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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완 칼럼

쫄쫄쫄~ 전립선 비대증

[조성완의 고개숙인 남자]-⑥

꽃샘추위로 아침바람이 매섭지만, 그 추웠던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다. 수련의 시절 응급실을 지키고 있으면 겨울을 유달리 싫어했는데, 다른 계절에는 별로 없던 환자들이 급격히 늘어나기 때문이다. 지금은 드물지만 연탄가스 환자도 많았고, 간이 나빠 식도 주위의 정맥이 충혈되고 출혈되어 피를 토하는 환자도 초겨울에 많았지만, 겨울엔 특히 소변이 마려운데 나오지를 않아 빵빵해진 아랫배를 움켜쥐고 초주검이 되어 응급실을 찾는 할아버지들이 눈에 띄게 많아진다.

 

평소에도 소변 줄기가 약하고 한참 아랫배에 힘을 주고 기다려야 소변이 나오시던 어르신들이 과음하거나, 감기약을 잘 못 드시면 어느 날 갑자기 소변이 안 나와 쩔쩔매는 급성요폐가 생겨 방광도 망가뜨리고, 간혹 너무 참다보면 노폐물이 체내에 쌓여 의식을 잃고 신장을 망가뜨리기도 한다.

이런 어르신들은 큰맘 먹고 여행 한번 하려고 해도 차타기를 두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기차나 비행기는 화장실이 있어 그나마 수시로 들락거리는데 고속버스나 승용차로 가야 한다면 아예 여행을 포기하기도 한다. 낮이건 밤이건 한 두 시간마다 한번씩은 화장실을 가야 하고 금방이라도 나올 것 같아 종종 걸음으로 갔다가도, 한참을 힘을 줘야 겨우 쫄쫄쫄 조금밖에 안 나오는 소변 때문에 집을 벗어나기가 영 불편하다.

 

중년을 넘어서는 나이가 되면 전립선이라는 단어를 주변에서 자주 듣게 된다. 도대체 전립선이 무엇인가? 전립선은 방광 바로 아래 있으면서 요도를 감싸고 있는 호도보다 약간 큰 기관으로, ()이란 글자의 의미대로 정액으로 분비물을 만들어 내는 침샘과 같은 샘이다. 정액의 일부를 만들고, 정자에 영양을 보급하고 운동성을 도와주고, 요로감염의 방어기능이 있어 임신에는 꼭 필요하지만, 여성의 자궁과도 같이 나이가 들면서 많은 질환을 유발하는 양면성이 있다. 즉 여성의 자궁이 임신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하지만, 노화에 따라 자궁경부암, 자궁근종 등이 호발하는 것처럼 전립선도 염증이나 비대증, 암 등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전립선비대증은 60대 이상의 남성의 50~60%에서 경험하게 될 정도로 매우 흔한 질환이다. 소변줄기가 약해지고, 소변보는 횟수가 증가하며, 밤에도 몇 차례 깨어나야 하기도 한다. 소변을 봐도 시원한 느낌이 없고 심하면 소변줄기가 중간중간 끊어지거나 한참동안 힘을 주고 애를 써야 소변이 겨우 나온다. 이런 증상들은 전립선이 커져 가운데를 지나는 요도를 눌러 생기는 직접적인 효과뿐 아니라, 하수도가 막혀서 방광도 서서히 망가져 가면서 생기는 변화 때문이다.

 

과거에는 나이가 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하고 포기하며 살았지만 이제는 해결하려는 노력만 한다면 얼마든지 수월하게 소변을 보고, 밤잠도 깊고 편하게 잘 수도 있다. , 모든 환자가 똑같은 과정을 겪는게 아니므로 간단한 검사로 전립선과 방광의 상태를 확인하고, 적절한 치료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경미한 정도라면 과음이나 과로를 피하는 정도의 생활습관의 변화로도 충분하지만, 본인이 불편함을 확실하게 느낄 정도라면 약물치료나 수술치료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약물은 크게 전립선 요도를 열어주는 약과 전립선의 크기를 줄여주는 약으로 나누어 줄 수 있는데, 보통 두가지 계열의 약을 한가지 또는 두가지를 필요에 따라 장기적으로 복용하게 된다. 약의 종류와 용량에 따라 가벼운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환자 개개인의 건강상태나 전립선비대증의 심한 정도에 맞추어 잘 선택해야 하며, 방광의 이차적인 변화에 따른 증상이 심하면 그 증상에 해당하는 약물치료까지 병행할 수 있다. 수술도 부분마취 하에 한시간만에 끝나는 가벼운 수술부터 일주일이상 입원치료가 필요한 큰 수술도 있는데, 이 역시 전립선의 크기와 막히는 정도, 환자의 건강상태와 나이 등을 고려해서 전문의와 잘 상의해서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잘 먹고(쾌식), 잘 자는(쾌면) 것과 함께 건강의 필수요소로 꼽는 것이 노폐물을 잘 처리하는(쾌변) 것이다. 부모님을 위한 효도에는 값비싼 옷이나 음식도 좋지만, 편안하게 생활하시는지 보살펴 드리는 것이 진정한 사랑과 효도가 아닐까?

 

 

글: 조성완

이윤수조성완 비뇨기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