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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무·정책

美 최종인증 위해 연세치대 '총력전'

통합임상교육 제도화 만전, 인터뷰 예행연습도

북미를 제외한 세계 최초로 미국치과의사면허시험자격 인증제도인 CODA(the Commission On Dental Accreditation)에 도전하고 있는 연세대학교 치과대학(학장 이근우)이 서류 통과에 이어 최종 통과를 위해 총력전에 돌입한다.

연세치대는 지난 17일 CODA측으로부터 1차 서류 심사가 통과됐다는 소식을 받은 바 있다. 서류 제출 이후 5개월, 신청서 제출 이후 5년 만이다. 그만큼 과정 과정에 드는 시간과 노력이 엄청났다.

연세의료원의 JCI가 그랬던 것처럼 전례가 없는 도전이다. 때문에 최종 결과를 향한 연세치대의 행보는 당사자인 연세치대는 물론, 다른 국내 대학들에게도 초미의 관심사다.

 

실사 통과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시스템’

 

서류통과 이후 밟아야 하는 과정은 실사다. 우선 CODA측에서 리뷰어를 선정하고 연세치대와 조율해 실사시기를 정해야 한다.

연세치대에 따르면 수업 현장이 필요하기 때문에 학기가 개학하는 내년 상반기 경으로 맞출 가능성이 크다.

실사는 교육커리큘럼과 전체 대학 운영을 중심으로 이뤄지는데, 제출한 서류 내용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과, 프리뷰 프리젠테이션, 교수 및 학생대표와의 인터뷰 등이 포함된다. 모든 학생들을 모아서 자유롭게 묻고 논의하는 시간도 있다.

 

CODA측 서류상으로는 인터뷰하고 접촉할 커리큘럼 과목의 담당교수를 사전에 지정하는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실사 직전에 갑자기 인터뷰이를 변경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사실상 모든 교수진과 학생들이 예행연습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연습 내용은 예상 질문과 내용을 비롯해 아직까지 부족한 부분을 체크해서 이를 보완하고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인터뷰로 표현하는 것이다.

연세치대는 모든 교수들이 가급적 휴가 없이 준비에 참여하도록 독려할 방침이다. 실사에 참여할 통역관도 CODA에서 직접 섭외해서 대동한다. 통역과정에서의 엄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미국 특유의 업무 방식을 일컫는 ‘Slowly but Surely'(느리더라도 온전하게)라는 표현도 있듯이 미국 인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철저하게 합리적인 제도와 시스템’이다. 그리고 가장 시스템을 잘 갖춰야 할 부분은 바로 한 명의 치과대학생이 한 명의 환자를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고 케어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테스트하는 ‘통합임상커리큘럼’이다. 치과대학생들은 졸업 후 바로 환자를 봐야하는 전문가들이여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관점이다.


횟수 보다 완성도…역량에 책임지는 교육으로 대전환

때문에 학교는 졸업생이 졸업 이후 구체적으로 갖출 역량을 목표로 정해놓고 그에 맞게 책임 있게 교육시키고 테스트까지 해야 한다. 그리고 그 역량이라는 것은 몇 개, 몇 번을 치료했나가 아닌 한 환자에 대한 통합적이고 질적인 치료 완성도에 맞춰져야 한다.

이를테면 학생 때부터 환자 한 명의 전반적인 구강상태와 특정 질병 관리 등 환자의 A to Z를 책임지고 맡는 훈련을 받는 것이다. 그러한 통합임상역량은 단계별로 환자 상태에 대한 질적인 평가와 직접 치료, 필요하다면 적절한 의료진을 찾아 리퍼하는 것까지 포함된다. 아말감 몇 번, 발치로 끝나는 부분적인 접근과는 다른, 완전히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이다.

 

기초 과목도 기초 그 자체로만 대했다면, 임상 실전 역량을 위해 유기적으로 연계해서 가르쳐야 할 과목이 구체적으로 정해져야 한다. 가령 발치와 관련해 감염 등을 고려해 약리학과 미생물 과목을 들어야 하는 식이다.

인증준비위원장인 서정택 교수(구강생물학교실․약리학)는 “많은 부분은 제출한 서류대로 확인받으면 되지만, 이런 임상에서의 통합성은 남은 기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할 부분”이라고 말한다.


의학교육의 본질에 충실할 기회…‘이참에 해보자’

 

영어수업도 필수적이지 않다. CODA의 핵심은 철저히 환자 중심적인 임상 역량을 키우는 것이기 때문이다. 첫 째도 둘째도 철두철미한 시스템을 통한 교육 커리큘럼 자체의 질이다. 그리고 이러한 질은 안정적이고 연속적이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CODA 인증을 위해서는 기준에 부합하는 데이터가 3년에서 5년 이상 축적돼 있는 것이 중요하다.

연대치대의 경우 CODA 기준에 맞추기 위해 4~5년 전부터 노력해 오고 있지만, 제도를 처음 시작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아직 결과 값이 충분치는 않다. 2012년에 막 시작한 것도 있다. 따라서 실사 때까지 남은 기간 최대한 안정적인 데이터를 확보하고, 발전시켜 나가야하는 것이 과제다.

 

서정택 교수는 “서류심사 통과 안 될 수도 있다고도 생각했다. 하지만 연세치대가 갖춰나가고 이뤄나가는 과정을 충실히 어필했고, 그런 노력이 통한 것 같다. 이번 예비 실사도 그런 면에선 여지가 있다”고 말한다. CODA 이전에 이미 준비된 것도 많았다. 연세의료원과 (분리가 안 되고) 연계돼 있어서 제도적이고 시스템적인 부분에서 JCI(국제의료평가위원회인증)의 영향이 컸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지금 굉장히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고 지금의 연대치대 상황을 표현한다. CODA를 두고 이참에 제도적으로 미흡했던 부분들을 제대로 정비해 보자는 분위기이긴 하지만, 교수진들과 학생들이 통합된 하나의 구성원으로서 이 고개를 넘어서기 위해 노력할 것이 많다.

우선 당장 예행연습에 돌입한다는 목표로 교수진들과 학생들에게 각각 CODA 인증을 위해 커리큘럼이 왜, 어떻게 바뀌었는지 차이점들을 적극적으로 고지하고, 왜 CODA를 받고 있고,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연대치대가 향후 받게 될 1차 실사는 예비심사이며, 예비 심사를 통해 지적 사항이나 수준을 보고 수정 가능성을 판단해 본 심사 여부를 가리게 된다. 충분히 보완할 만하다고 판단되면 본 심사에 돌입하게 되며, 그럴 경우 내년 내로 최종 인증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