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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중 칼럼

격랑 속에서

[임철중의 거꾸로 보는 세상]- ⑪

 

극심한 불황의 파도에 시달리면서 무서운 적까지 한 배에 타고 있다면 공포와 피해는 가중된다. UD 치과 사태는 누구의 잘 잘못을 떠나 치과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하였다. 클리닉을 평생 봉직할 삶의 터전으로 알고 적정진료에 사후관리와 품위유지까지 고려한 수가와, 주치의 개념 없이 불특정에 가까운 다수를 고용하여 단기간에 최대의 수익을 올리는 수가와는, 비교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상세한 내용을 모르는 국민은, 진료수가나 재료시비에 의혹을 느껴, 지갑열기를 주저한다. 가뜩이나 어려운 불황속에서 치과인의 손으로 자초한 불신은 막대한 고통을 낳았다. 그 고통은 개업 난과 취업난의 형태로 젊은 회원들에게 집중되고, 해답이 불분명한 치과전문의 제도와 함께 불안감과 위기의식을 증폭시켜, 공황상태 일보 직전에 이른 것 같다.

 

이런 상태에서는 냉정하게 판단하여 한 배에 탄 내부의 적을 설득·포용하고, 추풍낙엽처럼 휘둘리는 배를 몰아갈 유능한 선장을 신중하게 뽑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항용 극단적인 변화 바꿔를 택한다. 협회장선거에 직선제논의가 시작된 데에는 그런 측면이 없지 않다. 동경치과의사회는 도내 6개 치과대학 동창회대표가 모여 순차적으로 회무를 맡는다고 한다. 화합 정신과 엘리트 임원진 구성으로, 정부가 면허권과 건강보험 계약권을 쥐고 있는 (많은 부분 위임받지만) 전문직단체에게는, 장점도 많은 방법이다. 62차 대의원총회는 의총 선출을 뛰어넘어 선거인단제도를 선택하였다. 6·29 당시 많은 국민이 가장 혐오했던 체육관 선거와 유사하지만, 시비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바꿔진정(鎭靜)효과는 현 시점에서 꼭 필요한 통과의례이고, 무작위로 선출된 선거인단의 참석률 제고에만 성공한다면, 매우 훌륭한 제도가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직선제 강행보다는 현명한 타협점을 찾았다는, 대부분 치과언론계의 평가에 동의한다.

 

격랑을 헤쳐 나가는 일은 “Do Don't 의 슬기로운 구분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우리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은 범국민적 해법을 찾고, 불가항력인 부분에는 유연하게 적응해야 한다. 요체는 선택과 집중에 있다. 유능한 선장과 함께 똘똘 뭉치고 냉정하게 중지를 모아, 우리가 꼭 해야 할 일에 모든 노력을 집중하자.

 

끝으로 총회의 1부 행사에 대한 소감 몇 마디를 남긴다. 의총은 대한민국 국가단위의 전문직 단체가 매년 단1회 개최하는 중요한 행사요, 의전(儀典: Protocol)은 그 단체의 얼굴이다. 협회는 준비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더구나 이번 총회는 사상 처음으로 3부요인(강창희 국회의장) VIP들이 임석한 큰 행사였다. 아무런 멘트 없이 애국가가 생략된 일은 문제다. 내빈소개는 사회자보다 협회장이 하는 것이 그림이 좋다. 전임(前任)자의 내빈소개에서는, 먼저 협회장 다음 의장 그 다음에 부의장을, 반드시 先任 순서로거명해야 한다. 미리 참석여부를 체크하고도 뒤죽박죽 된 것은 분명한 실수다. 협회장 축사에 앞서 대의원에게 목례가 없었다.

 

의전 상 하자는 없으나 갈채 속에 시작 될 축사에 집중력이 떨어졌고, 축사 중 내빈 거명에 임종규 건강정책국장을 빠뜨렸다. 본인이 서운했다면 작지 않은 실수요, 그래서 아무리 달변에 자신이 있어도. 중요한 축사는 꼭 사전에 써서 읽는 것이다.

 

임 국장은 장관축사를 대독하는 대신(어차피 언론에 보도된다), 담당국장으로서 자신의 소회를 진솔하게 밝혀, 성의 있는 축사로 박수를 받았다. 오제세 보건복지위원장도 준비가 돋보이는 축사로 여러 차례 박수를 받았으며, 강창희 의장은 개인적인 정감까지 묻어나는 진심어린 협조를 약속하여, 협회 위상이 한층 격상된 뿌듯한 자긍심을 느끼게 해 주었다. 그럴수록 위상에 걸 맞는 의전이 더욱 중요하다.

차기 총회에는 이런 점들에 유념하여 만반의 준비를 갖추어주기 바란다.

 

 

 

 

 

 

 

 

글: 임철중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졸업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조교수

대전광역시 치과의사회 회장

대전`충남 치과의사 신용협동조합 창설 및 이사장

대한치과의사협회 대의원총회의장

대한치과의사협회 치과의료문화상 수상

대한치과의사협회 공로대상 수상

대한치과교정학회 부회장

대전고등법원 민사조정위원

대전문화예술의전당 후원회 창립 및 회장

대전방송 TJB 시청자위원

대전광역시 문화재단 이사

임철중 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