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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음악

[음악]우리는 언제나 블루스를 들어왔다(블루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기획연재 <재즈와 친해지기>-3

오늘은 음악역사를 얘기함에 있어서 절대 빼놓을 수없는 한 장르, 블루스에 대해서 얘기를 해볼까합니다.워낙에 방대한 이야기라 조금 속도가 빠르게 느껴지실수도 있겠습니다만 되도록 중요한건 빠뜨리지 않고 얘기를해볼게요.

재즈와 록음악을 이해함에 있어서 블루스는 두 장르의 형태를 구성하는 뿌리로서 아주 중요한 역활을 해왔습니다. 재즈의 경우 블루스를 재즈라는 장르에 포함시킴으로서 부차적인 장으로서 인식을 해왔고,  록 음악의 경우 1960년대 말 까지는 블루스와 록이 거의 동일시 될 정도로 록 장르의 발전에 있어서 중심적인 역활을 해왔지만 1970년대 이후 하드록과 헤비메탈이 탄생하면서 블루스는 록 음악과의 연관성이 거의 사라진 것으로 여겨지기도 했죠. 하지만,  영국과 미국을 중심으로하는 영어권 대중음악을 이야기 할 때 블루스라는 음악은 여전히 그 영향력을 과소평가 할 수 없는 중요한 음악으로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대중음악의 어머니로 불리는 "블루스"는 과연 어떤 음악일까요? 블루스 역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몇 가지의 형태를 골라서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앞서 언급했지만, 195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블루스는 재즈에 속한 장르로 여겨져 온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로큰롤의 탄생과 함께 블루스는 독자적인 기원과 형식 그리고 발전과정을 가진, 재즈와는 별개의 장르로 인식되기 시작했으며 가장 오래된 대중음악임에도 불구하고 블루스에 대한 연구와 재평가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한 것은 1950년대 말에 들어와서 였습니다.사실 블루스라는 말은 "장르"를 의미하는 말이 아니었습니다. 블루스라는 말은 "우울함을 나타내는 용어"였고 20세기 초반에 와서야 "우울하고 의기소침한 상태를 나타내는 음악"으로서 블루스라는 말이 쓰였습니다. 때문에, 여전히 블루스라는 음악을 장르라기 보다는 표현기법, 혹은 스타일로 보는 시각이 강하게 존재하고 있으며,  우울함을 노래하거나 연주할 때  Play The Blues, 혹은 Sing The Blues라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서 이러한 시각을 나타내기도 한답니다.^^

 

(1) 블루스의 기원

블루스의 기원은 18세기 목화농장의 흑인 노예들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농장에서 흑인노예들에 의해 불리워졌던 할러, 혹은 노동요로 불리는  음악들은 농장제가 없어지면서 동시에 소멸되었지만, 아프리카적 요소들을 고스란히 도입하고 있던 이러한 음악들이 유럽적인 요소들과 합쳐지면서 흑인영가렉타임, 부기우기등으로 발전 되었고 블루스의 원류를 형성하는 음악이 된 것이죠.  그리고, 블루스가 완전한 형태를 이룬 것 역시 농장제의 와해와 맞물린 19세기 후반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또한, 오늘날 블루스의 기본적인 형태인 12마디 블루스 역시 이 시기에 나타난 것으로 보여지지만, 당시에 주로 쓰이던 형태는 12마디 블루스가 아닌 8마디 블루스가 2번 나열되는 형태였습니다.

 

(2) 미시시피 델타 블루스

1910-20년대 등장한 초기의 블루스 뮤지션들은 거의 대부분이 미국 남부지역 출신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블루스의 발원지로 거론되는 미시시피 유역은 거대한 목화 농장들이 모여있던 지역이다 보니 다른 어떤 곳 보다도 블루스의 원류가 되었던 노동요나 할러의 전통이 강하게 남아있었을 것이고, 이러한 전통이 이들 초기 블루스 뮤지션에게 음악적인 토양을 만들어 주었음은 쉽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일입니다.

 미시시피 델타 블루스로 불리기도 하는 초기의 블루스는 컨트리 블루스 혹은 포크 블루스로 불리기도 합니다. 클럽에서 대규모의 빅밴드와 함께 연주하던 스윙재즈와는 달리 대부분의 블루스 뮤지션들은 떠돌이 악사들 수준이었죠. 어쿠스틱 기타나 하모니카가 악기의 전부였고 글을 읽거나 쓰기는 커녕 악보조차도 제대로 볼 수 없는 문맹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흑인 인구가 많고, 그들에게 음악을 공급할 가능성이 있는 풍부한 자원을 당시의 레코드 회사들이 그냥 지나치지는 않았습니다. 찰리 패튼, 선 하우스, 블라인드 레몬 제퍼슨같은 뮤지션들이 하나 둘씩 레코딩을 시작했고 백인들에게도 블루스의 존재가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던 것이죠...

미시시피 델타 블루스가 완전한 형태를 갖춘 것은 1930년대의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남부블루스의 뮤지션들 중에서도 로버트 존슨의 존재는 후대에 큰 인상을 남겼습니다.  그의 기타 스타일은 곧이어 탄생할 일렉트릭-시카고 블루스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고, 여자친구에게 독살당하게 되는 비극적인 죽음은 그의 음악을 더욱 극적으로 만들어 주기도 했죠...

