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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재·업체

60년 신흥의 새로운 시도..'양지연수원' 오픈

"함께 가꾸는 치과계 공동의 자산으로 만들 것"

(주)신흥이 경기도 용인시 양지IC 부근에 연수원을 마련했다. 패션기업 LF로부터 138억원에 사들인 이 연수원은 지하 1층 지상 4층짜리 연건평 1,300여평 규모로, 잔디운동장 등 부대시설을 포함하면 전체 면적이 2만5천여평에 달할 정도로 넓다.

지난 3월에 매입해 5월 22일 다시 문을 열었고, 명패도 당연히 '신흥양지연수원'으로 바꿔 달았다. 치과업체로 60년을 이어온 신흥의 社史로 치면 전혀 새로운 분야에 발을 들인 셈이다. 신흥은 앞으로 이 연수원에 치과계 내 각종 세미나나 워크샵은 물론 외부 단체들의 다양한 모임까지 유치할 생각이다.

실제 LF 시절 이 연수원은 중소 규모 회합에선 아주 인기있는 연수 장소였다. 적당한 크기로 위압적이지 않은데다 50~60명 정도면 통째로 사용할 수 있고, 3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고립감을 주면서도 잔디운동장까지 갖추고 있어 레크레이션 진행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처음 신흥이 연수원 얘기를 꺼냈을 때만 해도 기대가 그리 큰 편은 아니었다. 그동안의 경험에 비춰 국내의 연수원이란 시설 자체에 호감을 가질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양지연수원을 들어서는 순간 '이곳에선 기대를 가져도 좋을지 모른다'는 예감 같은 것이 번쩍 스치고 지나갔다.

 

 

입구를 따라 정문을 들어서면서 마치 한쪽으로만 좁게 길을 낸 분지에 안기는 듯 포근한 느낌이 든데다 아담하고 당당하게 주위와 키를 맞춘 인공 조형물이 발아래로 넓은 잔디밭을 내려다 보고 있는 풍경 또한 전혀 낯설지가 않았다.

나무들은 이미 자랄만큼 자라 무성한 가지를 늘어뜨리고 있었고, 아~ 이 공기.. 막 고속도로에서 내려 양지면을 지나왔을 뿐인데, 마치 이 곳만을 위해 준비해둔 무엇이라도 내놓은 양 상큼한 대기가 금방 폐부 가득 들어 찼다. 실내에서도 문만 열면 새소리가 내려오고, 창 너머론 운동장을 가로 질러 짙은 녹색이 병풍을 둘러쳤다. 산에 면한 연수원 뒷쪽은 특히 녹음이 짙었는데, 그곳엔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다는 작은 연못 하나가 낮게 숨어 있었다.

길게 안쪽으로 이어진 산책로를 걸은 다음 마침내 잔디밭에 내려섰다. 축구장 하나쯤은 그려낼 수 있을 만한 크기로, 비교적 고르게 잘 가꾼 잔디운동장을 딛고 서는 순간 나도 모르게 달리고 싶어졌다. 빨리 그리고 천천히, 속도를 바꿔가며 크게 한 바퀴를 돌고 나면 내 안에서 금방 뭔가 하나쯤은 달라져 있을 것 같기도 했다.

연수원은 지하를 식당으로 쓰고, 1층은 로비 겸 휴게실로, 2층은 강의장 그리고 3층과 4층을 숙소로 사용했다. 식당은 지하라고는 하지만 전면에 통유리로 창을 내고 바깥을 멀찍히 파내 우드데크를 깔았으므로 채광이든 뭐든 전혀 지하 같지가 않아 보였다. 더구나 알아주는 외식 업체가 음식을 담당하므로 밥맛 또한 기가 막혀 이 식당은 단박에 연수원의 또 다른 자랑거리가 되고 말았다.

강의실은 참석 인원에 따라 선택이 가능하도록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가장 큰 대강의실이 100석 규모인데, 벽을 열고 닫을 수 있도록 만들어, 집중이 필요한 경우 바깥 경치로부터 내부를 차단할 수도 있게 했다.

2인1실의 숙소는 호텔을 빰친다. 혼자 자기가 아까울 정도로 넓은 침대에 정갈한 침구와 화사한 실내장식. 문을 열고 베란다로 나서면 눈 앞은 온통 녹색이다.

 

 

신흥 이용익 사장은 지난 12일 전문지 기자 40여명을 양지연수원(www.dentalcampus.co.kr)으로 초대해 저녁을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치과계가 이 연수원을 다양한 용도로 활용해 주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양지연수원이 치과계 공동의 자산으로 전체 치과인들의 사랑을 받기를 그는 바라고 있었다.

"투자니 땅값이니 하는 것들은 생각하지 않았어요. 연수원이란 시설이 필요했고, 마침 이곳이 매물로 나왔길래 덥석 산거죠. 결정을 하기까지 어디 한두군데만 봤겠어요? 이곳은.., 가격을 좀 깎고도 싶었지만, 너무 맘에 들어 꼼짝 못하고 달라는 대로 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구입 배경을 묻는 질문에 이용익 사장은 이렇게 짤막하게 설명을 마쳤다.

저녁 8시가 조금 지나 기자들은 직원들의 배웅을 받으며 버스에 올랐다. 도중에 몇 차례 차를 세웠지만, 서울역까진 1시간이 조금 더 걸렸을 뿐이다. 단 1시간의 공간이동이 이렇게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