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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가

매번 힘들지만 참여할수록 ‘정말 잘했구나’ 생각 들어

[봉사후기] 세 번째 캄보디아 봉사를 다녀와서

서울대학교치의학대학원의 DECA 동아리(회장 박준상 2학년, 지도교수 김태우)()Dental Service International(회장 김명진 서울대 86년 졸업, 크리스탈치과)과 서울대학교병원교회(담임목사 이대건, 운영위원장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이왕재 교수) 지원으로 지난 713일부터 일주일간 캄보디아 빈민지역으로 봉사를 다녀왔다.

 

 

713일 서울대학교병원으로 진료를 보러 온 차들 사이에서 정신없이 버스에 짐을 싣고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처음 들었을 때는 낯설기만 했던 캄보디아라는 땅은 이제 내가 가장 많이 방문한 해외국이 되었다. 이번이 세번째인 DECA 캄보디아 봉사활동은 한 번 갔다 오면 다시 가고 싶어지는 그런 매력을 갖고 있다.

이번 봉사활동 참가자는 치의학대학원교수님 3, 치의학대학원생 9, 대학원생 1, 레지던트 2, 치과원장님 2, 일반인 1명 등 총 18명으로 모두 자비를 들여서 참여한 자원자들이다. 현지에서도 캄보디아치과의사 4, 캄보디아 위생사 2, 통역사 2명이 협력했다.

 

저녁에 출발한 비행기는 연착 없이 예정된 시간에 도착하여 그날 밤 늦게 호텔에 도착했다. 5시간가량 비행기를 타고 버스로 짐을 나르다 보니 다들 지쳤을 텐데도 다음날 새벽부터 일어나 준비를 하고 깜퐁짬주의 오스와이 마을로 향했다.

캄보디아는 해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었다. 예전에는 비포장도로였던 곳이 이제는 아스팔트 도로가 되어 한결 편하게 이동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봉사하는 지역은 이런 혜택과는 거리가 먼 오지였기 때문에 짐은 많지만 대형 버스로 움직이지 못하고 작은 차에 분산되어 이동했다.

 

714일 그리고 15, 오스와이 마을에서의 봉사는 그 지역 교회나 집에서 했던 예전 봉사와 달리 초등학교에서 진행 되었다. 초등학교 교실 하나를 빌려서 치과유니트 4대를 설치하였고,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서 두 대의 발전기를 임대해서 전력을 공급 하였다.

현지 캄보디아 선교사가 오스와이 초등학생들의 영구치를 보존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었던 터라, 진료 봉사도 거기에 초점을 맞춰서 진행을 하였다. 실란트와 우식 치료 등 보통 발치위주의 진료가 많은 타 진료봉사와는 조금 방향을 달리했다. 라이트는 손전등으로, 석션도 불안정 하고, 어시스트도 1, 2학년 학생들이 하는 터라 진료여건이 충분하지는 않았지만 다들 최선을 다해서 진료에 임하였다.

 


초등학교의 다른 교실에서는 구강위생 교육을 시행했다.1, 2학년 학생들이 기타 반주와 율동으로 학생들의 관심을 끌고, 촌극을 짜서 구강 위생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었다. 치아모형과 칫솔을 가지고 실제 잇솔질 방법을 시현하면서 아이들을 하나씩 앞으로 불러다 따라하도록 하였으며, 캄보디아어로 더빙한 구강보건교육 동영상을 보여 주어 자세한 잇솔질 방법과 중요성을 교육하였다.

학교에 도서관을 만들 계획이라 나무 책꽂이 만드는 것을 마무리하고 페인트 칠하는 일을 교수님들이 솔선수범하여 진행하였다. 첫 번째로 봉사 왔을 적에는 긴 나무의자를 제작 하였는데 다음에 봉사 왔을 때 그것을 실제 사용하고 있는 주민들을 봤을 때의 기쁨을 아직도 기억한다. 우리가 만들어 준 책꽂이도 학생들에게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라 생각하니 더운 날씨에 페인트 칠을 하면서도 즐겁게 작업할 수 있었다.

 

봉사가 끝나고 숙소로 돌아가면 다들 녹초가 되지만, 저녁 회의를 갖는다. 그날 느낀 점과 개선할 점들을 서로 얘기하고 다음 날의 일정에 반영하였다. 4년 연속해서 매 여름마다 캄보디아로 봉사를 왔기 때문에 현지 캄보디아 의료팀과도 어느 정도 손발이 맞고, 우리도 나름의 노하우가 생겼기에 더욱 능숙해진 모습을 보였다.


 

716일 프놈펜 북서쪽을 한 시간 반 가량 이동하여, 짜옹마옹 마을에 도착하였다. 작년에는 한국에서 심장병 무료 수술을 받았던 아이의 집에서 봉사를 하였는데, 그 곳과 멀지 않은 곳에서 주민 집 아래 진료실을 차리고 치과진료를 시작하였다.

이 날 다양한 곳에서 기증한 옷과 신발, 장난감들을 나누어 주었다. 주로 아기옷과 성인의류여서 초등학생 또래의 아이들의 신발과 옷, 책가방 등이 준비되면 좀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이들이 신발을 고르고, 신는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내가 더 기쁘고 감사했다. 1학년 학생들은 시간 틈틈이 아이들과 춤도 추고 색칠공부, 팔찌 만들기 등의 놀이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717일은 프놈펜의 미래로 학교에서 네 번째 봉사를 하였다. 오전 시간만 할당되어서 짧은 시간 동안 구강위생교육, 불소도포, 불소양치교육 만들기 놀이 등을 제공한 후 급식을 하였다.철거민들이 모여 사는 동네라 환경도 좋지 못하고 가정 형편도 좋지 않다. 학교 시설은 우리나라 복지단체에서 기부를 해주고, 현재 초등학교 과정을 가르치고 있으며 오전 오후 이부제 수업을 하였다. 아이들이 한국말도 배우고 있어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고 감사 합니다라는 말을 서로 해줄 수가 있어서 기뻤다.

 

치의학대학원 학사 과정의 변화 등의 이유로 3, 4학년이 참석하지 못하고, 치과위생사팀도 사정에 의해 참여하지 못해서 보통 25명 가량이 참석했던 예년 봉사와 달리 이번 해는 18명으로 소규모였다. 떠나기 앞서서는 작은 규모로 잘 해낼 수 있을 까하는 걱정이 있었는데, 무거운 짐을 나를 때 연로하신 교수님들까지도 적극적으로 달라붙은 터라 인원이 적어서 불편함을 느끼지는 못했다. 소규모의 인원들끼리 서로의 얘기를 더 진솔히 나눌 수 있었던 기회가 더 많았던 것 같다.

 

항상 출발 직전 주에는 내가 여길 꼭 가야 하는가 하는 의구심이 머리를 들 때가 있었다. 하지만 막상 도착하고 나서 하루만 지나도 내가 여길 오길 정말 잘했구나하는 감격이 든다. 이래서 한 번 오게 되면 다시금 오게 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여러 해 손발을 맞춰 온 현지 봉사자 분들이 있다는 것은 정말 큰 장점이다.

여기에 이름과 사진을 모두 나열하지는 못하였지만, 최선을 다해 수고한 팀원들과 준비와 지원을 해 준 분들, 우리 팀을 위해서 후원해 주시고, 기부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글 : 박지원

   (서울대학교 치과병원 교정과 전공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