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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주고 많이 받는 게 봉사죠^^”

통일부장관상 수상한 (사)열린치과봉사회 기세호 총무

(사)열린치과봉사회(회장 김성문)는 소외된 이웃들을 대상으로 14년째 진료봉사를 이어오고 있는 치과계 내 대표적 봉사단체이다. 얼마 전 이 단체의 기세호 총무(마포 기세호치과)가 통일부장관장을 받았다.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애정과 투철한 사명감으로, 이들이 우리 사회에 조기정착 하는데 크게 기여해온 점’을 인정받은 때문이다

그의 활동이 북한이탈주민들의 한국사회 조기정착에 얼마나 도움을 줬는지는 모르지만, 기세호 총무가 오랜 기간 하나원 봉사에 땀과 열정을 쏟은 것만은 분명하다. 그는 하나원과 하나원 분원, 그리고 그 분원이 제2 하나원으로 자리를 옮겨 앉은 뒤에도 거리에 상관없이 여전히 그곳 진료봉사를 이끌어왔다.

토요일 진료를 마치고 팀원들을 태워 화천의 제2 하나원까지 차를 몰기란 여간한 마음먹이가 아니면 실천 자체가 어렵다. 현장에 도착해 6시반부터 부지런히 환자를 보고, 10시쯤 진료를 끝낸 다음 팀원들과 늦은 저녁이라도 같이 할라치면 밤 12시는 돼야 집에 들어갈 수가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일요일엔 또 하나원 진료가 기다린다. 이동거리가 멀다 보니 새벽같이 집을 나서 일요일 온 종일을 투자해야 하는 일정이다.

이렇게 기 총무는 한 달에 두 번을 고정적으로 진료봉사에 나선다. 이외에도 열린치과봉사회를 위한 모임은 수시로 있다. 치과의사, 치과기공사, 치과위생사는 물론 업계 사람들까지 참여하는 치과계 유일의 융합 봉사단체 총무자리가 그렇게 호락호락할 리가 없다.

한 달에 한번 정기이사회 및 운영위원회가 있고, 봉사자 간 유대에 특히 신경을 쓰는 단체의 특성상 5개 고정진료소별 친목 모임이 수시로 열린다. 이런 자리마다 얼굴이라도 내밀어야 하는 것이 또 총무의 역할이다.

 

‘좀 더 많은 분들 참여할 수 있었으면’

 

-수상소감부터 들려주시죠.

“함께 땀 흘린 많은 봉사자들을 대신해 받은 상이라고 생각해요. 하나원 본원 진료를 하다가 분원(제2 하나원)을 맡게 됐는데, 이 상이 그 분들에게 약간의 도움을 드렸다는 의미라면 당연히 기뻐해야 하겠지요. 기쁩니다.^^” 

-봉사에 애로는 없나요? 뭐 보완해야 할 점이나...

“교육생 숫자가 최근 많이 줄고 있어요. 하지만 다시 인원이 늘어날 거라 치면 당장 인력충원이 급합니다. 양주에서 화천으로 시설이 옮겨 가면서 기존 진료시스템에 변화가 생겼거든요. 봉사자들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봉사를 즐길 수 있도록 인적자원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오랫동안 북한이탈주민들을 진료해왔는데, 초기와 비교해 달라진 점은 없나요?

“이 분들의 태도에서부터 변화가 많습니다. 초기에는 치료를 그냥 맡기는 식이었는데, 이제는 요구가 많아지면서 치료결과도 무조건 수용하는 분위기는 아니라는 거지요. 때문에 컴프레인도 들어주고 설명도 충분히 해야 한다는 점에서 일반 진료와 다를 것이 없어요. 혹 오해가 생길지도 몰라 진료팀에서 특히 소독 멸균 같은 위생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입니다.”

-진료봉사와 관련한 앞으로의 계획은?

“하나원 교육생 중 희망자를 모집해 간호조무사 교육을 시키는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어요. 이 경우 제2 하나원을 치과 간호조무사 실습교육장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이곳은 건물을 지은 지가 얼마 되지 않아 비교적 진료 여건이 좋거든요.”

 

 

자일리톨밴드도 봉사 인연으로 결성

 

기세호 총무는 열린치과봉사회 이외, 자일리톨밴드의 멤버로도 활약 중이다. 때문에 매주 월요일 저녁이면 어떤 일이 있어도 연습에 참여해야 하는데, 따지고 보면 이 자일리톨밴드 역시 열린치과봉사회가 산파역이 됐다.

지금의 비전트레이닝센터 전신인 문래동 ‘자유의 집’에서 봉사 중이던 열린치과봉사회를 도와 위문공연을 준비하면서 결성한 팀이 바로 자일리톨밴드였던 것. 이 인연으로 지금도 자일리톨은 매년 비전트레이닝센터 위문공연을 빼먹지 않고 있다.

기세호 총무는 봉사에 대해서도 ‘남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한 것’이라고 스스로 정의했다. 그만큼 이 일을 통해 얻는 게 많다는 뜻. ‘치과의사로서 누리고 있는 많은 것들 중 극히 일부를 재능기부의 형태로 사회에 환원하는 것뿐인데, 오히려 반사이익이 훨씬 크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이번 통일부장관상은 지난달 30일 표창을 상신한 하나원 측이 직접 전달했다. 이날 전달식에는 열린치과봉사회에서 김성문 회장과 신덕재 감사, 안성훈 부회장, 김민재 의료봉사이사가, 하나원에선 최보선 원장과 전정희 사무관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