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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중 칼럼

바가지 론(論)2 : 반 총장에서 NYT 광고까지

[임철중의 거꾸로 보는 세상] - <36>

 

   반기문 총장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설득하고 중재하는 평화의 전도사다.  충북 음성 출신으로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한 국내산이며(하바드 석사), 5년 임기의 UN 사무총장에 만장일치로 재선되었다(2011).  개발도상국 발전을 위한 금융지원 전담기구 세계은행의 김용 총재.  부친을 따라 일찍이 미국에 이민하여 대학총장 재임 중 오바마의 지명을 받았고(2012), 2년간 업무파악과 구상 끝에 대대적인 내부개혁에 착수했다고 한다.  부친 김낙희씨는 서울대 치대를 나와 6·25 때 통역장교와 구겐하임 유학을 거쳐 귀국, 대한치주학회를 창설한 치과계의 대선배였다.  1946년 발족한 세계은행은 방대한 기구와 예산으로, 관료주의에 빠졌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관료화란 오랜 세월 타성·피로가 누적되어, 쇄신·개선 없이 익숙한 “경로만 반복” 하는, 창의력 잃은 “조직의 정체·노화현상”이다.  관과 민이 짜고 이익을 나눠가지며 서로 덮어주는 “유착비리”와, 퇴직 후에도 끼리끼리 거래를 이어가는 “전관예우”가 판치고, 과감한 창의와 혁신은 물 건너간다.  국내에서 출발한 반 총장도 임기 초에 사무국 운영을 크게 혁신한 바 있었고, 이민 출신 김 총재도 수장으로서 가장 힘든 개혁의 중책을 맡았으니, 두 분 모두 한국의 자랑이 아닐 수 없다.

 

  유카탄 반도 애니깽 농장에서 농노와 다름없이(계약기간이 지나면 자유) 시작한 우리 이민은, 하와이 이민과 함께, 일제강점기에 독립운동의 든든한 자금줄이었다.

 6·25 이민은 “도피성”이라는 딱지가 붙었지만, 많은 유학생들이 귀국하여 국가재건에 이바지 하였다.  김일성 치하를 도망쳐온 피난민 중에 북한의 재 남침이 두렵거나, 군사정권 하에서 정치현실에 실망한 시국(時局)이민도 있다.  역시 가장 큰 이유는 개발시대에 농촌에서 도시·서울로 몰리듯, 기회를 찾아 간 “아메리칸드림”이었다. 

 선행 이민자들이 손을 뗀 3-D의 채소가게·리쿼스토어·세탁소·주유소에 몸을 던져, 특유의 끈기와 근면함으로 가게 사고 집 사서 자리를 잡았다.  물론 2세 교육에도 소홀함이 없어 명문대에 진학시켰다.  모든 것을 버리고 맨몸으로 건너올 때부터 각오한 자기희생이었기에, 장성한 자식들이 떠나가도 후회는 없다.  

 여유가 생겨 옛 친구를 찾아 서울에 가보니, 성공했다고 자부하는 내 재산을 몽땅 털어도 강남에 반듯한 아파트 하나 사지 못한다는 사실에 당황하지만, 연금 덕분에 두 늙은이의 노후걱정은 없으니 “그만하면 됐어!” 한다.  남대문 이태원에서 옷 한보따리 사서 돌아가, 신라면 한 박스 들여놓고 한국 드라마에 빠져든다.  장차 국제적인 한상(韓商) 네트워크에 디딤돌이 될 든든한 자원이요, 위기에 힘이 되어줄 애국자들이다.

 

   선거마다 득표차가 근소한 것은 어느 정권이건 반대 또는 견제 세력이 탄탄함을 뜻한다.  그러나 그 안에는 극단론자가 있고 구제불능의 불순물도 있다.  직업에는 귀천·고하가 없다지만, 의사·변호사·교수나 신부·목사 가운데에도 몇%의 불량품은 항상 존재한다.  남의 말을 저의부터 따지고 비틀린 시각으로 해석한다.  기본윤리와 기초질서를 성문화한 법률마저 기득권자를 위한 장치로 본다.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시행 되어야 법이며(law), 이를 수행하는 수단이(enforcement) 바로 공권력임을 부인하고, 이에 반발하는 것을 애국으로 여긴다.  교포사회에는 세계적인 인물과 다수의 애국자가 있는가 하면, 한편으로는 “국내에서도 법을 깔보던” 소수의 시국·정치 이민과 불순물이 존재한다.  자신의 이민을 탈출로 자책하니까, 광고에서 자기합리화 노력과 정치냄새가 난다. 

잘 빠진 바가지는 큰물에 갈수록 귀염 받고, “안에서 새던 바가지”는 밖에 서도 샌다.  NYT 광고는 코리아디스카운트를 조장하고 한국의 외교적 입지를 훼손했다는 평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탈출이 아니라 일찍이 국제사회에 진출한 교포사회의 다수의견을 대표하는 것은 더더욱 아닐 것이다.

 

 

 

 

 

 

 

글: 임철중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졸업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조교수

대전광역시 치과의사회 회장

대전`충남 치과의사 신용협동조합 창설 및 이사장

대한치과의사협회 대의원총회의장

대한치과의사협회 치과의료문화상 수상

대한치과의사협회 공로대상 수상

대한치과교정학회 부회장

대전고등법원 민사조정위원

대전문화예술의전당 후원회 창립 및 회장

대전방송 TJB 시청자위원

대전광역시 문화재단 이사

임철중 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