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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음악

[음악] Alan Parsons Project ‘Eye in the Sky’

하늘의 눈, 이젠 어딜 가나 일상이 되어버린..

 

그저 멜로디가 좋아 즐겨 듣던 노래에서 어느 날 전혀 다른 이야기가 숨어 있음을 발견하게 되기도 합니다. The Alan Parsons Project가 1982년 발표한 ‘Eye in the Sky’도 그런 경우입니다.
차분하게 반복되는 건반과 군더더기 없는 리듬, Eric Woolfson의 나지막한 목소리. 편안하고 아름다운 곡임에도 제목은 뜻밖에 ‘하늘의 눈’입니다. 그리고 그 눈은 지금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노래 속 화자는 더 이상 자신을 시험하거나 거짓말로 속이려 하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당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다'면서. 그래서 이 곡은 사랑이 무너진 뒤 상대를 더 이상 믿지 못하게 된 이의 독백으로 읽힙니다.
제목에는 이런 이야기도 숨어 있습니다. ‘Eye in the Sky’는 당시 카지노의 감시 카메라를 가리키는 표현으로도 사용됐거든요. 높은 곳에서 손님들을 내려다보며 속임수를 찾아내는 바로 그 눈을 말하는데, 앨범 재킷에 등장하는 고대 이집트 ‘호루스의 눈’까지 더해지면서 어느새 이 노래는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조금은 섬뜩한 이야기로 확장됩니다.
1982년에 나온 이 노래가 오늘날 훨씬 현실적으로 들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정말 수많은 ‘Eye in the Sky’ 아래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휴대전화는 '내가 어디에 누구와 있는지'를, 검색창은 '무엇을 궁금해하는지'를, 쇼핑몰은 '다음엔 무엇을 사고 싶어할지'를 간파하고, 유튜브와 SNS는 미리 '내가 보고 싶어 할 콘텐츠'를 골라 대령합니다. 심지어 AI는 우리가 남긴 말과 선택을 통해 취향과 관심사까지 읽어냅니다.
이같은 관심법은 때로는 놀라울 만큼 정확해서, 문득 궁금해지기까지 합니다. ‘대체 이들은 나에 대해 어디까지 알고 있는 걸까?’ 44년 전 연인의 마음을 읽겠다던 그 ‘하늘의 눈’은 이제 카메라와 데이터, 알고리즘이라는 모습으로 우리 곁에 와 있습니다. 그렇죠 우리 곁에 아주 가까이..

오늘은 'Sirius' 없이, 그 가슴 떨리던 익숙한 전주로 시작합니다. 즐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