 로버트존슨의 크로스로드

 

(3)  Urban 블루스

 시카고, 뉴욕, 디트로이트 같은 대도시에서는 남부의 포크 블루스와는 다른 형식의 블루스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대도시에서 유행하던 스윙재즈의 스타일을 받아들여 재즈적 취향이 강한 대규모의 블루스밴드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죠.  재즈의 관악기 편성을 받아들임과 더불어, 렉 타임, 부기우기의 전통을 받아들여 발전한 도시 블루스는 조용하고 사색적인 느낌의 남부 블루스와는 달리 활기차고 격렬한 느낌을 청중들에게 전달했으며, 어반블루스의 뮤지션들 중에서도 탐파 레드와  빅 빌 브룬지의 영향력은 막대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러한 재즈적 취향이 배제된 블루스 밴드들도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기타와 하모니카를 전면에 내세우고 도시적인 화려함에 포크 블루스의 전통을 접목한 것입니다. 그리고, 양자를 모두 포함한 도시 블루스는 곧이어 나타나게 될 시카고 블루스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4) 일렉트릭 블루스

 

재즈 기타리스트 찰리 크리스천에 의해 일렉트릭 기타가 도입 된 이후, 블루스 역시 일렉트릭 기타를 받아들이기 시작합니다.  티 본 워커에 의해 블루스로 도입된 일렉트릭 기타의 사용은 대규모 콘서트 홀에서의 연주가 많아지기 시작한 블루스맨들에게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고출력 엠프를 동반한 일렉트릭 기타의 사용은 단지 사용되는 악기만 변화시킨 것이 아니었습니다.  과거 어쿠스틱 기타에서는 사용 할 수 없었던 일렉트릭 기타만의 독특한 주법들이 사용되기 시작되었고, 본격적으로 모던 블루스의 시대가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었습니다.

블루스에 일렉트릭 기타가 도입된 이후 후대 뮤지션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 수 많은 전설적 뮤지션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엘모어 제임스, 머디 워터스, 하울링 울프, 윌리 딕슨,  타 본 워커 등은 로큰롤과 록의 출현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했으며, 비비 킹, 루더 앨리슨과 같은 인물은 가스펠을 받아들이고 동시에 리듬 앤 블루스의 전통을 극대화 함으로서 세련되고 우아한 모던 블루스를 확립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티본워커의 Stormy Monday-오늘날까지도 많은 뮤지션에게 연주되어지는 블루스 스탠다드곡입니다.

블루스의 역사 비비킹의 연주입니다^^

 

(5) 리듬 앤 블루스

최근에 들어와 흑인음악을 통칭하는 표현으로 사용되는 리듬 앤 블루스(줄여서 R&B)는 사실 1940년대의 일렉트릭 블루스를 의미하는 표현이었습니다. 시카고 블루스가 가스펠적인 요소를 받아들임으로서 탄생한 리듬 앤 블루스는 그 어떤 블루스 보다도 블루스의 전통에 가까운 블루스 음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흑인적인 음악이라는 리듬 앤 블루스가 백인적인 전통이 강한 음악 컨트리 앤 웨스턴과 합쳐짐으로서 인종을 초월한 음악 로큰롤이 탄생한 것은 대중음악사에서 가장 큰 아이러니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6) 로큰롤과 록 음악

대중음악의 형성과정에 있어서 블루스의 가장 큰 역활은 바로 "록의 탄생"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1950년대 후반, 블루스의 리바이벌과 함께 백인들이 블루스를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블루스 음악을 백인들의 취향에 맞게 가공하면서 록음악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죠. 그런데, 블루스 리바이벌과 록음악의 탄생이 이뤄진 곳은 블루스의 발상지인 미국이 아닌 대서양 건너 영국 땅 이었습니다.  시릴 데이비스, 알렉시스 코너, 존 메이욜과 같은 백인 블루스 뮤지션들이 블루스 음악을 받아들이게 되었고, 이들의 영향을 받은 롤링스톤스, 비틀즈 , 프리티 싱스같은 밴드들이 전면에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공공연하게 자신들의 우상이 흑인 블루스맨들과 그들의 음악임을 밝혔고,  "브리티시 리듬 앤 블루스"로 불리는 영국 특유의 블루스 음악이 록으로 진화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한 편 미국에서는 영국과는 조금 다른 형태의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모여든 히피들이 포크 음악에 관심을 가지면서 이른바 Acid Rock이라는 약물과 밀접한 관련을 맺는 음악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리고, 곧이어 제니스 조플린이 등장하면서 포크에 국한 되어있던 히피들의 관심은 대번에 블루스 음악으로 확장되었고 비비 킹, 루더 엘리슨 같이 재야에 숨어있던 블루스맨들이 다시 전면에 나서기 시작한 것이죠.

 

(7) 오늘날의 블루스와 그 미래

 흑인음악의 뿌리이면서, 대중음악의 어머니도 불리는 블루스지만, 역시 아이러니하게도 그 음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야 할 흑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가장 약한 음악이 바로 블루스 음악입니다.  아마도, 블루스 음악이 상업성이 강하지 않기 때문이겠죠. 그러나, 블루스 음악은 여전히 대중음악의 뿌리로서 큰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알게모르게 우리가 듣는 수많은 음악들에 블루스가 녹아있고 음악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은 블루스를 모르고서는 다른 음악들을 할 수가 없다고 느낄만큼 블루스는 중요한 대중음악의 뿌리 중 하나이죠. 그러나, 블루스 음악이 어떻게 변화 할 지,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의 국악도 블루스와 닮은 면이 많다고 생각을 하고 많은 뮤지션들도 이러한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서양에서는 그 뿌리를 지금의 대중음악에도 많이 담아내듯이 우리나라 뮤지션들도 조금더 우리의 뿌리를 잃지않고 안고 갈 수있는 음악을 만들어내면 좋지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전통 블루스를 간직한채 새롭고 멋진음악을 들려주는 젊고 핫한 뮤지션 존메이어의 라이브 영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