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치과의사협회가 10개월째 회장 없이 직무대행 체제를 이어가는 가운데 협회의 조속한 정상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치과계 안팎에서 점차 커지고 있다. 법적 공방이 장기화되면서 협회 운영의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데 대한 우려가 누적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법원이 회장단 당선무효 본안소송을 민사조정에 회부한 데 이어 대구시치과의사회와 전라남도치과의사회가 공동성명을 통해 협회의 조속한 정상화를 촉구하면서, 이제는 소송의 승패보다 회원 권익과 협회 정상화를 우선해야 한다는 요구가 지역 치과계로까지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번 공동성명의 의미는 단순히 두 시·도지부의 입장 표명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진 장기간의 비상체제에 대해 지역 치과계가 처음으로 공개적인 우려를 나타냈다는 점에서다. 협회의 혼란이 길어질수록 피해는 결국 회원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공감대가 점차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치협은 지난해 10월 제33대 박태근 회장단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결정에 이어 올해 4월 제34대 김민겸 회장단 역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이 인용되면서 10개월째 직무대행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법원이 최근 당선무효 본안소송을 민사조정에 회부한 것은 적지 않은 변곡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민사조정은 재판부가 판결에 앞서 당사자 간 합의를 통해 분쟁을 해결하도록 유도하는 절차다. 조정기일이 열리면 양측은 법원이 제시하는 조정안을 검토하거나 직접 절충안을 제시할 수 있으며, 합의가 이뤄질 경우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다. 반면 조정이 결렬되면 사건은 다시 본안 재판으로 돌아가 통상적인 소송 절차가 이어진다.
결국 이번 조정은 법원의 일방적인 판단이 아니라 당사자들이 스스로 출구를 만들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본안소송이 계속될 경우 상당한 시간이 더 소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직무대행 체제 역시 그만큼 장기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구시치과의사회와 전남치과의사회가 최근 공동성명을 내고 "직무대행 체제는 비상 상황을 위한 임시방편일 뿐 협회의 일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법적 승패보다 회원의 권익과 협회의 미래를 우선해 조정을 통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해법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성명에서 허영주 대구시치과의사회장은 "장기간 이어지는 직무대행 체제는 협회의 대표성과 추진력을 약화시키고 결국 그 피해는 회원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면서 "이번 조정이 협회의 혼란을 조기에 수습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계형 전남치과의사회장도 "정부 정책 변화와 각종 제도 개선 등 해결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는 만큼 협회가 하루빨리 정상적인 리더십을 회복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치과계는 따라서 이번 공동성명을 계기로 협회 정상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확산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법적인 공방과는 별개로, 협회의 시간을 더 이상 멈춰 세워둘 수 없다는 회원들의 요구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이다.
법원의 조정 절차가 시작된 만큼 이제 공은 소송 당사자들에게로 넘어갔다. 일단 양측이 테이블에 마주 앉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