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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완 칼럼

내 몸 안의 생명수, 정액

[조성완의 고개숙인 남자]-⑭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만 건 이상의 성상담을 답변하다보니, 남성들, 특히 인터넷 이용이 많은 사춘기 청소년들의 흔한 고민 중에는 정액에 대한 부분이 유난히 많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결혼 전에 자신의 임신능력을 걱정한다든가, 결혼 후 임신을 하려해도 1년 이상 임신이 잘 안되어 고민하는 남성들도, 병원을 찾아 검사하기가 두려워 미리 상담하는 경우도 흔하다. 그래서 정액에 대한 기초상식과 정액검사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간단하게 알려드리고자 한다.

 

정액은 고환에서 만들어져 부고환에서 성숙된 정자 말고도 전립선, 정낭, 구요도선(카우퍼씨 선, 리틀씨 선 등)등의 분비물이 합쳐진 집합체이다. 구성성분은 대다수의 수분()과 단백질, 핵산으로 이루어져 있다. 전체 2~5cc의 정액 중에 정낭의 분비액이 가장 많고, 다음으로 전립선액, 정자, 구요도선 분비액 순이며, 실제 정자의 양은 그리 많지 않다. 흔히 피임을 위한 정관수술을 하면 정액이 아예 나오지 않아 사정해도 아무런 느낌이 없을까봐 걱정하는데, 정관수술은 부고환에서 약간 상방의 정관을 잘라서 묶어 주므로, 정자는 안 나와도 나머지 대다수의 정액은 그대로 유지되어 사정의 쾌감에는 별 차이가 없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정액은 다른 분비물들보다 무척이나 소중한 분비물이다.(의학용어들이 대부분 무미건조하니 양해하시길 바란다) 소중한 자녀들을 잉태하게 도와주고, 사정할 때 요도를 지나면서 남성들에게 무한한 쾌감을 준다. 소중한 만큼 관심이 가고 사소한 변화에도 신경을 쓰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정액이 약간 묽거나 짙어 보인다거나, 양이 조금 적거나 많아 보인다는 등의 변화는 대부분 건강상태에 따른 가벼운 변화인 경우가 많으니 크게 고민할 필요가 없다. 다만 정액의 붉은 또는 갈색의 피가 나온다든가 사정 시 통증이 있다면 염증질환 여부 확인을 위해 비뇨기과를 찾아야 한다.

 

정액은 사정하고 나면 젤리처럼 응어리지다가 5~25분정도 지나서 다시 묽게 풀어지는 게 정상인데, 그 이유는 정낭액내에 응고인자가 있어 뭉치게 했다가 전립선액내에 있는 단백질 분해효소가 정액을 액화시켜 주기 때문이다. 혹시 병원에서 정액검사를 하게 되면 빨리 결과를 알려달라고 보채지 마시고 20~30분간 차 한잔하면서 기다리시면 지식인의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정확한 정액검사를 받으려면 3(72시간)이상의 금욕기간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사정하고 얼마 안 되서 다시 사정을 해도 정액과 정자는 나오지만, 정상인이라도 정자의 수나 운동성, 형태 등이 비정상으로 나올 수 있으니, 3일안에는 사정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검사를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너무 소중한 분비액이라 과거 동양에서는 접이불루라고 해서 성관계는 자주 하되 사정은 참고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알려졌으나, 현대의학에서는 자신의 건강에 무리가 없는 정도라면 사정시기에 무리하게 참는 것보다는 주기적으로 사정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끓어오르는 성욕을 가진 우리 청소년들에게 적당한 자위행위나 사정은 건강에 나쁘지 않으나, 자신의 건강에 비해 너무 자주 무리하게 되면 신체가 고루 발달해야할 왕성한 시기에 부신을 포함한 호르몬 분비계통만 발달하는 기형 어른이 될 수도 있다. 너무 자위행위에만 몰입하지 말고 신체를 더욱 건강하게 성장시키는 운동이나 취미생활도 고려해 보시기 바란다.

 

글: 조성완

이윤수조성완 비뇨기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