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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가

“한센인과 함께한 어느 대원로 치과의사 이야기”

40년 치료봉사 강대건 선생에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이 감사패 전달

 

너희가 여기 내 형제자매 가운데, 지극히 보잘 것 없는 사람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다.” (마태복음 2540절)

 

지난 40년간 가장 속된 자에서부터 가장 거룩한 자들의 벗이 되어 치과봉사를 해 온 한 원로 치과의사가 있다. 바로 한센인과 서울대교구 성직자를 돌봐 온 강대건 원장(강대건치과원장, 81)가 바로 그다.

 

서울치대 1회 졸업생인 강 원장은 지난 75년부터 가난한 성직자, 수도자들을 위해 치과진료봉사를 시작한 뒤로 헌신의 보폭을 자꾸만 넓혀갔다. 77년부터 서울 가톨릭대 신학대학을 방문해 신학생을 대상으로 무료 구강검진, 79년부터는 가난한 한센인을 위해 주말마다 전국의 한센인 정착촌을 돌아다니며 최근까지 의료봉사를 펼쳤다.

 

이런 그에게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는 지난 20일 오전 교구장 집무실에서 교구장 명의의 감사패를 전달했다. 염 대주교는 나를 비롯해 서울대교구 사제 중에 강 원장님의 손길을 거치지 않은 분들이 없다. 강 원장님 덕분에 서울대교구 사제들이 건강하게 복음을 전하고 있다. 오늘의 감사패는 교구 차원에서 드리는 감사인사라고 말했다.

 

 

서울대교구는 자신들 외에 한센인을 위해 봉사해 왔다는 사실도 최근에야 알았다. 그동안 강 원장이 한사코 외부 취재나 수상을 거부하면서 함구해 왔기 때문이다. 서울대교구장의 감사패가 전달되기 이전인 지난 6일 전국 가톨릭 한센인들의 모임인 한국가톨릭자조회(총재 엠마 프라이징거, 회장 박명서)에서는 올해부터 고령으로 봉사활동을 접게 된 강 씨에게 서대문구 병원까지 직접 찾아와 감사패를 전달했다.

 

염 주교는 강 원장님께서 일평생에 걸쳐 이웃에 보여주신 사랑은 예수님의 모습과 닮은 것이라며 이렇게 훌륭한 일을 하신 강 원장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게 돼 가슴이 뭉클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72년부터 강 씨의 봉사활동에 자문을 했던 김득권 신부(서울대교구 원로사목자) 역시 강 원장님을 가까이에서 보면서 평신도 사도직의 선도자라고 생각해왔다. 그럼에도 늘 겸손하셔서 언론취재나 외부 수상을 한사코 거절해오셨다고 감회를 보탰다현재 노환으로 통화조자 여의치 않은 강대선 선생은  요양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듯 고령과 건강을 이유로 진료에서 은퇴한 지금에야 비로소 외부 감사패를 허락한 강 원장의 시선은 끝까지 낮은 데로 향했다. 자신의 진료를 감사히 받아준 한센인들에게 특별히 고마움을 표시한 것. “봉사를 하느님께서 주신 사명이라 생각해왔습니다. 순수한 마음으로 봉사를 시작했는데 한센인들이 기뻐해줘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첫 진료노트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는 강대건 선생. 봉사를 마친 2012년까지 총 10여권의 진료노트를 꼼꼼히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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