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0 (월)

  • 흐림동두천 20.6℃
  • 흐림강릉 16.0℃
  • 흐림서울 22.4℃
  • 흐림대전 24.4℃
  • 구름조금대구 27.2℃
  • 구름조금울산 25.1℃
  • 구름조금광주 28.2℃
  • 구름조금부산 24.3℃
  • 구름조금고창 ℃
  • 흐림제주 24.8℃
  • 흐림강화 18.3℃
  • 구름조금보은 23.6℃
  • 맑음금산 24.5℃
  • 구름조금강진군 29.8℃
  • 맑음경주시 27.8℃
  • 구름조금거제 28.9℃
기상청 제공

임철중 칼럼

왜 왜(倭)인가?

[임철중의 거꾸로 보는 세상]- ⑨

양형심리제도는 법정에서 형사피고인의 형량을 정할 때 재판당사자의 의견을 듣는 제도다. 그러나 가해자의 범죄동기·성장과정 등은 형량에 반영되어도, 검사와 피고변호인의 공방에 그칠 뿐, 피해자나 유족의 사정은 여전히 간과된다는 문제점이 남는다. 성폭행 끝에 살해된 미성년자 부모가 턱없이 낮은 형량에 억장이 무너져 울부짖는 모습을 보며, 아베총리의 망언이 떠오른 이유다. “침략에 대한 정의는 학계에서도, 국제적으로도 정해지지 않았다. 국가관계에서 어느 쪽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는 말은, 피해자의 아픔에 전혀 개의치 않는 극악무도한 흉악범, 가해자의 일방적인 궤변이다. 오래 전에 미국에서 발행된 대중잡지에 나오는 엽기 사진 두 장을 보자. 난징에서 일본도를 휘두르며 끔찍한 시합을 저지르는 일본군장교들과, 강제 동원된 성노예를 희롱하며 낄낄대는 장면, 이 사진을 보고도 그런 헛소리를 한다면, 그건 인간도 아니다.

우리 정치판의 후진성, 정치인의 수준미달을 탓한다. 그러나 일본 정치가 더욱 미개함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반세기를 넘는 일당 독점과 파벌주의, 개발이익 독식의 부동산정책과 리베이트에 얽힌 금권정치의 내막을 들여다보면, 우리 개발시대의 정경유착은 아이들 장난이다. 정권만 잡고보자는 풍토에서 이웃에 폐를 끼치는 엔화 무한리필의 아베노믹스가 탄생하고, 지지율 7, 80%에 취하여 망나니처럼 망언을 연발한다. 우리 조상님이나 중국인들이 저들을 왜 왜인(倭人)이라고 불렀는지 알겠다. 체구가 왜소하다기보다 인간성이 성마르고 잘다는 뜻이며, 혹자는 섬나라에다가 험악한 산줄기가 잘게 갈라놓은 협량한 마을구조 탓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속이 좁아서, 이웃을 괴롭힌 침략행위를 제 눈에 안경으로 합리화하는 억지에 그친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한술 더 떠서 이를 미화하고 후손들에게 잘못 가르쳐 국제사회의 미아로 만들면 곤란하다. 점령국에 근대화와 사회간접자본을 선물하고 국부(國富)를 불려주었다고 주장하나, 교육은 징병·징용에 동원하기 위함이요 SOC는 대륙침략 준비용 투자이며, 전 인구의 97%인 조선인에게 돌아간 국부는 10%도 채 안 되었으니, 전형적인 식민지 착취 아닌가. 구미열강으로부터 보호했다는 설명은, 호랑이한테 먹히기 전에 늑대가 잡아드셨으니 고마운 줄 알라는 헛소리다.

 

아베는 종군위안부(comfort women)를 부정하는 망언으로 총리직을 잃고 결국 강제적 성노예(enforced sex slave: 2012 Hillary)라는 정확한 표현의 역풍을 자초하였으며, 극심한 불경기와 잇 달은 천재지변으로 우울증에 빠진 국민감정을 악용하여 재기에 성공한 기회주의자로 보인다. 부총리 겸 재무장관 아소 또한 총리재임 일 년 만에 의회를 해산한 뒤 총선에서 참패, 민주당에 정권을 헌납한 장본인이다.

지난 2월 박근혜대통령 취임식에 특사로 와서, 미국 남북전쟁에 대한 남·북부의 시각차를 예로 들며 훈계랍시고, “·일도 서로 역사인식이 다르니, 한국이 먼저 역사관의 차이를 인정해야 대화도 가능하다는 장광설을 늘어놓았다고 한다. 말도 민족도 다른 멀쩡한 독립국을 총칼로 살상하며 강탈한 침략사건과, 국론통일을 위하여 국내에서 벌어진 남·북간의 내전을 혼동하는 아소에게 들려줄 훈계는 딱 한 줄이다. “입은 비뚤어져도 말은 바로 하랬다, 그 비뚤어진 입부터 다물라아소의 주장은 미성년자 강간살해범이, “세상모르는 애한테 성교육을 해줬더니 고마운 줄도 몰라 홧김에 목을 졸랐다.” 는 식이다. 1978년 야스쿠니 신사에 A급 전범 14명을 합사(合祀)시키지만 않았더라도 총리·의원·각료가 몰려가 절을 하건 댄스파티를 벌이건 누가 시비를 할까? 어느 나라 어떤 단체나 공동체의 물을 흐리는 미꾸라지가 있다.

과거에 ()’라는 주홍글씨가 찍힌 것도 이런 자들 탓이다. 지독하게 이어지는 불운으로 공황상태에 빠졌을 때 국민의 시선을 모으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변형된 포퓰리즘, 국수주의에의 호소다. 히틀러와 무솔리니 그리고 도조 히데키가 이러한 과잉 에너지에 취하여 자신과 국민을 파멸의 길로 이끌었다. 우선 먹기에 곶감이 달다고 하여 똑같은 전철을 다시 밟지 말고 선동가에게 제동을 걸라. 이제는 성숙한 국민으로 인정받아 라는 딱지를 떼라. 조상들의 잘못된 선택으로 후손들이 국제사회에서 두고두고 겪은 후과(後果)의 고통을 벌써 잊었는가?

 

 

 

 

 

 

 

 

글: 임철중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졸업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조교수

대전광역시 치과의사회 회장

대전`충남 치과의사 신용협동조합 창설 및 이사장

대한치과의사협회 대의원총회의장

대한치과의사협회 치과의료문화상 수상

대한치과의사협회 공로대상 수상

대한치과교정학회 부회장

대전고등법원 민사조정위원

대전문화예술의전당 후원회 창립 및 회장

대전방송 TJB 시청자위원

대전광역시 문화재단 이사

임철중 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