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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중 칼럼

고약한 세상 3 : 추악한 미국인 (Ugly American)

[임철중의 거꾸로 보는 세상] - <209>

 

 

   칼럼 ‘막가파(180802)’는 대선당시 “Make America Great Again!”을 부르짖던, 트럼프 모자에서 본 이니셜 MAGA의 된 발음에서 시작되었다.  동맹국들을 미국에 빨대 꽂고 사는 기생충 내지 미국의 서민·노동자를 가난하게 만든 주범으로 몰아 대선에서 승리한 것 까지는 좋다.  그러나 취임 후에도 누명쓴 우방에 대한 분노를 연료삼아, 국가운영 철학의 빈곤을 감추려함은 비겁하다는 얘기였다.  시간이 갈수록 그것이 단순악용이 아니라 그의 소신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정신 병리학적으로 심한 ‘남의 탓’은 ‘피해망상(Paranoia)을 의미한다.  단편소설 한편 써보자.
 깊은 밤까지 졸라 밀린 집세를 받아 돌아오는 도날드 소년에게, “내일 아침 우리아기 우유 값이에요!”라며 애걸하던 엄마의 눈물이 떠올랐다면...  누가 쫓아와서 뒤통수를 갈기거나, 하늘에서 무엇인가 번쩍 떨어질 것 같은 두려움...  병적인 신념으로 출발한 정책은 반드시 역효과로 보답을 받는다.  보복관세를 매겼더니 오히려 무역적자가 늘어나지 않던가?.  부메랑 또는 누를수록 반발이 거센 용수철처럼...

 

   소설 ‘추악한 미국인’은 베스트셀러였다(Lederer & Burdick, 1958).  미국은 동남아시아에서 공산주의의 팽창을 저지하려고 노력했다.  친절하고 예의바른 미국 관료들이 자동차가 없는 곳에 고속도로를, 농토가 아닌 곳에 다목적댐을 지어준다.
 반대로 때 묻은 손에 거친 옷차림, 용모불량인 애트킨스는, 현지주민의 문제점과 꼭 필요한 아이템을 찾아 현실적인 대책을 세우려 노력한다.  작가의 거꾸로 비튼 지적유희(知的遊戲)가 좀 거슬리지만, 미국이 현지에서 막대한 달러를 뿌려가면서 욕먹고 미움 받는 현실을 고발하여, 아이젠하워대통령을 반성하게 하고 평화봉사단 정책에도 영향을 미쳤다.  기막힌 것은, 60여 년 전 “시끄럽고 거만하며 격 떨어지고 생각 없이 무식하고 인종차별적인 추악한 미국인”이라던 묘사가, 트럼프와 어쩌면 그렇게 잘 들어맞는지(loud arrogant demean thoughtless ignorant ethnocentric)  놀라울 따름이다.  후진국 중국이 아니라 소위 선진국이라는 미국 판 ‘시더무’다.
 미국은 건국의 아버지들이(Founders: Franklin·Washington·Adams·Jefferson 등), 세계최강의 대영제국에 맞서, 프랑스대혁명보다 20 여년 앞서 독립을 선포하고(1776), ‘세계최초의 민주공화국’을 세웠기 때문에 위대한 것이다(Great).  링컨은 노예해방을 선언하고(1863), 윌슨은 민족자결주의를 선포하여(1918) 제국주의 해체 후 세계질서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으며, 루즈벨트는 20세기 현대인이 지향해야할 4대 자유를 선포하였다(1941).  언론과 표현의 자유·신앙의 자유·결핍으로부터의 자유·공포로부터의 자유...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선견지명이었다.  궁극적으로는 인류의 비극 양차 세계대전에 참전, 옳은 방향으로 종식시킨 종결자로서의 기여다.


 미국을 다시금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트럼프의 정책은, 민주공화국 건국·노예해방선언·민족자결주의·4대 자유 선언 그리고 양차대전의 참전 등, 그 어느 역사와도 일치점·공통점을 찾을 수 없다.  오히려 정반대인 ‘왜소화의 길’을 향하고 있다.

 손가락에 침 발라가며 셀 수 있는 것만 인정하는, 가치관의 타락만 보여 줄뿐이다.
 문화와 인문학·심미관과 예술·신뢰와 종교적 믿음·인간적인 친밀감과 사랑은, 비록 형태가 없지만, 결국 고품위의 가치로 승화된다는 사실을 전혀 깨닫지 못하는 ‘어글리 아메리칸’...  궁핍과 불편함에서 오는 분노를 선동하여 유권자들을 속여 온 착시현상이 걷히고 나면, 주동자의 진면목이 백일하에 드러난다는 사실은, 시차는 있겠지만 어느 나라 어느 시대에서나 변치 않을 진리일 것이다.  단순한 “아, 옛날이여!”를 시대착오라고 하고, 공산권에서는 반동이라고 부른다.  최근에는 미 상원에서도, 드디어 ‘절대적 진실’에 눈 뜨는 기미를 보이지 않는가?

 

 

 

: 임철중 
전 대한치과의사협회 대의원총회의장 
임철중 치과의원 원장 

전 대전고등법원 민사조정위원회 회장