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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가

개원가TMD, 신드롬인가 진정한 변화인가

잇단 강좌에 관심 폭발… 활로모색과 자성, 치과계 발전 ‘복합’

부쩍 선선해진 가을의 문턱에서 치과계에 재밌는 현상이 벌어졌다. 지난 주말, 같은 주제의 학술 세미나 프로그램이 연달아 각기 다른 기관에서 열린 것이다. 8월의 마지막 날인 31()에는 대한턱관절교합학회의 인정의 특별보수교육이, 9월의 첫날인 1()에는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치의학교육원 강좌가 열렸는데 그 주제는 바로 개원가 TMD'였다.

 

진단과 개설 팁까지 한 번에턱관절 세미나의 두 풍경

턱관절교합학회의 주제는 동네 치과에서 TMD 물리치료 시작하기’. TMD진료 및 개원에 대한 전체적인 아웃라인과 핵심을 강연을 통해 짚어줬다. 이를 위해 권태훈 원장과 진상배 원장이 각각 ‘TMD 보존적 치료 총정리‘TMD 물리치료 보험 청구를 맡았다.

 

당초 학회가 예상한 참가인원 최대 100여명이었고, 그날 참석한 사람은 그 두 배인 200명에 가까웠다. 회원이 아닌데도 TMD강의를 듣기 위해 현장에서 문의하는 치과의사도 있었다. 이 같은 열기에 김성택 학술이사는 학회 회원 가입 문의가 많아졌다. 물리치료 방법, 자격 문의 등도 마찬가지로 요구가 많다고 귀띔했다.

 

825일부터 하반기 프로그램을 시작한 연세치대 치의학교육원의 9월 첫 프로그램 주제는 턱관절 질환 & 보톡스 임상실습이었다. 전날 학술이사로 참여했던 김성택 교수가 공교롭게도 이날 담당 연자였는데 내용 역시 앞 대회와 절묘하게 균형을 이뤘다. 학회 강의가 물리(약물) 치료와 보험 청구 방법에 대한 이론적 강의였다면, 교육원에서는 실제 진단과 차팅, 장치 및 보톡스 실습까지를 하루 만에 숨 가쁘게 아울렀다. 재미있는 우연이자 의미 있는 현상이었다.

 

 

환자 증가와 개원가 불황, 치과계 자성 맞물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턱관절장애 이슈화로 인한 영향일까. 최근 환자증가가 50%에 육박한다는 보도가 포털사이트를 뜨겁게 달구기도 했었다. 이에 대해 김성택 교수는 예전부터 있어왔지만 이제야 환자들이 병원에 오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2000년대 이후 인터넷과 매스컴 등이 해당 질환에 대한 인식 확산에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수요에 치과개원의들의 반응은 복합적이다. 개원가 불황을 타개할 블루오션으로 익혀둬야 한다는 것에서 지난 날 외면했던 치과환자들을 진짜 전문가인 치과의사들이 맡아야 한다는 자성에 이르기까지 다급함과 머쓱함이 미묘하게 공존하는 듯하다.

 

예전엔 TMD 잘 몰랐다. 배울 기회도 많이 없었고. 전반적으로 치과계가 임플란트 중심의 비급여에 쏠려 있느라 관심이 없었다. 어쩌다 보험 진료를 해도 귀찮아서 굳이 청구하지 않는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당시엔 분위기가 그랬다.”

 

1일 연세치대 치의학교육원 강의에 참가하기 위해 지방에서 올라온 한 개원의의 말이다. 옆에 있던 다른 개원의도 그동안 환자들 있었어도 나 몰라라 했다. 한의사들이 엉터리로 장치 만들고, 환자 본다. 자성의 목소리도 높다고 보탠다. 서울 모처에서 병원을 운영 중인 한 개원의의 말은 좀 더 노골적이다. “학교 다닐 때도 돈 잘 버는 진료만 강조됐었지, 제대로 배운 적이 없다. 환자들이 많이 오는데 잘 배워두려고 왔다.”

 

 

기술발전, 보험영역 증가 등 시대적 추세

TMD 환자가 오자 아래층 한의원에 가서 치료하라고 돌려보냈다는 어느 치과의사의 이야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치과의 문을 두드리는 환자들은 치과의사로서의 자리가 어디인가를 재고하게 해 주는 큰 스승이다. 한 여성 치의는 말한다. “이제부터 해보려고 한다. 환자들이 턱이 아프다고 많이 온다. 그 때마다 대학병원으로 보냈다. 대학병원에 다시 가서 진료를 받는 것이 환자 입장에서는 많이 번거롭고 수고스럽지 않나. 환자를 위해서라도 이제라도 직접 배워서 바로 치료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열심히 할 것이다.”

 

생존 활로와 치과의사로서의 위치 사이에서 TMD를 바라보는 좀 더 거시적인 관점도 있다. 비급여 위주의 단순한 진료형태에서 이제는 치과 전체 진료에 관심을 가지게 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기술의 발전과 정책 변화 등 환경적 변화 속에 이루어지고 있는 발전적인 과정이라는 견해다. 개원 20년차인 한 개원의의 말을 들어보자.

 

“(단순한 블루오션이라기보다는) 발전의 과정이라 생각한다. 과거에는 진료가 단순했다면 지금은 젊은 치과의사들을 중심으로 치과진료가 다양해졌다. 그만큼 관심을 두루두루 갖고 전체적으로 치과진료 영역이 업그레이드 됐다는 증거다. 보험 영역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도 큰 영향이다. 10년 전에는 TMD 보험강의 상상할 수 없었다. 기술과 재료가 계속 발전하는 치과 특성상 치과의사만큼 공부를 많이 하는 의료인 없다. 때문에 현 개원가 상황도 어렵다가 아닌 복잡하다가 더 맞는 표현이다. 어려움은 늘 있었다. 지금은 시스템이 발전하니까 다 알고 챙겨야 한다. 오히려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면이 강하다고 본다. 부정적인 면이라면 할 게 많고 따라가기 위해 노력해야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