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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중 칼럼

통일의 조건

[임철중의 거꾸로 보는 세상] - <193>

 

   인류역사상 최악의 인간백정 스탈린도 그 미소(微笑)는 인자하다.  김정은을 ‘위인’으로 존경한다는 얼뜨기가 번식하는 이유다.  대전충남치과의사신협 소식지의 이름이 ‘미소’인데, 최근에 경제학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사회적 기업’을 일찌감치 일궈낸, ‘미소(微小) 금융’이라는 좋은 뜻을 담고 있다.  요즘은 또 다른 미소와 만날 계획에 들떠있다.  내년 5월 “시간이 멈춘,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 미소(美小)국 12일” 여행이다.  리히텐슈타인 산마리노 모나코 안도라 등...  풍광이 아름다워 화려한 그라비어 우표를 수출상품으로 찍어내는 나라들이다.  헤밍웨이 고흐 세잔느 샤갈의 체취를 더듬는 즐거움은 덤이요, 겸사겸사 슈마허의 “작은 것이 아름답다.”를 다시 한 번 곱씹어 보려한다.  시간이 멈춘 듯 내일에 대한 불안을 잊고, 오롯이 사람답게 사는 사람들, 인구 4만 명 이쪽저쪽의 동화처럼 작은 나라들...   그러나 무심한 나그네들은 그들이 영구적인 평화를 위해, 주변 강대국들 간에 절묘한 힘의 균형을 가늠해가며 얼마나 어렵게 노력 해왔는가? 라는 외교적 노력에는 별로 관심도 이해도 없이 지나친다.

 

   평화와 안정을 위한 국력의 적정 규모는?  대부분이 서구 복지국가들을 모델로 삼는다.  스칸디나비아국가들은 시회복지·국민소득 모두 최상위로, 5백 내지 천만 인구에서 상당한 병력을 NATO에 파견한다.  베네룩스 3국도 합해서 2천5백만의 소국이지만 반세기를 넘어 별도의 3국 동맹을 맺고 있다.  영세중립국으로 UN 및 NATO와도 거리를 두고 있는 인구 8백만의 스위스는, 병력 18,000에 불과하지만 사기가 높고 잘 훈련된 예비군이 있다.  소련의 간담을 서늘케 한 핀란드 및 열배가 넘는 적성 국가들을 상대로 예방공격을 서슴지 않는 8백여만의 안보강국 이스라엘 (미국이 든든한 배경)과 함께, 소 강국 삼총사다.  인구 1억이 넘는 나라 중에 에티오피아·방글라데시·나이지리아 3국은 굶는 나라요 브라질은 만성 채무국이며, 인도·필리핀·인도네시아의 소득은 각각 $1,500 – 2,400 - 3,500 선이다.  러시아는 공산체제붕괴 후 독재자 푸틴이 기름을 팔아 13,000에 턱걸이를 하고, 중국은 건국과정과 문화혁명 때 수천만을 죽이고도, 년 4천 명 이상을 사형시켜야만 유지되는 원시체제하에 5천 고지를 헤맨다.  무엇보다 초강대국 미국에서 정신상태가 묘한 대통령이 누리는 인기를 보면, 풍부한 자원과 막강한 군사력에도 불구하고, 끝없는 탐욕이 국가를 어디까지 타락시킬 수 있는지 놀라울 뿐이다.  반대로 부탄은 80만에 소득 165위로 북한과 같고, 방글라데시는 1억6천만 대국에 소득은 175위($706)의 빈국인데, 두 눈과 두 귀를 가린 두 나라 국민의 행복지수는 세계 1, 2위를 다툰다.
 이 도령의 서찰을 품고 덩실덩실 춤추며 운봉 현감을 찾아가는 방자의 ‘문맹의 기쁨’이나, 집이 없어 불날 걱정도 없다는 ‘거지의 만족’이 생각난다.

 

   살펴본 바대로 부와 완력은 국민의 평화·안정과 행복에 필요는 하지만 절대로 충분조건이 아니다.  스스로 지킬 용기와 자립하려는 근면성, 즉 의지가 첫째요, 둘째는 이웃 국가와 공존하려는 선의의 외교관계, 나아가 동맹이다.  국민의 정신적 합의 없이 평화조약으로 묶은 베트남과 예멘은, 3년 안에 무력 흡수통일로 강제 재편되었다.  1918년 제1차 세계대전 결과로 태어난 체코슬로바키아는, 비록 슬라브족 뿌리는 같지만 민족과 경제력 차이로 1993년 합의이혼 후, 체코와 슬로바키아로 갈라서서 사이좋게 번영을 누린다.  말로는 자유민주체제지만 단 한분도 몸 성한 전 대통령을 가져보지 못한 대한민국과, 개인 소유의 신정(神政) 절대독재체제 북한을 하나로 묶기 전에, 보다 신중하고 광범위한 사전 준비와 조율이 필요하지 않을까?

 

*  리히텐슈타인 산마리노 모나코의 국민소득은 1, 2, 8위이고 안도라는 25위다.

 

 

 

 

: 임철중 
전 대한치과의사협회 대의원총회의장 
임철중 치과의원 원장 
전 대전고등법원 민사조정위원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