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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중 칼럼

부셔버릴 거야!

[임철중의 거꾸로 보는 세상] - <85>

 

   “It’s Daejeon!”은 대전을 상징하는 brand로서, 이 이름의 월간 소식지가 통권 139호를 자랑한다.  “I ♡ NY” 만큼 기발하지는 못해도, “대전이로구나!  아무렴, 대전이지!  대전이잖아?”  어떻게 풀어도 마음에 든다.  우리나라 전복의 80%를 공급한다는 완도의 “건강의 섬, 완도”는 8년을 넘어 군수가 바뀌어도 계속 사랑을 받는다.  그래픽디자이너 밀턴 글레이저가 만든 로고 “아이 러브 뉴욕”은, 사랑에 빠진 남녀가 우리만의 나무에 “Tom ♡ Mary”라고 이름을 새기는 미국적인 관습과 추억이 있기에, 뉴요커들이 기쁘게 받아들여 어언 40년 된 명품 브랜드다. 

 2002년 MB 취임 때 만든 “Hi Seoul”은, 그 뒤에 덧붙여 쓰던 “Soul of Asia”를 중국이 문제 삼았다는데, 아시아의 영혼을 자처하는 “한국 굴기(?)”를 남들이 환영할 리 없다.  그러나 불쾌하면 꼬리만 떼어내면 되지 “하이 서울” 자체를 버릴 명분은 못된다.  “Hi Seoul”이 “Yes Tokyo”와 비슷하다고?  도쿄 로고는 샘날 정도로 훌륭할 뿐 아니라, ‘인사’와 ‘감탄’은 하늘 땅 만큼이나 다르다.

 

   YS가 소위 “역사와의 대화”끝에 이룬 업적(?) 중에 중앙청 깨부수기가 있었다.

 대한민국 독립과 9·28 수복을 지켜본 국기계양대만이라도 남기자고 총리 JP가 간청하자, “씰 데 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니, IMF가 아니었다면 더 많은 역사를 파괴한 끝에 궁예의 “관심법”까지 통달했으리라.  역사교과서를 그르친 것은 좌파만의 단독범행이 아니다.  브랜드는 그 뜻도 중요하지만 다수의 공감과 추억이 어린 역사가 쌓여야 한다.  마술의 마이애미(Magic City)나 찬바람(Windy City)의 시카고도 불평 없이 별명을 지킨다.  트렌드가 바뀔수록 전통은 더욱 빛나는 법이니까.

 MB와 차별성을 위해 표어를 바꾼다는 발상이라면 더 나쁘다.  본래 지지율 5%의 박원순은 95%인 안철수로부터 물림 상을 하사 받았고, 오세훈의 무료급식 찬반투표 강행은 차기 대선용이라며 새누리의 당·청에 철저히 외면당하여, 투표율 미달로 박원순만 어부지리를 얻지 않았던가.  또한 박시장의 업적 중에는 사실상 오시장이 기획·시작한 작품이 많다.  박시장이 진정 대선주자를 원한다면, 파괴보다는 역사와 전통을 존중하면서, 자신만의 색깔과 참신한 정책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시민과 소통 끝에 뽑았다는 서울특별시의 새로운 브랜드가 “I. Seoul. U”란다.

 고작 알파벳 일곱 개에 종지부(period)가 두 개나 들었는데,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고, 다만 세 단어가 토막 나서, “나와 너 사이를 서울이 가로막는다.”고 해석하면 뜻이 통한다.  서울특별시 나아가 대한민국을 음해하고, 국민들 간에 이간과 분열을 조장하려는 음모가 아닐까, 걱정스럽기도 하다.  차라리 세로 석 줄로 배열해보자.
 I.
 Seoul.
 U...   

 가장 짧고 멋진 안도현 시인의 ‘낙서’류에 속하는 한편의 시?  아니다.  그냥 무의미한 낙서다.  이명박 시장은 “Hi Seoul”을 내걸고 후보를 거쳐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낙서 비슷한 “I. Seoul. U”를 들고 나와 이제 막 틴에이저가 된(13세) “하이 서울”을 “부셔버릴 거야!”라고?  시장선거 당시에야 비판도 많이 했지만, 이제라도 배짱 있게 직(職)을 걸고 소신을 지켜내던 전임 오세훈 시장을 배우고, 그 전임 이명박 시장의 “하이 서울”을 살려간다면....   혹시 누가 아는가?  최소한 대통령 후보 자리까지는 보장될 런지.

 

 

 

 

 

글: 임철중
전 대한치과의사협회 대의원총회의장
임철중 치과의원 원장
대전고등법원 민사조정위원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