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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중 칼럼

고약한 세상 2 : 어린 해결사

[임철중의 거꾸로 보는 세상] - <208>


 

   대학 씨름 팀 스폰서인 친구의 회식은 무조건 삼계탕이었다.  요즘 같은 병아리(?) 반 마리가 아니라, 어른 닭 두 뚝배기를 뚝딱 비우는 선수들의 식욕을 감당할 유일한 방법이었다.  별도로 사전계약이 없는 한, 뷔페식당에 운동선수 단체입장은 사절이던 시절이었다.  해태타이거스 야구팀이 묵던 대전관광호텔은, 손님 식사가 끝난 뒤 선수들이 배불리 먹도록 특별배려를 했다.  야간경기가 끝나는 시간과 맞으면 누이도 매부도 행복한 뷔페의 해피아우어였다.  풋볼선수들이 초대받아 백악관에 가니, 식탁에 햄버거 같은 패스트푸드만 좍 깔렸다면?  대학풋볼 플레이오프 챔피언인 클렘슨 타이거스의 경우(1월14일), 연방정부 셧다운을 민주당 탓으로 돌린 꼼수였다고 해도, FCS리그 우승팀 노스다코타 선수들에게도 같은 일이 반복되었다(3월4일).  대한민국 지방호텔만도 못한 ‘소금밭 구두쇠’다.  명색이 부동산 재벌에 미국 대통령이요, 워싱턴에 스테이크하우스까지 소유한 트럼프 아닌가?

   2017년 백악관 집무실에서 사드배치 회의 중에, 트럼프는 맥매스터 안보보좌관에게, 한국이 관련비용을 냈는지 물었다.  유지비용은 미국이 내고 한국은 부지를 99년간 무상임대 해줬다고 답변하자, 지도를 보더니 버럭 화를 내며, “쓰레기 같은 땅(shit land*), 형편없는 거래, 당장 철수시켜 포틀랜드에 배치하라!”고 지시했단다.
 도대체 ‘레이더 탐지거리와 전초기지’라는 말은 아는가, 아니면 오리건 주가 ‘가상적국(敵國)’인가?  이제는 한술 더 떠서 동맹국에 주둔하는 미군 경비의 150%를 받겠단다.  알바는 시급(時給)을, 용병은 일당(日當)을, 창녀(娼女)는 몸값(花代)을 챙긴다.  경비에 50%를 얹어 뜯는 것은 둘 중 하나다.  창녀 아니면 식민지 주둔군의 착취요, 미 대통령은 포주든가 제국의 폭군(pimp or tyrant)으로 전락한다.
 스코트의 소설 ‘아이반호’에 유태인 사채업자(Money lender)인 아이삭이 나온다.
 대부업의 역사도 길고 유태인은 유럽금융업의 대명사와 다름없는데, 재앙이 닥칠 때마다 ‘네 탓’으로 몰아 핍박한 역사를 보면, 이자로 먹고사는 삶이 인기직종은 아닌가보다.  ‘베니스의 상인’ 안토니오가 친구 결혼자금으로 돈을 빌리러오자, 앙심을 품고 있던 샤일록은, 제날짜에 못 갚으면 살 한 파운드를 베어낸다는 조건을 붙인다.  그래서 샤일록은 ‘신체포기각서’의 원조다.  가계부채에 몰리면 가장 무서운 것이 이자와 집세다.  집주인이나 대금업자 입장에서는 제 날짜에 입금만 잘되면 부자 안 될 사람 없다.  연체가 길어지면 내 코가 석자이니, 인정사정없이 몰아치다가 끝내 해결사에게 넘겨, 인간지옥의 초대장 신체포기각서에 이른다.

   극단적인 트럼프 혐오자들의 지적사항 1호는 언행이다.  사고(思考)의 한계를 규정하는 어휘력 빈곤...  형용사는 terrible·horrible, 부사는 very와 much가 전부다.
 엉터리 철자법은 교육 제로를 의미한다.  숲을 forrest라하고 전례는 president라는 미취학아동 수준이다(forest와 precedent).  결정타는 걸레 같은 입이다(foul-mouth).
 말은 곧 사람이라는데, 대소변을 예사로(shit·piss) 입에 올린다.  둘째 자기애(愛)에 빠져 제 자랑에 살고, 말도 안 되는 아첨에 사족을 못 쓴다.  지도자로서 치명적 약점이다.  셋째 모든 관계를 ‘거래’로만 인식하는 근시안(近視眼)이다.  침팬지 같이 단 2분의 일관된 사고가 불가능하고, 두 살배기의 버럭 발작(tantrum)만 남은 원인은?  해답은 의외로 가까운 데 있었다.  해맑은 정신으로 뛰어 놀며 친구들과 사귀고, 꿈과 인간적인 콘텐츠를 키워내야 할 어린 시절, 트럼프는 주말이면 아버지 소유의 건물을 돌며 월세를 받으려 다녔다고 한다(Rent-collector).  어린 해결사...
 알고 보면 그도 고약한 세상에 불쌍한 희생자였나 보다.

                                       
 * Shit 와 Piss는 대 소변, 점잖은 자리에서 쓰지 않는 four-lettered taboo다.

 

 

 

: 임철중 
전 대한치과의사협회 대의원총회의장 
임철중 치과의원 원장 

전 대전고등법원 민사조정위원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