 기고만장하니 더 기가 막힌다.  7월 8일 발표를 하자마자 흥분하여 베이징으로 달려간 초선의원 여섯을, 한말의 을사 5적에 빗대어 사드 6적이라는 원색적인 막말로 욕하는데, 그들을 지지하는 여론도 만만치는 않다.  전문직 대의원총회에서도 초선 대의원의 처녀 발언은 흥분과 긴장으로 조금씩 더듬거린다.

 두 나라 정상이 만나도 풀기 벅찬 문제를 두고, 젊은 의원들과 중국의 고만고만한 관리·학자의 토론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더구나 거기서 들었다는 ‘북·중 혈맹 복원 설’은, 설령 사실이라도 발설해서는 안 될 외교적 결례이니, 초선의원들이 흥분하여 국익에 도움이 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다만 일부에서 “신동근 의원은 치과의사 출신에 국회 문화관광체육위 소속으로 외교안보에 문외한”이라는 폄하는  지나치다.  “반기문 총장은 외교관 출신으로 대통령 깜이 아니다.”라는 지적만큼이나 뜬금없다.  최종학력 상고 졸업이 대통령을, 가방장사가 당 대표를, 사회학과 학사가 총리를 하는 판인데, 고 학력자에게 ‘문외한’이라는 비난은 어이가 없다.

 어쩐지 편협한 ‘그들만의 리그’ 냄새가 난다.


   음모론 자들은 국제적 위기 때마다 군과 기업의 유착을 말하고, 때로는 꽤 그럴 듯하게 들린다.  무기 메이커는 당연히 제품성능 홍보에 열을 올리고 이름 짓기에 최선을 다 한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 THAAD) 체계의 끝 글자 둘은 지역 방어(Area Defense)다.  방어무기임을 세상이 다 아는데 시진핑만 이를 모를 리가 없다. 

 학교에서 왕따 당하는 학생은 대부분 방어능력이 없는 약자나 장애인이요, 저항 없이 맞기만 하면 매질은 점점 더 거세진다.  중국은 진시황 이래 북방민족이 두려워 담을(만리장성) 쌓고 경계했지만, 속국처럼 고분고분한 고려와 조선에게는 잊을만하면 주기적으로 길들이기(침략)를 했다.  임진왜란 중 왜군의 약탈이 심했다는데, 명나라 원군(援軍)이 지나간 자리는 더욱 참혹하여, 빗자루로 쓸어낸 듯 곡식 한 톨 남지 않았다고 한다. 

 철없는 김정은이 미사일과 핵실험으로 미친 듯이 위협을 가하자, 미국은 동맹국 후원과 주한미군 보호 및 동북아 평화유지 차원에서 한국에 사드 배치를 요청했다.  박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이자 일부 야당 인사나 종북 세력(?), 배치장소로 발표된 지역 주민들은, 중국의 시진핑과 똑 같이 기함을 하며 반대한다.  감히 중국의 비위를 거스르려하느냐, 왜 사전에 국민을 충분히 설득하지 않았느냐 (군사시설을 공청회를 열어 동네방네 광고하자는 말인가?) 등등이 이유다.

 과거 김일성과 전쟁 공범이었던 중국이, 문 앞에서 칼을 가는 살인 전과자를 말리지는 못할망정 손바닥만 한 방패마저 버리라하니, 이 무슨 뚱딴지같은 소린가?


   국가존망의 위기를 맞아 국내 여론이 중구난방이요, 중국 자신도 방향을 잡지 못하고 만만한 대한민국만 겁박하고 있는 판에, 정부와 사전조율도 대표성도 없는 초선의원들이(당도 국회차원도 아닌 개인 자격으로) 무작정 달려가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국가안보가 걸린 엄중한 문제이므로 정부와 회의를 하고, 신중하게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며, 특사를 파견하거나 양국 수뇌회의를 제안하는 등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먼저다. 

 초반부터 내부 혼란과 분열만 드러내는 행동은, 대한민국은 더욱 깔보이고 중국의 위상만 높이는, 즉흥적이요 사대주의적인 발상으로 보인다.  미국이 우리의 종주국이 아닌 것처럼 대한민국은 중국의 속국이 아니며, 그래서 성급한 처신은 억울한 비난을 자초하는 것이다.





글: 임철중
전 대한치과의사협회 대의원총회의장
임철중 치과의원 원장
대전고등법원 민사조정위원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