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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학술

교정학회 제주대회, 이런 점이 달랐다

‘가볍고’ ‘스마트’하며 ‘글로벌’하게 앞서가기

 
2005년 이후 8년 만에 제주도에서 열린 대한치과교정학회(회장 황충주) 정기학술대회가 참가자 1900여명의 성원 속에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집행부는 성수기 최고의 휴양 섬이라는 ‘양날의 검’을 쥐고 우려반기대반이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국내외 참가자들로 웃을 수 있었다. 이번 학회서 적극적으로 시도한 학술과 행정, 각종 기획들도 성공적이었다. 철두철미한 ‘교정의 달인’들이 만들어낸 명품 대회의 면면을 짚어봤다.
 
무겁고 번잡한 학회는 ‘이제 그만’…‘스마트’ 진행, 해마다 업그레이드
이번 학회 참석자들은 그 어떤 학회에서보다 가볍게 학회장과 전시를 오갔다. 교정학회는 2년 전 학회 최초로 E-Poster를 도입한 바 있다. 지난해부터는 문자로 질문을 받는 모바일 Q&A도 시작했다. 올해에는 이에 더해 초록집 마저 스마트폰 속으로 집어넣었다.
 
학회측은 1000부가 넘는 두꺼운 초록집을 제주도까지 운반하는 것이 여러모로 비효율적이고 판단, 과감히 종이 초록집을 생략했다. 대신 개막 전에 참가자들에게 이메일로 PDF 초록집을 전송하고, 학회 홈페이지에서도 다운받아 볼 수 있도록 했다. 대회 당일에는 손바닥만 한 핸디북을 배포, 대회 참여에 무리가 없도록 했다.
 
‘인식이 되나 안 되나’ 학회가 열릴 때마다 익숙한 RF카드 대란도 없었다. 교정학회는 지난해부터 하나은행과 제휴를 맺고 학회 최초로 회원증 겸용 신용카드를 발급해 오고 있으며, 올해 추계 학술대회부터 전면사용으로 전환했다. 동시에 이번 대회에서는 기존의 RF카드 혹은 회원증 겸용 신용카드가 없는 회원들에게 학술 강연장 출입을 위한 일회용 카드 발급 시 소정의 금액을 부과키로 하는 등 깔끔한 진행을 위해 초강수를 뒀다.
 
학회측은 지난해에 이어 이사진들을 등록 창구에 대거 배치해 혹시나 있을 혼선과 시비에 대비했고, 큰 무리 없이 전면전환 첫 시행을 이끌었다. 카드가 없는 참가자들에게는 칼 같이 일회용 카드 사용료 오천 원을 지불토록 했다.

 

한 참가자가 강연을 들으며 스마트기기로 학회 PDF 초록집을 보고 있다.


‘국내대회의 국제화’ 첫 신호탄 ‘굿’
교정학회는 올해 초 워크숍을 갖고 ‘국제화’를 앞으로 나아갈 방향으로 정했다. 미국대회 처럼 전 세계 교정의들이 참가하는 대회로 만들어 가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따라서 이번 대회 등록사이트를 애초부터 한영 두 가지 버전으로 제작해 해외 참가자들의 편의를 도모했다. 해외 교정의들에게 이메일로 무차별 추계대회 안내문을 보내기도 했다. 이 같은 ‘준비’는 적중해 해외 교정의들이 적극적으로 등록, 역대 최다 인원인 70명이 제주로 왔다.
 
이 중 고등학교 졸업 후 호주 대학으로 진학, 영주권을 따고 호주 국립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젊은 치과의사는 교정학회가 개설한 대회 영문 사이트 자료 덕분에 병원 보스에게 쉽게 공식일정으로 승인을 받아 이번 대회에 참여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외국인 치과의사로서 예전부터 한국 학술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여러 학회에 문의메일을 보냈으나, 공식적으로 답장이 온 곳은 교정학회 뿐이었다고 한다.
 
전 세계를 선도하는 한국 교정로서의 면면도 갖춰나갔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대학 김기범 교수, 미 애리조나 대학교 박재현 교수, 워싱턴 대학의 그레그 황, 퍼시픽 대학의 박주록 교수 등 특강을 비롯한 주요 연자들을 세계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인으로 꾸렸다. 세계 수준의 국내 젊은 연자들도 적극적으로 발탁했다.
 
이번에 새로 도입한 ‘표준증례전시’ 역시 이러한 글로벌화의 일환이다. 부정교합과 교정치료의 결과를 평가함으로써 진료 객관화와 교정 치료의 질을 향상시키자는 취지인데, 미국의 경우 이미 교정전문의 2차 시험을 증례시험으로 치르고 있다고 한다. 이번 전시에 사용된 방법도 미국 교정전문의 시험 기준을 참고했다고. 교정학회는 향후 학회차원에서 증례시험을 도입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표준증례전시 현장


 
‘문화’와 ‘기부’…콘셉트가 있는 학회
‘문화와 기부’는 이제 교정학회 학술대회의 대표 콘셉트로 자리매김할 듯하다. 교정학회는 지난해부터 적극적으로 문화 코드를 접목해 오고 있다. 작년 대회에서는 ‘아트 &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슬로건으로 회원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전시회를 가졌다. 올해는 ‘아트 & 스마일’을 주제로 외부 작가 두 명의 작품을 대회 내내 전시 좋은 반응을 얻었다.
 
브라켓을 한 캐릭터로 한지작품으로 유명한 김지희 작가와 모네의 수련을 모티브로 미디어아트를 선보이고 있는 권현진 작가의 작품이 전시, 판매됐다. 대회 첫 날 만찬에서는 4명의 뮤지컬 배우들이 꾸미는 팝 콘서트가 성공적으로 열렸다. 1시간 동안 배우들이 국내외 유명 곡들을 차례로 들려줄 때마다 큰 박수가 쏟아졌다.
 
학회 병설법인 바른이봉사회 기금 마련 골프대회에도 역대 최고 인원인 107명이 참가했다. 이날 모인 기금 1100만은 전액, 저소득층 청소년 무료교정사업을 위해 사용되게 됐다. 이번 대회 중 전시를 통해 마련된 작품 판매수익 또한 학회 국제화를 위한 기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뮤지컬 배우 4인의 만찬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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