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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중 칼럼

병역특례 1 : 무등산 폭격기

[임철중의 거꾸로 보는 세상] - <199>


 

   일본에 유학하여 한창 물이 오른 기사 조훈현이 병역문제로 귀국하자, 마지막 애제자를 잃은 83세의 스승 세고에 9단이 자살한다.  기성(棋聖) 우칭웬을 키워낸 노스승에게는, 제2의 우칭웬을 기대한 제자를 잃은 상실감이 너무 컸을까.  기력이 쭉쭉 뻗어가는 십대에 3년의 경력단절은 ‘절대’ 만회할 수 없고, 성인 성(聖)자는 만인이 승복해야만 붙이는 것 아닌가?  그 후 조훈현은 근 20년 간 한국바둑계에 전신(戰神)으로 군림하고, 십여 년간 세계를 제패한 신산(神算) 이창호를 길렀으며, 현역 국회의원이다.  만약 조훈현이 병역특례를 인정받아 계속 정진했다면, 대한민국의 위상과 세계바둑의 역사가 달라졌으리라.  몇 년 전까지도 공한증(恐韓症)에 떨던 중국바둑이, 정부의 대대적인 후원으로 고속 성장하여, 한국의 천만 바둑 팬들은 박정환·최정의 고군분투에 조마조마·일희일비하고 있다.

 

   남자들이 모이면 화제 1호가 군대시절 얘기요 2호가 축구이니, 군대에서 축구하던 얘기를 하면 날 새는 줄을 모른다고 한다.  그래서 손흥민이 멋진 골을 넣으면 며칠 동안 온 동네 사람 얼굴에 화색이 돈다.  마주치는 얼굴마다 밝으니 작업능률이 올라가고 국민화합에 이르기까지,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기여를 한다.  야구스타도 그렇다.  최동원이나 선동렬 투수는 부산과 광주 팬뿐만 아니라 전국구로 사랑을 받았다.  자칫하면 지역감정을 부채질할 수도 있는 라이벌 의식이, 오히려 동서화합을 북돋아준 순기능, 바로 그것이 스포츠의 위력·스타의 매력이다.  세계대회에서 우승한 기사도, 이런 스타들처럼 중단 없이 기량을 닦아, 국가에 더 크게 기여하라는 것이 병역특례의 취지다.  남 잘되면 배 아픈 성질에 군중이 몰려 떼쓰는 세태가 상승작용을 한 탓인지, 병역특례에 대한 왜곡이 도를 넘고 있다.  심지어 ‘종교적 신앙’ 등에 따른 병역거부 자의 대체복무라는 국방부 표현에 반발하여, ‘양심적 신념’으로 불러달라고 떼쓰는 이상한 단체도 있다.  폐 일언(蔽一言)하고 그 주장대로면, 군에 복무하는 대다수 젊은이는, ‘신념 없는 비양심적인 인간’이 된다.  그들의 양심과 특정 종교가 국가와 국민에 얼마나 기여하는 지와는 별개의 문제로, “나만 옳다”는 생각에 극도로 비뚤어져 빗나간 ‘선민(選民)의식’이다.
 
   한술 더 뜨는 국회의원도 있다.  선동열 대표 팀 감독이 국정감사장에 불려갔다.   특정구단의 청탁으로 병역미필자에게 혜택(?)을 주려고, 2018 아시안 게임 선수를 ‘왜곡’ 선발했다는 의혹 때문이다.  야구는 깨알처럼 세밀한 ‘기록 게임’으로, 선수의 포지션과 기량·특징·컨디션까지 다 나와 있다.  더구나 장기합숙훈련이 없는 단판승부는, 작전과 교체와 팀워크가 생명이므로 감독의 선발권은 절대적이다.
 야구를 잘 모르고 증거도 없다면 미리 공부해온 사실 확인(Fact check)이나 감독의 양심에 호소하는 진실 추궁에 그쳐야 한다.  특히 “집에서 TV로 경기 보는 것이 분석에 낫다하니, 2억 원 받으면서 너무 편한 전임감독”  “우승이 그리 어려웠다고 생각 않는다.”  “사과를 하던지 사퇴를 하던지 두 가지밖에 없다”는  손혜원 의원의 발언은 선 감독은 물론 야구에 대한 모욕이요 월권이다.  슈퍼스타출신 프로에게 대표 팀 감독은, ‘돈벌이’가 아니라, 잘해야 본전인 ‘부담이요 봉사’다.


 영상 분석은 운동선수나 감독에게 가장 중요한 ‘일’ 아닌가?  우승이 쉽다는 말은 남의 직업을 깔보는 갑 질이요, 문외한이 전문가에게 양자택일을 강요하는 것은 역주행이다.  쉬워 보이는 것이 달인의 경지라는 말은 아는가?  결국 이 해프닝은 신재민·김태우에 대한 서푼짜리 막말의 예고편이었다.  손혜원 의원은 ‘무등산 폭격기’ 선동열 감독과 전국의 천만 야구팬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는 것이 옳다. 

 

 

 

 

: 임철중 
전 대한치과의사협회 대의원총회의장 
임철중 치과의원 원장 

전 대전고등법원 민사조정위원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