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가슴 뭉클한 사랑의 헌사 'Can't Take My Eyes Off You'

  • 등록 2025.06.14 13: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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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목소리로 다시 태어난 그 노래, 그리고 긴 여운


“Can't take my eyes off you.” 한 줄 가사로도 가슴이 쿵 내려앉는 이 곡은 사랑의 시작을 알리는 세레나데로도, 이별의 뒷모습을 비추는 배경음으로도 무척 자주 쓰입니다. 프랭크 발리(Frankie Valli)의 1967년 원곡이 빌보드 2위에 오르며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후, 수많은 가수가 이 곡을 다시 불렀죠. 그중에서도 가장 이질적이고 특별한 버전을 고르라면 나는 단연 Morten Harket의 해석을 떠올립니다.
노르웨이 출신 밴드 a-ha의 보컬로 잘 알려진 Morten Harket은 1993년 솔로 앨범 'Poetenes Evangelium'을 발표한 후 1995년 ‘Can't Take My Eyes Off You’를 수록한 Wild Seed 앨범으로 대중 앞에 다시 섭니다. 원곡의 활기찬 리듬과 브라스 섹션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대신 전반부는 무중력 상태의 피아노와 그의 투명한 파르세토만이 공간을 메우죠.

따라서 Harket의 그것은 단순한 커버가 아니라 한 편의 시처럼 다시 쓴 노래입니다. 더구나 곡이 절정으로 다가가면서도 끝내 폭발하지 않는 그의 표현 방식은 듣는 이의 마음을 더 오래 붙잡아 두는데요, '보이지 않지만 지워지지 않는 감정', Harket은 그것을 아주 잘 아는 사람처럼 이 곡을 노래합니다.

이 노래는 영화에도 자주 등장합니다. 가장 유명한 장면은 아마도 마이클 치미노 감독의 '디어 헌터'(1978)일 겁니다. 전쟁을 앞둔 젊은이들이 미국 시골의 바에 모여 흥겹게 춤을 추는 장면. 전장의 비극을 아직 모르던 시절, 친구들과 노래 부르고 마시고 웃는 순간이 그토록 찬란해 보일 수 있었던 건 아마 이 곡의 리듬 덕분일 겁니다. 경쾌한 반주 위에 얹힌 반복적인 후렴은 ‘행복은 늘 짧고 선명하다’는 사실을 우리 기억 깊숙이 박아넣고 맙니다.
따라서 이 노래는 영화 속 장면을 기억하는 많은 이들에게 사랑, 후회, 또는 회상의 분위기를 완성하는 무언가로 남습니다. 한때 눈을 뗄 수 없었던 그 순간과 그 사람과 그 마음에 관한...

 

 

 

 

 

 

 

 

 

 

 

 

 

 

 

정태식 clib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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