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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완 칼럼

나의 남성성 되찾기 노력 지수는?

[조성완의 고개숙인 남자]-①

새해를 맞이할 때면 새해 계획을 다시 세우곤 하는데, 언제나 가장 많이 염두 하게 되는 부분이 지난해 함께 동고동락하며 사는 아내에게 얼마나 마음을 썼느냐 하는 점이다. 물론 가장 많이 마주하고 가장 많이 대화를 나눴지만, 대부분이 돈 문제나 가족들에 대한 생활 속의 이야기일 뿐, 아내의 감정이나 고민을 진지하게 들어주고 여자로서의 아내를 얼마나 위해 주었는가를 생각하면 고개를 들기 어렵다. 밤새 미래를 설계하며 서로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설거지 하는 뒷모습에도 껄떡대던 신혼시절을 생각하면, 잔소리하는 아내보다 나 자신에게 문제가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되는 남편들이 많다.

 

남자와 여자는 다르다. 생긴 모습도 다르지만, 느끼고 생각하는 방식도 조금씩 다르고, 성의 취향이나 표현방식은 더욱 다르다. 시각적인 자극에 쉽게 달아오르는 남자들과 달리 여자는 은근한 촉각과 청각 자극에 민감하며, 급격히 달아오르는 남자에 비해 여자의 성욕은 비교적 서서히 진행된다고들 한다.

남자가 남자답게 생각하고, 남자답게 행동하며, 여성을 보면서 성욕을 느끼게 하는 요체는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이다. 대부분 고환에서 만들어지고 극히 일부가 부신에서 만들어 지는 이 호르몬은 성욕을 느끼게 하는 역할 말고도, 정자를 만들게 하고, 발기기능에 관여하며, 기분(mood)과 이차성징을 유지하고, 전립선의 성장에 관여하며, 근육과 뼈를 유지하는 기능 등등 다양한 기능에 관여한다.

이 호르몬은 지나가는 여자만 보면 온갖 그림이 머리에 그려지는 사춘기부터 급격히 증가하여, 펄펄 끓는 냄비와 같은 성욕을 보여주다가,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에 최고점을 거쳐 그 후부터는 전체 분비량이 감소한다. 30대 후반의 건강한 남성이 자신의 성기능이 아무리 왕성하다고 자랑한다고 해도, 이미 호르몬 대사에서는 하락세에 접어들었음을 알아야 하며, 남성호르몬이 급격히 떨어져 신체에 변화가 생기는 갱년기가 그리 멀지 않았음을 깨닫고 준비해야 한다. 보통 40~50대에 오는 갱년기가 되면, 앞서 나열한 남성호르몬의 기능이 모두 좋지 않은 방향으로 변하게 된다. 성욕과 발기기능이 떨어지고, 체모와 체형이 변하고, 기분이 가라앉고 감정이 불안정해지며, 전립선이나 뼈가 안 좋아지는 등 이른바 노화반응들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늦추고 남성미를 오래 유지하는 비결은 자꾸 자극하고 사용하는 것이다. 아무리 절륜한 정력가라고 해도 나이를 속일 수는 없지만, 잘 먹고 잘 자고, 꾸준히 운동하고, 주기적으로 적당한 성생활을 한다면 호르몬 대사가 급격하게 감소하는 시기가 상당히 늦추어 질 수 있다. 특히, 젊은 남성이라도 성자극이 없이 일에만 매달린다면 남성호르몬 대사가 위축되고 성욕이 점점 줄어드는 것이 당연하다. 성욕이 줄면 성에 대한 관심이 더 줄고, 따라서 호르몬 대사는 더욱 감소하고... 악순환을 겪게 되는 것이다.

건강유지를 위한 운동과 식이조절은 기본이고, 주기적으로 성관계를 가지면서 성호르몬 대사가 위축되지 않게 유지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직접 살아 움직이는 여성을 사랑하고 행동하는 것이 가장 좋고, 여건이 허락하지 않는다면 영화나 컴퓨터를 통해서라도 자극받는 것이 좋다. 물론 하루 종일 일은 하지 않고 사무실 컴퓨터로 음란물에 탐닉하라는 말은 아니고, 기계처럼 일에 찌드는 생활 속에서 가끔씩 인터넷 동영상이나 비디오 대여점의 에로영화를 보는 것도 시들어 가는 남성성을 되찾기 위해서라면 크게 부끄러워 할 일은 아니라는 말이다.

 

자신의 남성성을 찾는 것도 노력이 필요한 시대다. 원시적이고 거칠기만 한 것이 남성미는 아니지만, 경기가 나쁘다고, 하는 일이 잘 안 풀린다고 마음의 여유가 없다는 핑계로 여성과 마주 대하는 일을 병적으로 꺼리는 남성들이 늘어만 간다면, 그들의 남성성은 점차 위축되고 소멸되어 갈 것이다. 유부남은 무덤덤해져 가는 아내와 오랜만에 극장가서 야한 영화도 보고, 둘만의 깜짝 여행도 계획해 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나날이 늘어가는 노총각들은 혼자 컴퓨터 앞에서 궁상떨지 말고, 나서서 이성을 만나고, 교감을 나누고, 잊고 지냈던 사랑나누기가 얼마나 생활의 활력이 되는지 몸소 겪고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

게으르고 수줍은 남성들은 올 한해 다시 남성미를 되찾으시길 기원한다.

 

글: 조성완

이윤수조성완 비뇨기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