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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완 칼럼

출산보다 아픈 고통, 그것은 바로…

[조성완의 고개숙인 남자]-⑰

 

아픈 건 못 참는다. 아무리 근육이 울퉁불퉁한 남자라도 이빨 빼는 건 아파서 무섭고, 칼에 찔려도 용감하게 싸우는 전사일지라도 손톱 밑에 가시가 박히면 아파서 못 참는다. 그 중에 가장 아픈 통증은 여성이 아기를 낳을 때 겪는 출산의 통증을 손꼽지만, 남자도 그에 못지않은 통증을 느낄 때가 있다.

 

3일전 아침 30대 직장인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병원 문이 열리자마자 뛰어 들어와 다급한 목소리로 외쳤다. “간밤에 아파서 한숨도 못 잤어요. 새벽에 응급실에서 주사 한번 맞고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언제 다시 아파질지 몰라요, 빨리 좀 낫게 해 주세요.”

 

숨을 헐떡이며, 하얗게 얼굴이 질려있는 환자를 우선 안정시키고 자초지종을 물어봤다. “내가 군대시절 특수부대에서 별의별 훈련을 다 해봤고, 무지하게 많이 다쳐봤지만, 이렇게 아픈 건 처음입니다. 도저히 가만있을 수가 없어 데굴데굴 굴렀다니까요. 아마 애 낳는 것도 이보다는 덜 아플 것 같아요. 지금은 훨씬 낫긴 한데 이러다 또 아파질 거예요. 어제도 오후에 오른쪽 옆구리가 뻐근했는데 병원 갈까 하다가 바빠서 참았더니, 초저녁 때는 괜찮더라구요. 그러더니 밤 12시쯤부터 아프기 시작하는데...”

오른쪽 옆구리를 움켜잡고 불안해하는 환자를 진찰하고 소변검사와 요로촬영 엑스선검사를 시행한 결과, 예상대로 우측 상부요관에 작은 결석이 발견되었다. 크기도 크지 않고 약에 의해 통증도 많이 줄어, 통증을 줄이는 약물과 함께 수분섭취와 운동을 권하면서 지켜보았더니, 어제 오후에 드디어 돌이 소변과 함께 저절로 빠져나와 고맙다는 전화를 받았다.

 

소변이 만들어지는 신장에 돌멩이가 만들어져서 요관을 거쳐 지나가면서 아프게 하는 질환이 요로결석이다. 간혹 방광에서 큰 돌이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대부분 신장에서 돌이 만들어지다가 소변이 흘러내려가는 신우요관에 돌이 걸리면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되고, 소변에 피가 섞이는 혈뇨증상도 생긴다. 돌의 위치에 따라 신장이나 신우에 있으면 옆구리가 은근히 뻐근하거나 아프고, 상부요관에서 하부요관을 통과하면서 아랫배나 음낭의 통증도 느껴진다. 신장에서 방광으로 내려가는 요관은 가는 전선과 같이 생긴데다가 몇 군데가 좁아져 있어 돌이 이곳을 통과할 때면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되고, 돌의 크기가 커서 다 내려가지 못하고 걸리게 되면 반복적으로 심한 통증을 경험하게 된다.

 

병원 응급실에 배를 감싸 쥐고 복통을 호소하는 환자들 중 상당수가 요로결석 때문이며, 간단한 소변검사나 간단한 복부 X선 검사에서 단서가 발견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초음파검사나 CT검사처럼 정밀검사에서 잘 발견된다. 요로결석이 의심되면 정밀검사로 돌의 크기와 위치, 형태, 요로를 얼마나 막는가 등을 확인하고 치료방법을 선택하게 되는데, 약물치료, 충격파쇄석기(ESWL), 내시경수술, 개복수술 등의 방법이 있다.

돌의 크기가 작다면 수분을 많이 섭취하고 운동을 해서 저절로 돌이 빠지도록 유도한다. , 기다리는 기간이 너무 길어 신장의 기능이 망가져서는 안 되고, 통증을 줄여주는 약을 꾸준히 먹어 급격한 통증을 피하는 것이 필요하다. 보통 1개월 전후까지 자연배출이 되지 않으면, 다음 치료를 고려한다.

 

가장 많이 시행되는 충격파쇄석술(ESWL)’은 돌의 위치나 크기에 거의 구애받지 않고, 수술의 번거러움과 두려움 없이 시술받는다는 장점이 크지만, 돌을 직접 꺼내는 것이 아니라 부수어 빠져 나오게 하는 방법이라 돌가루가 나올 때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그리고 돌이 단단하든가 주위환경 때문에 잘 깨지지 않아 몇 차례 반복해야 하는 일도 흔하다. 사람마다 통증을 호소하는 정도가 다르겠지만, 보통 간단한 진통제만 맞고도 시술 중 크게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

돌의 위치기 요도나 방광 안에 있거나 요관의 아래쪽이라면 내시경 수술도 고려의 대상이 되지만 마취가 필요해 입원이 필수적이다. 돌을 빼내니까 돌가루를 걱정하진 않지만 기구가 드나들면 일정기간 붓게 되어 소변의 흐름이 한동안 원활하지 못하다. 반드시 필요하면 개복수술로 돌을 제거하기도 하는데 입원치료와 일정기간의 안정이 필수적이다.

아플 때는 죽을 듯이 굴러다니다가도, 안 아프면 깔깔거리며 웃을 수도 있는 질환이니 꾀병으로 오해하지 마시고, 본인의 증상이 의심되면 큰 통증이 되기 전에 미리미리 검사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

 

 

글: 조성완

이윤수조성완 비뇨기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