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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중 칼럼

시간이 멈춘 작은 나라들 1 : 순례 길의 미술관

[임철중의 거꾸로 보는 세상] - <213>


 

   중3때 처음 본 산마리노와 모나코 우표는, 그림이 투박하고 지질이 거친 우리 우표와 달리 화려한 총천연색 그라비어 인쇄였다.  동족상잔의 남침전쟁으로, 폐허 속에 헐벗은 흑백의 삶을 살아야 했던 때문일까?  팝송 노랫말처럼 그림 속에서, “머나먼 바다 건너 이상한 이름의 나라들이 나를 부르고 있었다(Faraway places with strange sounding names are calling, calling me).”  후배가 제안한 작지만 아름다운(美小) 유럽 네 나라 여행에 선뜻 동참한 이유다.  스페인 한복판 마드리드에서 성지순례길(Camino de Santiago)을 따라 북상한 다음, 빌바오에서 90도 우회전하여 안도라를 들려, 프랑스 남부 지중해 연안을 따라 일로 동쪽으로(아를-엑상프로방스-칸-생폴드방스-니스-모나코) 달린다.  이탈리아에 들어서면 친퀘테레에서 U 턴 하듯 산마리노-라벤나-베로나-코모-벨린쪼나를 끝으로 스위스 취리히에 도착한다.  버스 이동만 모두 39시간, 장장 3,230Km의 장거리 ‘Coach-tour’다.

 

   첫 번째 멈춘 부르고스는 마드리드에서 북으로 245Km 떨어진 순례코스의 하나.
 스페인 3대 성당 중 가장 큰, 고딕의 모든 것이라는 대성당은, 100여 개 조각상이 하나의 미술관을 이루고 있다.  발렌시아를 되찾은 국민영웅 엘시드(로드리고 디아즈)부부의 묘가 있고, 귀족들이 구석구석에 만든 개인 기도실(chapel)에서는 악기를 쓸 수 없어, 무반주 합창인 아카펠라(acapella)의 어원이 되었다.  길바닥에 매입된 가리비 모양은, 순례자의 하숙집(알베르게: 하루 숙박 만원 전후)을 인도하는 표지.
 다시 160Km 더 올라가면 빌바오.  1936년 스페인 내란 중 종교와 별도로 공화정 편에 가담하여, 프랑코에게 핍박 받은 바스크(Basque)족의 중심지.  관광열차를 폭파한 반정부 극렬테러의 기억.  네팔의 구르카 터키의 쿠르드와 함께, 용맹한 산악부족, 세계 3대 용병의 고장.  초딩 때 ‘평화신문’ 기사에서, 등목을 하던 터키군 한 분대가 기습해온 중공군 일개 중대를 생포했다는 기사를 읽고, 혹시 쿠르드가 아닐까 했는데, 최근에야 사실로 밝혀졌다.  철광석과 조선 산업의 부자 도시가 조선불황으로 파산, 1997년 구겐하임 미술관 유치의 용단으로 관광객 백만의 호황을 이루어 도시는 다시 일어났다(빌바오 효과),.  좁은 길을 잘못 들어 세 바퀴 공회전 끝에 들어간 미술관은 마침 휴관.  네르비온 강가 작렬하는 태양아래, 3만여 장의 티타늄 판을 덧대어 만든 물결치는 외관에 압도되어(프랭크 게리 설계), 거대한 철제 설치미술 등 현대작품 전시물을 못 본 것에 아쉬움을 덜었다.  광장에 세운 대리석 알을 낳는 거대한 청동 거미인 ‘마망’은, 8년 전 서울 리움에서 본바 있다.
 그 대신 옆에 위치한 빌바오 현대미술관에 들렸다.  고야의 초상화 등 꽤 수준급인데, 곳곳에 있는 표지판 맨 밑에 바스크어 설명이 들어가 있어 인상적이었다.


 동쪽으로 155Km 팜플로나는 순례 길의 출발점.  다큐로 본 10월 ‘소몰이 축제’의 명소로, 한때 투우에 빠졌던 헤밍웨이가 “The Sun Also Rises”를 썼다는 카페 이루나에서 그의 동상을 껴안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사진>  어김없는 고딕 대성당, 10-16C 나바라왕국의 옛 수도란다.  180Km를 더 달려 사라고사에서 사흘 째 투숙.
 다시 동으로 388Km, 피레네 산맥 스페인-프랑스 국경에 위치한 작은 나라 제1호, 안도라라베야(Andorra la bella) 도착.  1993년 독립, 프랑스 대통령과 스페인 주교가 공동통치하며, 인구 84,000에 년 15백만의 관광객이 찾는 유럽의 슈퍼마켓.  면세점 명품상가에 가게가 1,300여개다.  스키와 온천도 일품이란다.  GDP $42,000(25위)의 80%가 관광수입이며, 유흥문화와 도박은 금지다.  아담한 크기의 500년 된 이층건물에, 아래층은 법원이요 2층은 의회(Sala del Consell)다.  년 3백 톤의 질 좋은 담배를 미국과 프랑스에 수출하며, 커다란 담배(TABAC) 박물관이 있다.

 

 

 

: 임철중 
전 대한치과의사협회 대의원총회의장 
임철중 치과의원 원장 

전 대전고등법원 민사조정위원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