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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완 칼럼

남성의 보물주머니, 음낭

[조성완의 고개숙인 남자]-⑮

 

여성에겐 없는 남성만의 방울주머니(음낭)’가 있다. 쭈글쭈글한 모양에 성기 바로 밑에 달려있어 남들이 보기도 힘들고, 남성 자신도 성기는 수시로 살펴보는데 반해 음낭에는 관심을 갖는 경우가 드물다. 그러나 이 음낭은 남성을 남성답게 하는데 가장 중요한 쌍방울인 고환을 담고 있는 진정한 보물주머니다.

 

음낭 내에는 고환이 양쪽에 있어 정자를 만들어 임신이 가능하게 하고, 남성호르몬의 대부분을 만들어 남자다운 모습과 활동이 가능하게 한다. 두 고환이 거의 비슷한 크기이나, 보통 한쪽이 처져 두 고환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불상사를 막아준다. 음낭 벽에 얇은 근육층들이 있어 춥거나 외부충격이 가해지면, 음낭벽이 수축해 고환을 보호해 준다. 고환에는 여러 선전척인 질환도 많이 생기고, 후천적으로 물리적인 충격에 의한 손상이나 구조적인 취약성 때문에 혈관이 꼬이기도 하며, 다른 기관들처럼 암도 생긴다.

 

고환에서 만들어진 정자가 숙성되는 부고환은 굵은 띠 모양의 기관으로 고환을 반바퀴 감고 정관으로 연결된다. 실제로 부고환의 내부는 가느다란 하나의 관이 구불거리며 꼬여있는 형태로 정자들이 이 길을 따라 긴 여행을 하게 된다. 부고환에도 염증이 곧잘 생기는데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흉터가 남아 정자의 길이 막히게 되고, 운 나쁘게 양쪽에 문제가 생기면 불임이 될 수도 있다. 염증 말고도 혹이 생기는 경우가 있으나, 나쁜 암보다는 별로 해를 끼치지 않는 양성종양이 더 많다.

 

부고환에서부터 방광 뒤쪽의 정낭까지는 가느다란 전선처럼 생긴 정관이 정자를 운반한다. 드물게 선천적으로 정관이 없는 사람도 있으나 간단한 구조라서 별다른 질환이 없다. 겉에서 만져도 조금만 숙달되면 쉽게 만져서 찾을 수 있어, 흔히 피임을 위한 정관수술을 할 때는 부고환에서 조금 떨어진 음낭 내 정관을 쉽게 찾아 잘라서 묶어준다. 여성의 난관은 다시 연결시켜 다시 난자가 다니게 하기도 쉽지 않고, 특히 남자들과 달리 뱃속에 있어 만질 수가 없는지라 내시경(복강경)을 통해서만 수술이 가능하다.

 

고환에 공급되는 동맥과 정맥도 음낭 안에 있는데, 고환이 나무열매처럼 매달린 구조라서, 아동기에 간혹 고환이 뒤틀려 동맥이 꼬이는 고환염전이 생길 수 있는데, 4~5시간 내에 수술이나 만져서 풀어주지 않으면 고환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그리고 주로 왼쪽 고환의 정맥혈이 순조롭게 흐르지 못하고 정맥이 고환 주변에서 굵어지고 불거지는 질환이 정계정맥류로 불임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손꼽혀 수술치료를 필요로 한다.

 

다 똑같아 보이는 음낭에도 구조물에 따라 이와 같이 여러 질환들이 있으며, 고환의 중요한 역할을 지키려면 여러 질환들을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한다. 집에서 장난치다가 가볍게 다쳤다고 해도 응급실을 찾으면 의사들이 긴장하고 유심히 검사하는 이유도 그만큼 다치기 쉽고 적절한 치료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아들들이 서로의 급소를 가지고 장난을 치는 것은 절대 하지 못하게 하고, 가끔씩은 잘 성장하는지 주의 깊게 관찰하여야 하며, 이상이 발견되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글: 조성완

이윤수조성완 비뇨기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