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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중 칼럼

공정한 거래 1 : 상조회(相助會)

[임철중의 거꾸로 보는 세상] - <186>

 

 

   1995년 여름 치과기공사회에서 기공료 인상요구가 있었다.  대전광역시가 아니라 전국적인 차원에서 일종의 ‘선발대’라는 설이 있어, 초반부터 확실하게 매듭  지어야 한다는 말이 돌았다.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지부장으로서 해당부서에 유권해석을 구했는데, ‘공정거래위원회’는 답변이 아니라 심사결과를 보냈다.  기공사회는 ‘담합행위’를 즉시 중단하고, 치과의사회도 집단으로 대응했으므로, 3 대 1 즉 기공사회 4억5천만 치과의사회 1억5천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는 내용이었다.
 대전지부도 1년 예산이니 날벼락이요, 기공사회 회장은 사색이 되어 대책을 부탁하였다.  장문의 해명·진정서를 썼다.  첫째 유권해석 요구에 심판으로 대답한 ‘절차상’의 하자, 둘째 회원의 연회비로 운영하는 사단법인의 지부로서 수익모델이 없는데 기업체처럼 과징금 부과는 ‘행정 과잉’이라는 점, 셋째 두 단체 모두 납부능력이 없어 전 회원이 ‘심판무효’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내용이었다.
 2주 후 엄중한 경고와 함께 과징금 취소 공문을 받아 겨우 한숨을 돌렸고, 기공사회장으로부터는 감사 인사를 받았다.  그 후로 현재까지 전국적인 협회차원의 인상요구는 자취를 감춘 것으로 안다.

 

   1993년 지부장에 취임한 필자는 먼저 ‘기공소 지도치과의사제도’ 강화에 역점을 두었다.  지도치과의사 대장을 만들고 년 2회 기공소장과 지도치과의사가 전원 참석하는 정례회의를 가동했다.  다음은 비밀보장을 조건으로 치과의사의 부당행위를 법제이사나 회장에게 직보 하도록 하였다.  부끄러운 얘기도 들었다.  기공소가 합금까지 구입하여 연체액이 5백만 원대에 이르고, 심지어 1년 이상 연체되어 천만 원이 넘는 경우도 있었다.  믿기지 않겠지만 기공물을 두 기공소에 보내어 마음에 드는 보철물만 골라 쓰는 갑 질도 있었다.  먼저 기공료는 양자 합의로 조정하도록 권장하였다.  단관에도 다우웰 핀을 꽂고 기능 교합기를 쓰는 기공소에 기본 기공료만 줄 수는 없지 않은가?  치과의사 – 기공사 간의 관계는 단순한 거래가 아니라 ‘콜라보’ 즉 협업이다.  작고한 JP의 어록처럼 항산에 항심(恒産-恒心)이요, 협업자의 안정된 삶이 양질의 보철물과 안정된 클리닉을 보장해주는 것 아닌가.

 

   경제기획원장관 소속하에 공정거래위원회를 최초로 설치한 사람은 바로 전두환 대통령이다(1981. 4. 7).  공무원 특히 판검사의 처우를 개선하고, 관계요로에서 협찬을 뜯어 수사비를 마련하던 사정기관에, 공식적으로 예산을 마련하여 ‘비리’를 근절시킨 것도 그다.  5·16 쿠데타 후 민정이양의 형식을 밟았지만, 군관민(지금은 民官軍)을 통틀어 사정기관 하면 검경(檢警) 위에 중정(中情)이요 중정 위에 보안사였다는 점에서, 제3-4 공화국 18년간은 분명히 군사정권이었다.  박정희 밑에서 온갖 권력을 누린 김재규가 범행 후 권총자살 했다면, 민주화를 위한 시해라는 주장에 약간의 정상을 참작할 수 있다.  그러나 사실은 절대권자의 신임을 다투다가 격분하여 저지른 돌발사고로, 극도의 혼란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군정이 민정으로 연착륙하려면 과도기가 필요했고, 필자는 그때 그 자리에 5공 세력이 있었다고  본다.  비록 세계적인 3저 현상 덕분도 있었지만, 전임대통령이 빠졌던 ‘중화학공업재조정’의 수렁을 탈출하고 1인당 GNP를 3배로 끌어올린 실적은, 언젠가 재평가를 받을 것이다. 

 

  공정위(公正委) 설치도 큰 업적이다.  일상생활이 곧 거래인 자유민주 사회에서, 힘센 자가 일방적인 이득을 취해서는 안 된다.  서로서로 도움 되는(相助) 거래를 유도한다는 취지는 얼마나 좋은가.  당시 공정위는 당사자를 십분 경청하고, 경우에 따라 징벌을 거둘 줄도 아는 낭만이 있었다.  그게 바로 거래 아닌가.

 

 

 

 

 

: 임철중 
전 대한치과의사협회 대의원총회의장 
임철중 치과의원 원장 
전 대전고등법원 민사조정위원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