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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중 칼럼

블랙리스트 (Blacklist)

[임철중의 거꾸로 보는 세상] - <136>



   왕의 남자에 이어 관객 천만을 돌파한 영화 ‘괴물’을 보고, “괴물과 퀴즈”라는 칼럼을 썼다(2006).  미군기지 영안실에서 시신용 방부제 포르말린을 하수구에 버려, 한강에 돌연변이 괴물이 태어난다.  괴물을 퇴치하는 “정의의 무기”가 바로 신나(thinner), 화염병과 불화살이요, 최후에는 송강호가 쇠파이프로 숨통을 끊는다. 

 방류사건 당시 삐딱한 언론들은 “하수구에 방류”가 아니라 “미군, 한강에 독극물 살포(撒布)!”라는 제목을 달았다(2000).  도발적으로 왜곡하여  반미감정을 선동하는 언론, 그리고 전 세계 매스컴을 장식하던 부끄럽고 폭력적인 불법시위 무기에 찬가(讚歌)를 바치는 영화...  문화 예술에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면 안 되지만, 최소한 ‘왜곡된’ 이념의 선전물에 국민 세금으로 조성된 ‘지원금’을 줄 수는 없다. 

 “허구에 기초한 블랙 코미디”라고 강변하다가 세 장면 삭제 및 1억 원 배상 판결을 받은 “그때 그 사람들”에 비하면, 괴물은 그나마 가족영화 또는 패러디로서 완성도 높은 수작이었다.  사전검열은 금기요 일단 영화관에 걸리면 반론의 수단이 없는 영화이기에, 국뽕이든 좌경이든 상습적으로 편향된 이념의 판촉(販促)물을 돈 주고 보는 사람은 공범 아니면 바보요, 이런 작가나 감독의 명단(블랙리스트)을 만들지 않는 공무원은 직무유기라고 하겠다.


   국회선진화 법 제정에 일등공신이 강기갑이라면, 표창원 의원은 구강(짐승이면 주둥이) 정화법이 아쉬울 만큼 언동이 불량하더니, 드디어 의원회관에 짜깁기그림 전시를 성사시켰다.  위트와 유머는 풍자와 해학의 격을 높이며 공감을 불러일으켜 소통의 씨앗이 된다.  분노와 증오로 불타는 그림은 예술이 아니라 불화의 감정만 부추긴다.  마네의 ‘올랭피아’를 빌려 박근혜 최순실 김기춘 얼굴을 뜯어다 붙인 이구영의 ‘더러운 잠’은 상상력 제로의 싸구려 낙서다.  이에 비하면 베를린 장벽에서 본 소련 브레즈네프와 동독 울브리히트의 입맞춤(Deep Kiss) 낙서(Graffitti)는 가히 명화다. 

 홍성담은 걸게 그림 ‘민족해방운동사’ 슬라이드를 평양 축전에 보내어 안기부(1989 당시)에 연행되고, 간첩혐의는 무죄지만 이적표현물 제작과 찬양 죄로 3년형을 선고받아 1992년 만기출소 하였다.  광주비엔날레에 전시하려던 그의 그림에, 꼭두각시 박근혜를 박정희와 김기춘이 조종한다.  광주광역시가 지원하는 전시회에 국가원수를 희화화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하여 결국 걸리지 못했다.  그는 거듭된 수정요구에, “표현의 자유가 억압당하는 대한민국의 현실이 답답하다.”고 했다.  제집 안방에 걸면 누가 뭐라나?  다른 그림은 근혜의 출산장면으로, 아직 탯줄이 달린 아기는 선글라스를 썼고 뒤에 선 간호사는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린다.

 또 한 그림은 음모에 음순까지 그린 음문에서 뱀의 몸을(박정희는 뱀띠) 한 사람 머리가 나오는데, 군모에 별이 두 개요 역시 색안경을 쓰고 있다.  딸이 제 아비를 낳으니 할배와 상피 붙었다는 말인지 그의 정신상태가 의심스럽다.  최순실이 대변을 보는데(항문을 과장), 똥 속에 박근혜가 들어 있다.  의자에 올라가 교수형 밧줄 앞에 선 박근혜 그림도 있다.  이게 표현의 자유고 정부예산을 지원해 줘야 하나?


   광역시장이 지역 문화예술인 30여명과 대화하는 연례모임이 있었다.  대부분이 예총소속인 문화예술 단체장들이다.  노무현대통령 시절 어느 날 가보니 반대편에 30명이 늘었다.  거의 민예총 소속으로 양편 숫자가 팽팽한데, 그쪽에도 예산이 비슷하게 배정되고, 우연인지 모르나 예총사업 지원은 많이 줄었다.  소속 회원 수는 10 대 1 이 넘게 예총 쪽이 압도적으로 많은데...  엄연한 분단국가이고, 대통령마다 성향과 지향하는 시정목표가 다른데, 누가 누구를 탓할 수 있을까?





글: 임철중
전 대한치과의사협회 대의원총회의장
임철중 치과의원 원장
대전고등법원 민사조정위원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