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가 좋은 병원에 대해 고민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다. 그러려면 알아야 하는데 일선에서 환자들을 진료하면서도 정작 당사자들에게서 무엇이 가장 필요한지, 만족스러운지를 솔직하게 듣기가 쉽지 않다. 환자로서는 의사와의 관계가 여전히 부담스럽고 권위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에 포털사이트에 개설된 대형 온라인커뮤니티 중 회원가입과 관리가 엄격한 몇 곳을 엄선해 치과에 대한 그들의 속마음을 들어봤다. 키워드는 “00치과 괜찮은가요?”였으며, 그에 대한 댓글과 후기들을 참고해 환자들이 원하는 치과병원에 대한 포인트를 짚어봤다.

좋은 치과의 기준은 가격 보다는 친절

저가 프랜차이즈 치과의 공세로 치과계가 허덕이고는 있지만 민심은 오히려 반대다. 죽을 때까지 사용해야 하는 귀한 ‘치아’이기 때문에 오히려 제대로 된 곳에서 진료 받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치과 진료는 부르는 게 값’이라는 두려움(?)을 자극하지만 않을 금액이라면, 그리고 합리적인 설명이 충분히 곁들여 진다면 값은 문제가 되지 않아 보였다.

그렇다면 환자들의 강추(강력 추천) 요인으로 가장 많이 언급됐던 것은 뭘까. 바로 ‘친절’이다. 다음의 한 대화를 보자.

00지역 치과 중 안 아프게 잘 하는 곳 좀 알려주세요. 치료비도 그렇지만 제가 제일 싫어하는 병원이 치과입니다. 윙윙거리는 소리에 치료 하는 것도 그렇고 약간 시린 듯한 느낌 그렇고, 마취하는 것도 무섭습니다. / 00치과의원 강력히 추천합니다. 원장님께서 친절하시고 간호사님들도 친절해서 치료받고서는 상당히 기분이 업 되었답니다.

‘설명도 잘 해주고 괜찮다’ ‘비싸더라도 잘하는데서 하고 싶다’ ‘선생님이 무척 친절하시고, 간호사 분들도 친절하세요. 아이도 잘 달래주고.’ ‘다른 건 잘 모르겠고 설명도 잘 해주고, 아픈 것도 별로 못 느꼈고’ ‘치과가 솔직히 무섭잖아요, 친절하게 잘 챙겨주시면 위안이 되더라구요.’ ‘솔직히 스케일링 때는 그런 믿음 확 깨져서 다른 곳 가려다 한번만 더 와보자 했어요. 원장 선생님 느낌이 참 좋아서. 말 많이 안하시는데도 굉장히 부드럽고 상냥하신 느낌’…

환자들은 아픔을 두려워하는 환자를 친절하게 대할 줄 아는 치과의사를 가장 좋은 치과라고 여기고 있었다. 심지어 설명을 충분히 듣고 친절하게 대해진다는 그 자체만으로 아픔이 경감되는 것 같은 착각이 일만큼 그 효과는 강력해 보였다. ‘기분 탓’이라는 말도 있듯이 기분이 좋고 만족스러우면 치료에 실제로 도움이 되고 결국 ‘잘 하는’ 치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도 성립될 법 하다. 사소한 실수가 있더라도 원장에 대한 좋은 인상 때문에  쉽사리 병원을 옮기지 못하는 모습도 보인다.  

진료 서비스 만족스러우면 거리는 문제 안 돼

‘저도 여기 원장님 소문 좋아서 찾아가 봤는데 00쪽으로 자리를 옮겼더라구요. 택시비는 더나왔지만 확실히 잘 하는 듯’ ‘급한 대로 근처 치과에서 견적 받아왔는데 6개 치료에 싸게 해준다고 하네요. 치과는 가격 보다 잘하는데서 해야 하잖아요. 지역은 상관없으니 추천 좀’ ‘저도 00치과 다니는데 예약이 꽉 차서 예약하려면 한참 기다려야 하지만, 맘에 들어서 계속 다니려구요.’ ‘아이 상태가 급해서 예약이 오래 걸리면 곤란하지만, 만족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꼭 가보고 싶네요.’

‘솔직히 병원은 정말 많고, 집 근처 갈 수도 있는 건데 1시간씩 걸려서 여기 오는 건 많은 사람들이 추천했던 만큼 제대로 신경써줄 거라는 믿음 때문 아니겠냐는.’ ‘저00치과에서 아이 충치치료 했는데 가격도 적당히 잘 나오고 할인도 해주고 친절해서 좋았어요. 집에서 멀지만 만족하며 세 번째 다니고 있어요.’

환자에 대한 진료 마인드, 꼼꼼한 솜씨만 갖춰도 온라인을 통한 입소문은 어렵지 않아 보였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오고가는 작은 댓글 추천과 비추천으로 손쉽게 신뢰감이 생기기도 하고, 단박에 갈만한 치과병원 리스트에서 삭제되기도 한다. 그리고 일단 그 치과 서비스에 만족하게 되면 거리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감동과 신뢰를 주는 세심한 배려들도 중요했다. 한 어린이전문치과에서 발치한 아이 치아를 케이스에 담아준다고 하자 감동했다는 아이 어머니들, 한 유저는 지나가다 우연히 발견하고 가 본 치과에서 기구들을 낱개로 포장해서 그 자리에서 뜯으면서 사용한 것이 인상적이었다며, 회원들에게 자신 있게 추천사를 날리기도 했더랬다.

강추 치과가 되기 위한 방법

무한한 온라인상에서 이뤄지는 ‘입소문’의 위력이 이렇게나 크고 그 입소문의 중심에는 ‘친절’과 ‘배려’와 같은 보이지 않는 부분이 크게 자리하고 있다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한 컨설팅 관계자에 따르면 고객들은 그냥 만족이 아닌 ‘최고 만족’을 원한다. 최고 수준의 만족을 경험한 고객이 생길 때에 비로소 그 고객을 중심으로 진정한 입소문이 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최고로 만족한 고객이 강추한 병원을 신뢰하고 따라간다. 특히 치과의 경우 비교적 비급여 가격이 정해져 있고, 범위가 넓지 않은 로컬 위주라 입소문 내기가 더 수월하다고.

그리고 그 최고 만족은 의사의 다정한 말 한마디, 이름 부르기, 안 아픈 치료 등 그 어떤 포인트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최대한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접점을 찾기 위해서는 결국 병원 내부의 모든 구성원들이 스스로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것이 상냥한 미소든, 실력이든, 재밌는 이벤트나 깨끗한 환경, 환자를 대하는 진실한 마음이든 분위기를 창출하고 실행하는 것은 결국 원장을 비롯한 병원 구성원들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